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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1주년, 무엇을 남겼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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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1주년, 무엇을 남겼나?

 

벌써 1년이 흘렀다. 지난해 11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시청자를 TV앞으로 불러 모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첫 돌을 맞았다. 1주년 특집으로 꾸며진 9일 방송은 1주년 기념 시상식 및 MC 정형돈과 김성주의 특별한 요리대결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했다. 그간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10명의 셰프가 총 출동했으며, 최현석과 김풍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냉장고를 공개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사실, 올 한해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은 ‘쿡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할 만큼, ‘먹는 방송’과 ‘요리하는 방송’의 열풍이 대단했다. 관련 프로그램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범람했고, 최현석, 샘킴, 이연복 등 스타 셰프들의 경우에는 웬만한 연예인 보다 더 바쁜 방송 스케줄을 소화 할 만큼 분주한 1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쿡방의 1인자’로 발돋움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있었다. 15분 요리대결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냉장고를 부탁해>. 이 프로그램은 지난 1년간 무엇을 남겼는지 짚어보도록 하자.

 

 

 

 

1. 셰프테이너 전성시대를 열다

 

그야말로 주방장(혹은 요리사) 전성시대다. 요리를 하는 것도 모자로 셰프끼리 여행을 하고, 심지어 농사까지 짓는다. 이제 방송가에서 셰프들의 존재감은 단순한 게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셰프를 섭외하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지고, 프로그램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셰프들이 예능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 예능은 캐릭터 싸움인데,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셰프들의 경우에는 ‘맛깡패’ 정창욱, ‘허세’ 최현석, ‘성자셰프’ 샘킴, ‘야매요리 전문가’ 김풍처럼 자연스레 캐릭터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냉장고를 부탁해> 속 캐릭터를 바탕으로 다른 프로그램에 진출(?)하거나 CF를 찍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뒤 늦게 합류한 오셰득 셰프와 이찬오 셰프 역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구축한 ‘낭만파 셰프’라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는 등 셰프테이너 전성시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쯤 되면, 스타 셰프 양성소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2. JTBC-tvN, 비지상파 2강 체제 구축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바로 JTBC의 약진이다. 그간 비지상파 방송의 대표주자는 tvN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드라마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을 성공시켰고, 예능에서는 케이블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삼시세끼>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슈퍼스타K>, <꽃보다~>시리즈, <집밥 백선생>까지 tvN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지상파 부럽지 않는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 이후 비지상파 방송은 이제 JTBC와 tvN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그간 종편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을 기점으로, <라스트>, <디데이>, <송곳> 등 묵직한 드라마를 차례로 선보이며 tvN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다른 종편채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비지상파방송을 대표하는 채널로 우뚝 선 것이다.

 

 

 

 

JTBC가 tvN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선전에 있다. 시청률만 놓고 보더라도 <냉장고를 부탁해>는 JTBC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서 단연 으뜸이다. 이제 1주년을 맞이한 <냉장고를 부탁해>가 언제까지 방영 될 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시점에서 JTBC의 ‘효자 프로그램’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3. 정형돈을 4대천왕으로 만들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MC 정형돈의 ‘재발견’에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형돈은 물 만난 고기처럼 맛깔 나는 진행능력을 뽐내고 있다. 파트너 김성주와의 호흡은 ‘왜 이제야 만났나’ 싶을 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게스트와 셰프들을 요리(?)하는 말솜씨도 예사가 아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성공 이후, 정형돈에게 ‘4대천왕’이란 별명이 주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간 메인 MC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온 정형돈의 진행능력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냉장고를 부탁해>가 잘 나가자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훨훨 날고 있으며, 유재석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도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 1년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많은 성과를 남겼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쿡방’ 열풍은 분명 언젠가는 가라앉을 것이고, 그렇다면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 역시 하락세를 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털어야 할 냉장고는 많이 있고, 셰프들의 요리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 이맘때쯤, 꼭 2주년 특집을 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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