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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 처름 먼길 돌아온 김진우, 1791일만의 감격 선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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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투아웃, 진해수의 초구를 받아친 김경언의 타구가 중견수의 글로브 속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한국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기록이 새겨졌다. 바로, 1791일만의 선발승.

 


2의 선동렬’로 불리운 해태타이거스의 마지막 유산, ‘돌아온 풍운아’ 김진우가 9일 대전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 2007614일 대구 삼성전에서 거둔 승리 이후 410개월 24, 날짜로는 꼬박 1791일만에 맛보는 감격이었다.

 

 

 

 


81 기아 타이거즈의 승리. 점수만 놓고보면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없은 손쉬운 승리로 보이지만 김진우의 피칭 또한 뛰어났다. 6.1이닝 5안타(1홈런) 1실점 7 탈삼진. 선발승을 거두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112개의 공을 뿌린 김진우는 특유의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한화 타자들과의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기아는 1회초 2사후 안치홍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4번타자 최희섭이 적시 2루타를 터트려 안치홍을 홈에 불러들였다. 2회초에는 김선빈의 쓰리런과 안치홍의 연속타자 홈런까지 더해져 점수차를 6-0으로 벌였다.

 


 

올해 선발로 나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한 김진우로서는 더욱 힘이 날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비록 2회말 한화 최진행에게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이날 김진우는 최고구속 151km에 달하는 직구와 ‘뚝’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한화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특히 고비때마다 만난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을 상대로 두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은 이날 승부를 쉽게 가져가는데 있어 결정적이었다.

 


점수가 6-0으로 벌어진 2회말, 김진우는 김태균을 선두타자로 맞았다. 타선의 득점 지원으로 김진우 역시 선발승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자칫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김진우는 25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갖고 있던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것도 삼구 삼진.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음 타자를 기다리는 김진우의 모습에서는 ‘제2의 선동렬’로 불리며 완투승 기록을 써내려가던 그 시절의 ‘든든함’이 베어나왔다.

 


비록 다음 타자 최진행에게 홈런을 허용했으나, 한화의 이날 득점은 그것이 전부였다.

 


3회말에 다시 만난 김태균과의 승부는 더욱 극적이었다. 주자 2명이 나가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김태균. 큰거 한방이면 점수는 3점차로 줄어들어, 승부는 안개속으로 빠질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김태균의 시즌 타율은 4할이 넘는 ‘미친 타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진우의 자신감이 김태균을 압도했다. 투아웃 투쓰리. 승부를 피하면 만루 위기를 자초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진우는 과감히 몸쪽 승부를 택했다. 헛스윙. 삼진 아웃. 김태균의 연속 삼진으로 한화는 또 한번의 기회를 날렸고, 김진우는 승리를 향해 한발 더 내딛을 수 있었다.

 


6회말 원아웃을 잡고 라미네즈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까지 총 112개의 공을 뿌린 김진우는 시즌 평균 자책점을 3.32로 낮추며, 앞으로의 피칭에 더욱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윤석민과 서재응에 이어 김진우까지 선발투수로서 제몫을 해준다면 기아 입장에서는 마운드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매경기 난조를 보인 기아 불펜에서도 완벽하게 뒷문을 걸어 잠그며 김진우의 선발승에 일조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 속에 모든게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진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 오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에 도달하는 길이 직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옆으로 휘어도 아래로 떨어지도, 또 위로 떠오르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타자를 잡을 수 있다. 그의 각도 큰 커브가 결국은 한 가운데로 들어오듯, 그 역시 돌고돌아 타이거즈의 마운드를 지켜내는 당당한 투수로 제 위치를 찾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사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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