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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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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그녀석’이 돌아온다. 초심을 되찾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고, 이 시대 청춘들에게 위로를 건네고자 ‘잉여’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뒤 자숙의 의미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노홍철이 22일 MBC 추석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약 10개월만의 복귀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청춘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기존 여행 예능에서 보여준 ‘낭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오히려 생고생 프로젝트에 가깝다. 제작진이 부여한 최소생계비(1인당 18만원)으로 20일을 버텨야 하는 미션이 주어지는 순간 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다. 오로지 생존만이 있을 뿐이다.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노홍철을 비롯한 멤버들은 경비를 아끼기 위해 남은 음식을 먹는가 하면, 땅에 떨어진 칫솔로 양치질을 한다. 평소 깔끔하기로 소문난 노홍철 역시 제대로 씻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노숙자에 가까운 생활을 이어나간다.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잠을 청하고, 지나가는 행인들로부터 적선을 받기까지 한다. 이들의 고생이 청춘들에게 어떤 희망과 위로를 건네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제작진은 철저하게 멤버들이 망가지고 힘들어하며 갈등을 겪도록 유도한다.

 

총 2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온갖 역경(?)을 딛고, 마침내 20일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해낸 멤버들의 눈물, 그리고 이들의 도전정신 등이 한껏 아름답게 포장 될 것이다. 취업난 등으로 여러모로 많은 고충을 갖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이 언제든지 새롭게 도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제작진의 뜻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제작진의 바람대로 이 시대 청춘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 공감할 수 있을까. 시청자는 10개월 만에 돌아온 ‘그녀석’의 방송을 아무런 불편 없이 즐길 수 있을까. 글쎄…. 장담하긴 어려울 거 같다.

 

우선 노홍철과 함께 이번 여행에 함께한 멤버들을 보자. 멘토 겸 리더의 역할을 맡은 건 태원준(34) 여행 작가이며, 이 시대 청춘을 대변하기 위해 출연한 일반인 출연자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28), 한때 김우빈과 이종석과 런웨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모델 출신 배우 송원석(28), 그리고 명문대 출신이지만 취업을 하지 못해 졸업을 미룬 취업준비생 이동욱(26)씨다.

 

 

 

 

프로그램이 내건 ‘잉여’라는 단어로 묶기엔 어딘가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게다가 여성이나 지방대 출신처럼 우리 사회의 주류로 진입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힘든 멤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들의 고민이 스스로를 ‘잉여’라 낮춰 부르는 이 시대 청춘의 현실과 얼마만큼 공명을 일으킬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걱정되는 건 이 프로그램의 메인MC이자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노홍철의 존재다. 화려한 방송인의 삶을 누리다가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한 그의 삶은 결코 우리네 청춘을 대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오늘도 좌절을 경험하고 상처 입는 청춘들의 경우 100%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의 피해자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청춘들을 향해 건네는 노홍철의 위로에서 얼마만큼의 온기가 느껴질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노홍철의 방송 복귀를 위한 수순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존재한다. 만약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프로그램을 통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얼어붙은 시청자의 마음도 조금은 녹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고생이 면죄부가 되어선 결코 안된다. 그의 방송 복귀는 언제든 환영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청자의 이해와 용서가 전제됐을 경우에 한해서다.



 


 

과연 노홍철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프로그램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중은 공감할 수 있을까. 그 ‘답’은 27일 오후 11시 15분에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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