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조세호 패러디 열풍은 왜 유행처럼 번질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조세호 패러디 열풍은 왜 유행처럼 번질까?

 

 

- “꽃박람회 왜 안왔어요? (고양시 페이스북)

-“오늘 우리 부산경찰청, 전국 최초로 '해양범죄수사대' 발족했는데요, 세호씨 왜 안오셨어요??” (부산경찰청 트위터)

-“형 저희 일본 팬미팅때 왜 안오셨어요?” (빅뱅 태양 인스타그램)

-“우리 부모님 결혼식에 세호 오빠 안 왔었네요. 오빠 너무해요. 서운해요" (차오루 인스타그램)

-“비 많이 오는데 왜 우산가지러 안왔어요?” (누리꾼 댓글)

 

여기저기서 조세호를 찾는다.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동료연예인, 심지어 얼굴한번 본적 없는 누리꾼 조차 조세호에게 왜 자녀 돌잔치에 오지 않았냐며 묻고 따진다. 오해는 마시라. 요즘 인터넷과 SNS에 번지고 있는 왜 안왔어요놀이의 일부일 뿐이니 말이다.

 

조세호 불참 패러디의 시작은 무려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6MBC <세바퀴>에서 가수 김흥국이 조세호를 향해 안재욱 결혼식 때 왜 안 왔어?”라고 물은 게 시초다. 당시 조세호는 아주 억울한 표정으로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답해 큰 웃음을 안긴 바 있다.

 

 

 

 

이후 누리꾼들은 시도 때도 없이 조세호를 소환하며 그를 억울함의 아이콘’, ‘불참의 아이콘으로 만들었고, 여기에 동료연예인들이 팬사인회와 제작발표회 등에서 조세호 왜 안왔냐며 거들기 시작하면서 조세호는 패러디 열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패러디야 한때의 유행일 뿐이지만, 이번 조세호 열풍을 주목해야 하는 건,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지금에서야 뒤늦게 당시 발언이 주목을 받고 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 놀이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조세호 열풍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6년에 대한 바로보기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2016년은 어떤 사회인가. 크게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하다. 바로, ‘무책임불신이다.

 

여소야대를 만든 20대 총선 결과에 담긴 민의가 무엇이었겠는가. 국민들의 삶은 더욱더 힘들어지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제발 좀 누군가는 나서서 책임져 달라는 외침이자 비명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239명의 임산부와 영·유아 등을 죽음에 이르게 한 가습기 살균제사태는 또 어떤가. 2011년도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사건이지만, 누구하나 앞장서거나 책임지려는 주체는 보이지 않았다. 옥시에 대한 전국민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나야 비로소 우리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주했을 뿐이다.



 

 

또 지난 몇 년간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국가나 사회나 결코 개인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여기에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공포는 더 깊어지고 불신의 범위는 더 넓어진 것이다.

 

답답함과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아마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는 일일 것이다. 마치, 노무현 정권 말기 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란 댓글이 유행처럼 번졌듯,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이 조세호 놀이무책임의 시대’, ‘불신의 시대를 견디게 하는 해방구인지도 모르겠다.

 

 

 

 

, 아무렴 어떤가. 조세호가 오든 말든,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닐까. 게다가 누군가를 향한 비하와 조롱, 그리고 혐오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놀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나저나 조세호씨,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왜 안오셨나요?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소속사 및 방송사 등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