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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욕이 지겹다는 김슬기, 과연 초심이 변한걸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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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는 연기로 말하고, 가수는 노래로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픈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의 성격이 슬프거나 우울한 것은 아니며, 또 희극 연기에 탁월하다고 해서 평소에도 그 배우가 늘 유쾌하고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TV와 무대를 통해 전달되는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때때로 대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의 이미지, 혹은 캐릭터를 실제 모습과 혼동하기도 하며 자신이 기대했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캐릭터와 실제 모습에서 느껴지는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일종의 이기심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시청자의 경우에는 18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다소 싱겁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욕슬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슬기가 게스트 중 한명으로 초대됐음에도 불구, 이날 방송에서 김슬기가 욕을 입에 담은 경우는 딱 한번. 그것도 방송 초반 MC들의 요구에 마지못해 보여준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속 시원한 욕설, 혹은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입담을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에게 이날 김슬기의 모습은 분명 ‘의외’였으며,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MC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녀는 분명 우리가 알던 그 김슬기가 아니었다.

 

 

 

 

tvN <SNL 코리아>로 이름을 알린 김슬기는 여전히 대중에게 ‘욕 잘하는 귀여운 연기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왜냐하면, 그녀가 맡은 캐릭터 가운데 아직까지 ‘여의도 텔레토비’ 속 ‘뽀’만큼 대중의 뇌리에 남는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그동안<SNL 코리아>를 통해 찰지고 거침없는 욕설을 내뱉거나 욱하고 소리 지르는 콩트연기를 많이 선보였던 까닭에 정극 연기자라기보다는 희극 연기자로서의 느낌이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8월 그녀가 <SNL 코리아>를 하차하고, 드라마와 영화 등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몰입한다고 했을 때 대중이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욕설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SNL 코리아>를 떠나 정극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여배우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지기까지 했다. 코믹 캐릭터 외에는 그녀가 커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욕슬기’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과연 비난 받아야 할 일일까? 일부의 지적대로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이날 발언은 초심이 변한 것을 대변하는 말이었을까?

 

 

 

 

글쎄…. 판단은 대중의 몫이겠지만, 그 전에 하나는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바로, 대중이 알고 있던 ‘욕슬기’의 모습은 그저 하나의 캐릭터였을 뿐이며, 그녀의 연기가 빚어낸 이미지였단 사실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욕으로 떠 놓고 이제와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말언이 다소 불편하게 들릴 수는 있다. 다만, 평소에는 말이 없고, 연기가 아닌 실제 생활과 모습에서는 그저 재미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장진 감독의 증언(?)은 되새겨봄직 하다.

 

아무리 코믹 연기에 능한 희극 연기자라 하더라도 토크쇼에 나와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만 보일 수는 없는 법이다. 오히려 작품 속에서 보여준 매력 외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더 클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솔직하고 리얼한 모습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큰 상황이다. 때문에 김슬기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슬기’라는 이미지 외에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비록 말수가 적고, 대답이 다소 평범해 재미가 떨어졌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초심이 변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이날 방송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차분해 보이는 성격까지, 그동안 몰랐던 김슬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그녀의 초심을 운운하며 실망하기에 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우 김슬기의 도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아닐까 싶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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