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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토크쇼의 위기, 그리고 ‘쿡방’의 원조 해피투게더3의 딜레마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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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토크쇼의 위기, 그리고 ‘쿡방’의 원조 해피투게더3의 딜레마

 

지상파 토크쇼가 맥을 못추고 있다. SBS <힐링캠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서로 다른 매력과 색깔을 통해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토크쇼로 이름을 날렸지만, 최근 들어 시청률 하락과 시청자의 외면에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한때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바라보던 이들 프로그램은 이제 3~5% 유지도 힘겨워 보이며, 화제성 면에서도 종편과 케이블에 밀리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칼을 빼어든 것은 SBS <힐링캠프>다. 더 이상 연예인들의 이야기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힐링캠프> 제작진은 시청자를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MC 역시 기존 3인 체재에서 김제동 1인 체재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제작진의 위기 감지 능력만큼은 칭찬하고 싶다.

 

 

 

 

반면, MBC <라디오스타>는 이미 그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때 ‘독한 토크쇼’로 명성을 날리던 <라디오스타>는 어느덧 대본을 보고 질문을 던지는 기존 토크쇼와 다를 바가 없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으며, 게스트를 막(?)대하던 특유의 정체성마저 길을 잃고 헤매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김구라의 ‘독설’은 이제 유통기한이다 되어 가는 듯 보이며, 윤종신의 깐족거림도 단순한 말장난 이상의 재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간혹, 예상치 못한 게스트가 빵빵 터트려주면서 <라스> 특유의 마이너 감성이 돋보일 때도 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힐링캠프>와 <라디오스타>보다 현재 더 큰 위기에 직면한 것은 바로 <해피투게더3>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해피투게더3>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쿡방’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직접 야식을 만들고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야간매점’은 한때 <해피투게더3>의 ‘킬러콘텐츠’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야간매점’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게스트들은 경쟁적으로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기에 바빴다. 평소 만들어 보지 않았던 음식을 그저 방송 출연을 위해 셰프에게 배워오거나 혹은 레시피를 도용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결국 ‘야간매점’은 시청자의 외면속에 잠정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그런데, 웬걸, ‘쿡방’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해피투게더3>는 딜레마에 처했다. 그래도 나름 ‘쿡방’의 원조인데, 이를 두 손 놓고 지켜만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 똑같은 포맷으로 ‘야간매점’을 되풀이 할 수 도 없는 노릇. 그래서 <해피투게더3>는 최현석, 샘킴, 이연복 등 유명 셰프를 모셔와 퀴즈를 맞추고 음식을 맛보는 등 기존 ‘야간매점’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성적이 신통치가 않다. ‘쿡방’의 원조가 가장 늦게 ‘쿡방 전쟁’에 뛰어든 모양새가 되면서, 이렇다 할 신선함이나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쿡방’의 원조 <해피투게더3>가 주춤하는 사이, 이미 ‘쿡방’은 여러 갈래로 그 시장(?)이 세분화됐다. tvN <삼시세끼>의 경우에는 텃밭과 어촌이라는 한정된 장소와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해먹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스타의 냉장고를 가지고 토크를 나누는 시간, 전문 셰프들의 15분 요리대결, 그리고 맛 평가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방송을 이끌어 나간다. tvN <집밥 백선생>의 경우에는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연예인들에게 백종원이 요리를 가르쳐주는 콘셉트를 통해 다른 ‘쿡방’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백종원은 누구나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뚝딱’만들어 내며, 기존 ‘야간매점’이 가지고 있던 경쟁력마저 흡수해버렸다.




 

이제 <해피투게더3>가 치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쿡방’의 원조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딜레마다. 과연 <해피투게더3>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지상파 토크쇼가 전체적으로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해피투게더3>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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