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아빠!어디가?>, 몰카도 살리지 못한 시청률 꼴찌 굴욕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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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는 사실 양날의 검과도 같다. 순수한 동심을 엿볼 수 있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 자칫 어른들이 짜놓은 각본 안으로 아이들을 끌어들여 그들을 시험하는 ‘악취미’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구성된 몰래카메라는 분명 솔직한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본다거나 순수함을 극대화시키는 장치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이 남발되면 되레 신선함을 떨어뜨리고 인위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대상이 아이들인 만큼 ‘속인다’는 전제가 들어간 몰래카메라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MBC <일밤-아빠!어디가?(아빠!어디가?)> 제작진이 몰래카메라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의 순수함이야 말로 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위적으로 끄집어낸다는 불편함이 다소 존재하긴 하지만 어쨌든 ‘몰카’ 앞에서 아이들은 무장해제 된 채 자신들의 속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순진무구한 어록들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건 제작진으로서도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시청률 꼴찌라는 위기 속에서 제작진의 꺼내든 카드가 ‘몰래카메라’였다 라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성동일의 어설픈 변장에도 속아 넘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닭의 존재를 믿고, ‘황금알’을 먹으면 근육이 생긴다는 말까지 고스란히 믿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심지어 착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인다는 ‘보이지 않는 라면’을 실제로 봤다고 증언(?)하는 찬형과 리환이의 반응과 성동일임을 눈치 챈 윤후가 호통 한마디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 등은 오직 <아빠!어디가?>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바탕 웃음이 휘몰아치고 간 자리에는 ‘언제 아빠가 가장 좋냐’라는 질문에 답변하는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이 어느덧 감동으로 다가온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주려고 하지만, 실상 아이들은 아빠가 뽀뽀를 해주고 안아주며 같이 놀아줄 때가 가장 좋다고 대답한다. 값비싼 장난감이나 선물, 혹은 놀이공원을 같이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줄 때가 아니라 그저 같이 잠을 자고 시간을 보낸다는 거 자체가 아이들에겐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는 사실에 아빠들은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날 방송은 분명 ‘몰카’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아빠!어디가?>식 재미와 감동을 모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응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시청률은 9.0%(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동시간대 꼴찌로 주저앉았다.

 

지난 시즌 톡톡히 재미를 본 ‘몰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한 <아빠!어디가?>는 이로써 더욱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시즌2 시작에 앞서 섭외 문제 등 여러 가지 잡음에도 불구하고 <아빠!어디가?> 제작진이 믿었던 것은 바로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방영되면 시청자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한번 이탈한 시청자는 되돌아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새로운 유입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비슷한 콘셉트의 육아예능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더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이 돼버렸다.

 

 

 

거듭 강조하지만, <아빠!어디가?>의 최대 경쟁력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시선과 동심이다. 그들의 순수한 행동과 예측할 수 없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감동이 되고 웃음이 된다. 그리고 몰래카메라는 그런 아이들의 동심과 순수함을 최대한 끄집어내는(비록 인위적이긴 하지만) 장치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빠!어디가?>에게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즌1을 그대로 따라하는 듯 한 콘셉트에서 벗어나 보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이며, 시즌1 멤버를 특별 게스트로 출연시키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이벤트 기획도 절실하다. 그렇지 않고 마냥 1년을 기다릴 생각이라면, <아빠!어디가?>는 불과 몇 개월 안에 ‘추억의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아빠!어디가?>의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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