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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김희선은 ‘신의 한 수’였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SBS 화요 예능 <화신>은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꽤나 성공적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볼 수 있다. 신동엽과 윤종신의 이름에 들어가는 ‘신’, 그리고 김희선의 복귀작이었던 <신의>의 ‘신’자를 이용함으로써 프로그램과 3MC의 이미지를 조화시켰고, 무엇보다 ‘화요일 예능의 신이 되겠다’는 제작진의 포부마저 담아냈다. 무엇보다 기억하기 편하고 부르기 쉽다. 이보다 좋은 이름은 없다.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KBS <달빛프린스>와 비교해보면, <화신>이 얼마나 프로그램명을 잘 지었는지는 너무도 뚜렷하다.

 

물론 이름만 잘 짓는다고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화신>은 이름에 신경을 쓴 것 만큼이나 MC들의 조합, 더불어 프로그램 진행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비록 지난 2003년부터 약 6년간 한국 미혼남녀 1만 명의 생각을 설문조사해 방송소재로 활용했던 <야심만만>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시청자의 눈을 붙잡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방영 2주 연속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이름처럼 ‘화요일 예능의 신’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19금 개그의 꿈나무’, ‘무리수 토크’, ‘상황극의 여신’ 등 다양한 별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김희선이 존재하고 있다.

 

 

 

게스트보다 빛나는 MC, 김희선이 ‘신의 한 수’인 이유

 

사실 <화신>의 3MC 가운데 신동엽과 윤종신은 어쩌면 ‘안전한 카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9금 개그의 황제’, ‘애드리브의 神’으로 불리는 신동엽은 프로그램 전체 진행을 책임지는 메인 MC라 할 수 있고, 오랜 시간의 방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유의 ‘깐족 개그’를 선보이는 윤종신 역시 늘 평타 이상은 해내는 검증된 보조 MC다. 두 사람 모두 참신함보다는 안정성이 먼저 느껴지고,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이 많아서 이미지 소모가 큰 편이다. 때문에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 넣거나 색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작진은 김희선이라는 카드를 투입했다.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처음 그녀가 MC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만 하더라도, <고쇼> 고현정과 김희선을 비교하며 그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송 2회 만에 그 많던 ‘우려’는 앞으로 김희선이 보여줄 모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우선 그녀는 드라마 <신의>를 통해 6년 만에 방송에 복귀해서 그런지 시청자에게 보여줄 게 많다. 우리가 모르는 주부 김희선, 아내 김희선, 그리고 엄마 김희선 등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26일 방송에서도 그녀는 “카레 한 번 만들면 주방이 전쟁터가 된다”며 자신의 부족한 요리 실력을 자폭개그로 활용했다. 남편과 아직 방귀를 안 텄다는 에피소드 역시 ‘여신’으로 통하는 김희선의 입에서 나왔기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김희선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우월한 미모는 단연 게스트를 압도하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홀로 튀지 않고 적당히 융화되면서 빛을 발한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혜정과 박지영 등 여배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나 김희선이었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꼽히는 김희선이 입을 열면 자연스레 남자게스트들은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시청자의 ‘몰입도’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희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방송에 임한다. 유부녀 특유의 근성을 앞세워 이미지가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람이 나오는 마이크를 소품으로 즉석에서 ‘청량음료 CF’를 패러디 한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의 미모나 여신 이미지를 활용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가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지난주 방송에서 신동엽과 주고받는 19금 개그로 주목을 받았다면, 이날 방송에서는 예능고수 신동엽과 윤종신을 당황시킬 만큼의 무리수 토크로 또 한 번 자신의 캐릭터를 확장시켰다. 예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뜬금없이 상황극을 시작하는가 하면 책임지지 못할 거짓말 늘어놓음으로써 신동엽과 윤종신에게 공격할 거리를 제공해 준 것이다.

 

MC와 게스트들은 김희선에게 “예능은 막 지어내면 되는 줄 아냐”,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다 받아줄거라 생각하냐”고 따졌고, 이에 김희선은 매우 쿨한 모습으로 “죄송합니다”로 상황을 마무리,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진행 분위기를 바꾸거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아직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하는 건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게스트보다 더 빛나는 MC 김희선이 프로그램에 ‘약’으로 작용하지만, 언젠가는 게스트를 병풍으로 만드는 그녀의 존재가 ‘독’이 될 수도 있다. 차차 그녀가 겸비해야 할 능력이며, 풀어가야 할 과제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달빛프린스>에 비해 <화신>은 분명 시청자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김희선 덕분이고 김희선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녀가 통통 튀는 매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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