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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 아포칼립스, 왜 싱겁게 끝나버렸나?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온갖 최상급 형용사가 동원된 영화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가히 최고’, ‘최강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방대한 스케일과 액션을 자랑한다. 수천 년 전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는 말할 것도 없고, 그에 맞서기 위해 뭉치는 엑스맨 군단의 면면 역시 이번 시리즈가 영화의 규모와 비주얼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짐작케 한다.

 

영화는 화려하다. 실제 이집트 연구자에게 자문을 구해 사실적으로 구현했다는 초반 고대 이집트 세트에서부터 관객은 압도당하며, 뮤턴트(돌연변이)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현란한 CG(컴퓨터그래픽)는 이번 시리즈가 한 단계 더 도약했음을 느끼게 해줄 만큼 강렬하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분위기를 느끼도록 연출한 소품과 의상 역시 그 디테일이 놀랍다. 막강한 라인업 역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14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면 왠지 모를 싱거움이 느껴진다. 인류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하는 아포칼립스의 전지전능함은 두렵기보다 코믹하게 느껴지고, 아포칼립스를 막기 위해 사상 최대의 전쟁에 나서게 된 엑스맨들의 활약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신이라 불려온 존재, ‘아포칼립스끝판왕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왜 싱겁게 끝나버렸을까?

 

우선, ‘아포칼립스의 능력부터 돌아보자. 그는 최초의 돌연변이이자, 모든 뮤턴트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초월적 존재다.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한 두 가지의 초능력만 구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아포칼립스는 텔레파시부터 염동력, 순간이동과 자가회복능력까지 거의 모든 초능력을 선보인다.

 

 

 

 

문제는 전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고대부터 신으로 숭배 받아왔던 최초의 돌연변이라면,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포칼립스가 선보이는 초능력은 그간 엑스맨 시리즈에서 다양한 돌연변이가 보여준 초능력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간 엑스맨 시리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초능력을 보여줬더라면 몰입감이 배가 됐을 텐데, 단순히 여러 가지 초능력을 동시에 구가한다는 설정만으로는 너무 임팩트가 약해보였다.

 

 

 

 

게다가 여러 가지 초능력을 동시에 발휘하는 캐릭터는 이미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 스타라이커 대령이 웨폰XI’라는 돌연변이를 만들어 선보인바 있다. ‘웨폰XI’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액션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아포칼립스의 정적인 초능력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나마 그전 세계의 핵무기를 대기권 밖으로 날려 보내는 장면과 퀵 실버의 빠른 움직임을 눈으로 쫓아갈 만큼의 탁월한 동체시력을 자랑하는 부분에선 아포칼립스가 색다르게 다가오지만, 그땐 캐릭터의 매력이 이미 바닥으로 떨어지고 난 뒤다.

 

 

 

 

다음으론 울버린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휴잭맨이 연기하는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캐릭터 중 하나다. 그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X맨 군단에서 울버린만이 거의 유일하게 몸과 몸이 부딪히는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맞고 때리고, 찌르고 베이는 아날로그적 액션은 CG가 범벅되는 전투에서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긴장을 고조시킨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울버린은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데 그치며, ‘아포칼립스와의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번 영화에서는 비스트가 울버린의 역할을 대신하며 고생(?)을 하지만, 그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비스트는 액션을 선보일 때 보다는 냉철한 과학자의 모습일 때 더 매력적이다.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진 아포칼립스X맨 군단의 마지막 전투신이 결국 빔 대 빔 대결, 에너지 대 에너지 대결, 힘 대 힘 대결로 흘러가는 이유 역시 무관치 않다. 살이 찢기는 고통을 뚫고 전진해서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는 울버린 식 액션이 실종되다보니, 관객은 마지막 전투신을 보며 화려한 CG 구경만 하다 끝나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끝으로, ‘아포칼립스편에 서 인류를 위협했던 포 호스맨중 메그니토와 스톰이 왜 극적인 순간 아포칼립스를 배신하여 X맨 군단에게 힘을 보태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이게 다음 시리즈를 위한 포석인지, 아니면 찰스 자비에가 주장해온 선한 마음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이 갑자기 힘을 합쳐 아포칼립스를 공격하여 전투가 끝나버리는 상황은 약간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다.

 

 

 

 

힘만 세다고 끝판왕은 아니다. 능력만 많다고 해서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닐 것이다. ‘아포칼립스를 신이라는 존재로 설정했다면, 그에 버금가는 지략과 매력 등을 겸비하도록 했어야 한다. ‘끝판왕이 전혀 새롭거나 매력적이지 않으니, 이와 맞서는 X맨 군단 역시 빛을 잃어 버린 게 아닐까 싶다.

 

이번 <엑스맨 : 아포칼립스>를 끝으로 엑스맨 시리즈의 프리퀄 3부작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음 영화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이번편의 싱거움을 반복하지는 말길 바란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마블스튜디어, 20세기 폭스 등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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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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