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리뷰 : 이 시대 최고 권력자는 누구인가?

 

박근혜 정부는 총 3기로 나눌 수 있다. 1기 대통령은 정윤회, 2기 대통령은 최순실, 그리고 3기 대통령은 황교안이다.”

 

최근 SNS에 떠도는 우스갯소리인데 현 세태에 대한 통찰이 녹아 있어 절로 박수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 (윤회) 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2014'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던 박관천 경정의 발언이다.

 

 

 

 

비단 이들 뿐이겠는가. 우리나라 일등신문이라 자부하는 모 언론사의 사주와 편집국장은 밤의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그 권세가 대단했고, 김기춘-우병우로 대표되는 검찰 조직 역시 남부럽지 않은 권력을 누려온 게 사실이다.

 

여기에 불구속기소를 통해 권력은 유한하고 자본은 무한하다는 깨우침을 주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더하면, 우리 시대 이라 이름붙일 수 있는 존재의 수는 더욱 늘어난다. 정치인(비선실세포함), 언론, 검찰, 그리고 재벌까지.

 

 

 

 

더킹 : 정권에 맞게 얼굴을 바꿔온 검찰 권력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킹>은 검찰에 집중한다. 감독은 양아치 출신 검사 박태수(조인성 분)의 인생을 통해 우리 사회 내 권력이 어떻게 이동하고 또 만들어지는 지를 유쾌하게 까발린다. 흔히 검찰은 권력의 칼로 묘사되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주인이 칼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칼이 주인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지난 현대사에서 검찰 권력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검찰개혁 카드를 들고 나온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한강식(정우성 분), 양동철(배성우 분), 박태수(조인성 분) 일당은 거칠 게 없었다. 때에 맞춰 아껴둔 사건을 터트리고, 또 적절한 시점에서 수사 과정을 언론에 흘리기만 하면, 모든 건 이들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기획수사와 표적수사 등을 통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혹시라도 위기에 몰리면 연예인 스캔들로 물타기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상고 출신 대통령이다. 거래 따위 통하지 않는다. 동물적 감각으로 라인을 바꿔 타며 승승장구 해온 이들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권력에서 떨어져 검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달라는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이들의 눈에는 자기 밥그릇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비춰졌다. 이건 역사에 대한 도전이며 반란과도 다름없었다.

 

다행히(?) <더킹>에서 그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고, 헌재 판결 이후 다시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는 레임덕에 허덕인다. 한강식 일당에게 다시금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그간 아껴둔 사건 파일을 터트리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등 퇴임 대통령의 수사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새로운 정권의 믿음직한 칼, 아니 충직한 개가 되길 마다하지 않는다. 정권에 맞게 얼굴을 바꿔가며 권력을 누려온 이들의 시대는 절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더킹 : 권력을 넘어뜨릴 수 있는 건 민심

 

<더킹> 속 한강식 일당이 꿈꿨던 권력의 영속성에 균열을 낸건 박태수다. 한강식과 양동철은 자신들의 죄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꼬리자르기로 박태수를 내치고, 친구와 가족까지 모든 걸 잃고 난 박태수는 복수를 위해 양심선언에 나선다.

 

재미있는 건, 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행사하던 한강식이 일당에 맞서 박태수가 준비한 카드가 바로 민심이라는 점이다.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검찰을 압박한 박태수는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결국 한강식을 향해 회심의 한방을 날린다.

 

 

 

 

물론, 그의 당선여부는 공개되지 않는다. 민심이 모여서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아니면 민심은 결코 권력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인지, <더킹> 감독은 그 선택을 관객에게 미룬다. 그건 바로 어느 한 개인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손끝으로 결정할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는 촛불, 그리고 각종 여론조사 수치에서 드러나고 있는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 적폐청산과 정의를 부르짖는 여론을 감안한다면, 그 답은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 시대 최고 권력자는 누구인가. 5년마다 바뀌는 대통령? 아니다.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검찰? 아니다. 여론을 현혹시키는 언론과 돈이면 뭐든 해결 가능하다고 믿는 재벌 역시 마찬가지, 그들은 최고 권력자가 아니다.



 

이 시대 최고 권력자는 바로 민심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킹>을 보고나면 우리나라 권력 서열을 재정립하게 된다. 1위도 국민, 2위도 국민, 3위도 국민으로.

 

물론. 아직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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