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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유재석-김구라, 이대로 괜찮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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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유재석-김구라, 이대로 괜찮을까?

 

유재석과 김구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SBS 파일럿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31일 첫선을 보였다. 두 사람에 대한 기대 덕분이었을까. 이날 <동상이몽>은 5.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속을 뜯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프로그램의 포맷은 <안녕하세요>와 <나는 남자다>를 짬뽕해 놓은 것처럼 익숙하기 그지없었으며, 당초 기대를 모았던 유재석과 김구라의 조화도 생각보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자녀와 부모가 겪는 갈등과 고민을 함께 해결해보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재미보다 감동에 무게중심이 쏠리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관찰카메라를 통한 리얼버라이어티인지 아니면 스튜디오형 토크쇼인지 그 정체성이 모호하긴 마찬가지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준비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날 방송이 그나마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일반인 출연자 덕이었다고 생각한다. 중학생 딸의 화장이 너무 진해 고민이라는 엄마, 딸과 톡으로만 이야기하는 워킹맘, 아들과 진로 갈등을 겪고 있는 엄마 등 이날 출연자들은 10대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갈등과 고민을 바탕으로 자녀와의 화해를 시도,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문제는 이런 사연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냐의 여부다. 자녀와의 소통에 있어 문제를 겪는 부모의 사연은 KBS <안녕하세요>에서도 종종 봐온 모습이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자극적인인 사연과 공감하기 어려운 고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상이몽>이 정규편성을 꿈꾼다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을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게다가, 관찰 카메라가 설치됐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보이는 모습이 과연 평소와 얼마나 똑같을까도 의문인 만큼,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은 유재석과 김구라의 모습이 평소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앞으로 <동상이몽>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가정사를 바탕으로 출연자에게 조언을 건네는 김구라는 분명 ‘독설의 아이콘’과는 거리가 있어보였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과 냉소적인 태도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또, MC라기 보다는 패널에 가까운 포지션 때문에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는 이렇다 할 기회도 얻지 못했다.

 

 

 

단독 MC로 나선 유재석의 경우에도 그간 <놀러와>, <해피투게더>, <나는 남자다> 등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바 있는 진행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착한진행을 고수함으로써 이렇다 할 신선함을 안겨주지 못했다. 간혹 김구라를 향해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아울러야 할 그가 김구라와의 호흡까지 챙기기엔 어딘지 버거워보였다. 이럴 거면 왜 굳이 유재석과 김구라를 한 프로그램에 앉혀 놨는지도 의문이다.

 

<동상이몽>이 첫 회에 드러난 문제점을 잘 다듬어서 오늘도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 그리고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는 그런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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