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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성이 장악한 TV, 이대로 좋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TV를 켰다하면 보이는 얼굴이 있다. 김구라와 김성주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MC로 나선 프로그램은 도합 15개에 이른다. 여기에 다작(多作)의 대명사전현무를 포함시키면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은 마치 이들 세 사람이 끌고 가는 느낌마저 든다.

 

MC로서의 진행능력이 좋으니 일이 많은 건 당연지사.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PD와 작가들이 이들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낸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새로운 MC를 발굴해서 모험을 하느니, 비록 익숙한 얼굴이라 할지라도 검증된 진행자를 내세우는 게 더 안정적이란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표 MC라 불리는 이들의 진행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데 있다. 독설과 깐족을 무기로 삼느냐, 혹은 매너와 배려를 내세우느냐 정도의 차별성은 있겠으나, 그건 스타일의 차이일 뿐이다. 이들의 진행은 ‘40대 남성의 눈과 입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예능 프로그램을 즐기는 시청자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데, 메인 MC 자리는 유독 중년남성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구라, 김성주, 전현무, 세 사람의 평균 나이는 마흔넷이다. 여기에 신동엽, 유재석, 박명수, 강호동, 탁재훈을 더하면 대한민국 대표 MC의 평균 연령은 더 높아진다. 야외버라이어티가 됐든, 토크쇼가 됐든, 시청자는 40대 중후반 남성의 시선으로 프로그램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이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MC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행에서 제일 중요한 건, MC가 누구를 대변할 수 있는 가이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하고, 경제적인 안정을 갖춘 중년 남성이 이끄는 프로그램은 사실 너무도 뻔하다.

 

우선,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여성, 특히 나이 어린 여성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너무도 쉽게 성적으로 대상화된다. 게스트로 초대된 걸그룹 멤버들은 가슴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옷이나 짧은 치마를 입고 섹시댄스를 추는 게 통과의례처럼 되어버렸다. 그녀들의 개인기를 지켜보던 MC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고, 거기에 내재된 중년 남성의 성적 욕망은 삼촌의 마음(?)’으로 아름답게(?) 포장된다.

 

 

 

 

젊은 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고, 20년 내외의 방송경력을 쌓은 이들은 한마디로 프로. 당연히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방송활동을 시작한 20~30대 후배들의 부족함이 먼저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빌미삼아 희화화하고 무언가 많이 모자란 것처럼 바보 캐릭터를 만든다면, 이건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메인 MC로 나선 20대가 40~50대를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캐릭터로 몰아가거나 그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이야기 주제로 꺼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든다면, 역으로 중년들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김구라, 김성주, 전현무는 물론 재밌다. 하지만 이들이 전해주는 웃음은 일주일에 한 두개 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재의 시선을 넘어, 청년의 시선과 여성의 시선으로 재미와 웃음을 생산해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기대해본다. 더불어, 미래의 메인이 될 여자 김성주’, ‘20대 김구라의 등장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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