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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김유정을 향한 도 넘은 악플, 제정신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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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성인들을 위한 토크쇼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이 ‘19금’ 딱지를 붙여야 할 만큼 수위가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도 어른, 질문을 던지는 MC도 어른, 그리고 게스트도 어른으로 구성되다 보면, 결국 어른들의 사고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꾸며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라스>의 주 시청층이 20~30대임을 고려한다면, 이런 전략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5일 방영된 ‘어른들은 몰라요’ 특집처럼, 초대 게스트가 10대 아역배우들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작가들의 사전 취재, MC들의 질문 방식, 그리고 프로그램의 진행 흐름 모두 기존과 같아서는 곤란하다. 10대 게스트라는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 또한 새 옷을 입어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 독설의 대가 김구라가 ‘학부모 김현동’이란 캐릭터로 변신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른 MC들이 10대 게스트를 맞아 기껏 줄임말 정도를 개그의 소재로 삼았던 것과 달리 김구라는 철저히 아이들의 입장과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김유정에게 “남자 아역 배우 중 누가 제일 좋냐”라는 질문을 던진 것을 두고 “이런 거 하지 말라”며 손사래를 친 것만 보더라도, 이날 김구라는 분명 우리가 알던 그 김구라가 아니었다. 아마 김유정이 중학생이 아닌 성인 게스트였다면, 김구라는 분명 대답을 기다렸다가 ‘몰아가기’라는 전략을 취했을 것이다.

 

아쉬운 건, 시청자의 반응이다. <라스>가 김구라의 학부모 캐릭터를 앞세워 10대 게스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한 것과 달리,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는 게스트를 10대 아역 배우가 아닌 그저 한명의 연예인으로 바라봤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방송 후 이들에 대한 악성댓글(악플)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낼 리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유정을 향한 저질스런 악플은 과연 댓글을 단 자들이 제정신일까 싶을 정도로 그 도가 지나친 감이 있다. 아무리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 할지라도, 이제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한 어린 학생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댓글을 쏟아내는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날 김유정이 밝힌 연애관이었다. 김유정은 최근 300일 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으나, 아직 연애하기에는 이른 나이임을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김유정은 “감정 콘트롤도 힘들고, 오히려 자기 개발이 낫다”며 “연애는 커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16살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성숙한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의 눈과 귀에는 김유정이 300일 넘게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부분만 들어온 모양이다. 아이들의 건전한 교제를 마치 성인들의 연애와 동일시하며, 300일이라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댓글을 아무렇지 않게 달아 놓으며 히히덕 거리는 악플러이 과연 제정신일까?

 

누구보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10대다. 아마도, 김유정을 비롯하여 그녀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까지 프로그램 관련 기사를 찾아볼 게 분명하다. 굳이 찾아보려 안해도, 포털 사이트와 모바일 메인 뉴스에 올라오면 클릭하게 될 것이다. 혹시라도, 정신 나간 사람들의 악플을 보며 유정양과 주변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의 인터넷 문화 역시 조금은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무리 그래도, 이제 16살 밖에 안된 아역배우에게 성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악플을 다는 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보다 강력한 규제를 통해 차단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방법일 것이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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