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나가수>의 불편한 진실, 아이돌 노래는 안통한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생방송’으로 돌아온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한 가지 사실은 바로 음악이 주는 감동이다. 특히 A조 경연에 비해 훨씬 안정감 있는 무대를 선보인 B조 경연이 끝난 뒤, 이런 평가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생방송이 주는 긴장감과 감동은 시즌1보다 커졌으며, 나가수가 지향해야 하는 부분도 결국은 음악적 완성도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다.

 

사실 ‘음악의 힘’은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뿌리와 같다. 김영희PD수많은 예능프로그램 가운데서 굳이 ‘음악’이라는 장르를 택하고, 실력있는 가수들을 어렵게 섭외하여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음악’ 만이 전해주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와 고음지르기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즌2의 희망이 결국은 ‘음악’에 있다는 분석도 그연장선상에 있다.

 

<나가수>를 통해 그동안 잊혀졌던 노래를 다시 듣고,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다양한 음악을 전해주고자 하는 <나가수>가 극복해야 할 한가지 과제가 있으니, 바로 ‘아이돌 음악’이다. 그동안 <나가수> 무대에서 아이돌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그 잔혹사는 지난해 5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아이돌 노래 부르면 하위권? 시즌2 박상민도 예외 없어

 

<나가수>에서 처음으로 아이돌 노래를 부른 것은 YB밴드다. YB밴드는 지난해 522일 방영분에서 네티즌 추천곡으로 소녀시대의 ‘런데빌런’을 불러 5위에 그쳤다. 당시 <나가수>내에서 YB의 인기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없다.

 

그로부터 두달 뒤, 카라의 ‘미스터’를 부른 장혜진의 성적은 이보다 더 심각했다. 710일 방영된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은 노래’로 장혜진은 카라의 ‘미스터’을 선택, 엉덩이 춤까지 선보이며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냈으나 꼴찌의 멍에를 안았다.

 

 

 

 

지난주 B조 경연에 나선 다소 박상민 역시 인피니트의 ‘내꺼하자’를 불러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으나 ‘이달의 가수’를 뽑는 상위권 조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정확한 순위는 공개되지 않아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 6명 가운데 3위안에 들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시즌1위 기준대로 봤을때,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하위권 성적인 것이다.

 

 

 

 

전 세대 아우르지 못하는 아이돌 음악의 한계

 

이처럼 아이돌 노래를 부른 가수들은<나가수>에서 대체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전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코드가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사실 <나가수>는 대체로 인기있었던 노래가 무난한 성적을 거둬왔던 것이 사실이다.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사실상 전 세대가 평가단으로 참여하는 만큼 인지도 높은 노래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곤 했다. 물론, 잘 모르는 노래를 멋있게 소화해 1위를 기록한 경우도 있지만, ‘공감’이라는 코드에 있어 인지도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이돌 음악은 주로 10대 청소년과 20대를 소비층으로 하여 제작된만큼 전세대를 대상으로 하였을 경우 노래 인지도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영어와 한국어가 혼합된 의미없는 가사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물론이고, 이를 듣는 시청자마자 음악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실제로 ‘런데빌런’을 부른 윤도현은 “가사가 잘 외워지지 않아 노래를 연습하는데 힘들었다”고 고백한바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결의 뚜렷한 구조 없이 반복되는 멜로디 역시 <나가수>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편곡 과정에서 전조 등을 통한 반전이 기본이 돼 버린 상황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후쿠송’이 이어진다면, 시청자는 쉽게 식상함을 느끼며 노래에 깊이 공감하거나 빠져들 수 없다.

 

 

다양한 무대를 위한 아이돌 음악, 피할 수 없다면 이소라처럼

 

물론 예외는 있다. 아이돌 노래로 분류하는것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나가수> 초기 멤버 이소라는 보아의 <No.1>을 불러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성적도 당시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빼어났다.

 

<나가수>에 등장했던 아이돌노래가 예외없이 흥겹고 신나는 무대로 재해석된것과 달리 이소라의 <No.1>은 슬프고 애잔했다. 빠른 댄스리듬에 맞춰 부를때는 몰랐던 노랫가사도 이소라가 부른 ‘No.1’에서는 가슴을 적시는 독백처럼 다가왔다. 성적만을 놓고봐도, 대부분의 연령층에게서 공감을 샀다는 말이 된다.

 

 

 

 

11라운드 1차 경연에서 윤민수가 부른 god의 ‘어머님께’도 3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래를 통해 바로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 애절한 감성이 돋보였다.

이소라와 윤민수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중요한 것은 시청자(평가단)가 얼마나 공감하느냐의 문제다. ‘나가수2’의 성공여부가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애초에 기대했던 ‘음악의 힘’에 달려있다면, 아이돌 음악이라고 해서 안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도전이라는 관점에서 더 구미가 당기는 장르가 될 수 도 있다.

 

과연 <나가수2> 가수들은 그동안 저조한 성적을 거둔 아이돌 음악마저 전 세대가 공감하는 또 다른 무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경연’이 아닌 ‘축제’를 만들어갈 이번 ‘신’들에게 내려진 또 하나의 과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시면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아래 손가락 버튼을눌러주시면 됩니다... 제 글을 구독하시면 새 글을 편안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