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화신> 김희선은 ‘신의 한 수’였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SBS 화요 예능 <화신>은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꽤나 성공적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볼 수 있다. 신동엽과 윤종신의 이름에 들어가는 ‘신’, 그리고 김희선의 복귀작이었던 <신의>의 ‘신’자를 이용함으로써 프로그램과 3MC의 이미지를 조화시켰고, 무엇보다 ‘화요일 예능의 신이 되겠다’는 제작진의 포부마저 담아냈다. 무엇보다 기억하기 편하고 부르기 쉽다. 이보다 좋은 이름은 없다.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KBS <달빛프린스>와 비교해보면, <화신>이 얼마나 프로그램명을 잘 지었는지는 너무도 뚜렷하다.

 

물론 이름만 잘 짓는다고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화신>은 이름에 신경을 쓴 것 만큼이나 MC들의 조합, 더불어 프로그램 진행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비록 지난 2003년부터 약 6년간 한국 미혼남녀 1만 명의 생각을 설문조사해 방송소재로 활용했던 <야심만만>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시청자의 눈을 붙잡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방영 2주 연속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이름처럼 ‘화요일 예능의 신’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19금 개그의 꿈나무’, ‘무리수 토크’, ‘상황극의 여신’ 등 다양한 별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김희선이 존재하고 있다.

 

 

 

게스트보다 빛나는 MC, 김희선이 ‘신의 한 수’인 이유

 

사실 <화신>의 3MC 가운데 신동엽과 윤종신은 어쩌면 ‘안전한 카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9금 개그의 황제’, ‘애드리브의 神’으로 불리는 신동엽은 프로그램 전체 진행을 책임지는 메인 MC라 할 수 있고, 오랜 시간의 방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유의 ‘깐족 개그’를 선보이는 윤종신 역시 늘 평타 이상은 해내는 검증된 보조 MC다. 두 사람 모두 참신함보다는 안정성이 먼저 느껴지고,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이 많아서 이미지 소모가 큰 편이다. 때문에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 넣거나 색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작진은 김희선이라는 카드를 투입했다.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처음 그녀가 MC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만 하더라도, <고쇼> 고현정과 김희선을 비교하며 그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송 2회 만에 그 많던 ‘우려’는 앞으로 김희선이 보여줄 모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우선 그녀는 드라마 <신의>를 통해 6년 만에 방송에 복귀해서 그런지 시청자에게 보여줄 게 많다. 우리가 모르는 주부 김희선, 아내 김희선, 그리고 엄마 김희선 등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26일 방송에서도 그녀는 “카레 한 번 만들면 주방이 전쟁터가 된다”며 자신의 부족한 요리 실력을 자폭개그로 활용했다. 남편과 아직 방귀를 안 텄다는 에피소드 역시 ‘여신’으로 통하는 김희선의 입에서 나왔기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김희선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우월한 미모는 단연 게스트를 압도하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홀로 튀지 않고 적당히 융화되면서 빛을 발한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혜정과 박지영 등 여배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나 김희선이었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꼽히는 김희선이 입을 열면 자연스레 남자게스트들은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시청자의 ‘몰입도’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희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방송에 임한다. 유부녀 특유의 근성을 앞세워 이미지가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람이 나오는 마이크를 소품으로 즉석에서 ‘청량음료 CF’를 패러디 한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의 미모나 여신 이미지를 활용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가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지난주 방송에서 신동엽과 주고받는 19금 개그로 주목을 받았다면, 이날 방송에서는 예능고수 신동엽과 윤종신을 당황시킬 만큼의 무리수 토크로 또 한 번 자신의 캐릭터를 확장시켰다. 예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뜬금없이 상황극을 시작하는가 하면 책임지지 못할 거짓말 늘어놓음으로써 신동엽과 윤종신에게 공격할 거리를 제공해 준 것이다.

 

MC와 게스트들은 김희선에게 “예능은 막 지어내면 되는 줄 아냐”,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다 받아줄거라 생각하냐”고 따졌고, 이에 김희선은 매우 쿨한 모습으로 “죄송합니다”로 상황을 마무리,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진행 분위기를 바꾸거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아직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하는 건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게스트보다 더 빛나는 MC 김희선이 프로그램에 ‘약’으로 작용하지만, 언젠가는 게스트를 병풍으로 만드는 그녀의 존재가 ‘독’이 될 수도 있다. 차차 그녀가 겸비해야 할 능력이며, 풀어가야 할 과제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달빛프린스>에 비해 <화신>은 분명 시청자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김희선 덕분이고 김희선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녀가 통통 튀는 매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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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22회 : 작가의 대형 떡밥, 손유(박상원)는 또 다른 시간여행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한 이필립은 <신의> 속에서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였습니다. 그가 맡은 장어의라는 인물은 뛰어난 의술만큼이나 무예에도 일가견이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중반이후에는 은수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스승이 돼 은수가 겪는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들어주는 모습으로 약간의 신비감마저 자아냈습니다.

 

은수의 가치관을 그토록 잘 이해해 주는 것은 장어의가 또다른 '시간여행자'이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들려오기 시작했는데요. 발칙한 상상은 배우의 부상으로 인한 캐릭터의 죽음으로 이어져 결국 알 수 없는 비밀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23일 방영된 <신의> 24회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장난스레 의심했던 또 다른 시간여행자의 존재가 그려진 것인데요. 그 사람은 바로 몇회전부터 출연하기 시작한 원나라의 단사관 손유(박상원)였습니다.

 

제가 손유를 또다른 시간여행자라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이날 시청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장면때문이었는데요. 그 장면은 다름 아닌 그 시대에 존재할 수 없는 물건, 바로 회중시계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도 몰래 혼자서 회중시계를 꺼내보는 손유의 모습에서 저는 그가 바로 혹시나 하고 의심했던 ‘또 다른 시간 여행자’임을 확신할 수 있었는데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동안 의아했던 몇가지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손유는 드라마상에서 원래 고려 사람이었던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그가 원나라 사신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원나라에서 단사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만큼 사실 그는 공민왕보다는 덕흥군이나 기철과 더 가까운 사람인데요. 지금껏 그가 보여준 행동은 상당히 중립적이었습니다. 오히려 덕흥군과 공민왕을 저울질 하는 모습에서는 진짜로 고려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무조건적으로 원나라를 위해 판단하는 인물이 아닌, 고려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으로 그려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는 왜 원나라 단사관의 신분으로 고려를 걱정하는 것일까요? 이날 방영된 22회에 그 답이 있었습니다. 이날 손유는 덕흥군을 고려의 왕으로 세운다는 원황제의 칙서를 기철에게 전해줬는데요. 기철이 손유에게 “원래 고려사람이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는 “희망을 가지고 있을땐 고려사람이라는게 중요했습니다. 한 때 잘만하면 고구려 땅을 다시 찾을 수 있겠다 믿을 때도 있었고요. 허나 세상은 언제나 부원군 같은 분만 갖고 있고, 나머지는 끌려가더라구요. 그렇다면 ‘땅의 이름따윈 상관없지 않겠나’ 그런 결론을 갖게됐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실 앞에서 자신의 꿈이 무너지자, 그는 결국 고려를 버리고 원나라 사람이 되는 타협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품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뭔가 계산하는 표정을 지었는데요. 저는 어떤 이유로 그가 고려시대로 타입슬립됐고, 은수와 마찬가지로 앞날을 볼 줄 아는 능력을 이용하여 고려를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으로 만들려는 꿈을 갖게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려말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했을때 그 혼자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며, 혼자서 아무리 역사를 바꾸려해도 역사의 큰 흐름을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죠.


지금의 손유는 되도록 역사는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은수라는 또다른 ‘시간 여행자’가 나타나 조금씩 역사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죠. 화적떼의 두목이 될 아이를 살려 마을 사람 모두를 죽게 만든 것처럼말입니다. 때문에 손유는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은수를 죽이려 했던 것이고, 그녀가 더 이상 죽어야 할 사람을 살리지 못하도록 그녀의 수술도구를 모두 빼앗아 간 것입니다. 시계를 보며 무언가 계산하는 모습은 바로 며칠 후면 천혈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요.

 

 

 

그 역시 시간여행을 통해 다양한 미래를 봐었던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이날 손유는 최영에게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바로 덕흥군을 조심하라는 이야기와 은수 때문에 최영이 죽을지도 모르니 은수를 가까이 두지 말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고려에 대한 일말의 충성때문이라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손유는 고려가 원래의 역사대로, 순리대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기 전까지 최영이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은수를 지키기 위해 최영은 목숨까지 내놓습니다. 은수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최영이지요. 그래서 손유는 그렇게 은수를 죽이려 한 것입니다. 최영의 죽음 자체가 역사를 큰 혼돈에 빠뜨리게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손유가 잘못 생각한게 있습니다. 지금의 최영에게는 이제 은수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은수가 없는 최영은 최영이 아닙니다. 은수가 죽거나 혹은 미래로 떠나버릴 경우 최여은 원의 압박으로부터 왕을 보좌할수도 없고, 오랑캐로부터 북방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도 없습니다. 역사가 어떻게 꼬여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원래의 역사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은수라는 존재가 꼭 필요한 조건이 돼버린 것입니다.

 

 

 

이제 <신의>는 종영까지 2회가 남았습니다. 종영을 불과 한주 앞두고 작가가 던진 ‘떡밥’은 그야말로 대형떡밥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여행자’라면 누구나 맞닥들이게 될 역사개입 문제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연 작가는 남은 2회동안 손유와 은수라는 서로 다른 가치관의 충돌을 통해 얼마만큼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상당히 흥미로워지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손유와 은수는 천혈이 열리는 날 그 앞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역사를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손유는 떠나고, 역사를 지키는 선안에서 인연과 사랑을 붙잡고자 하는 은수는 남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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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20회 : 캐릭터 살린 류덕환의 실감났던 명품연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신의> 속에 등장하는 공민왕의 모습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우는 ‘사춘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제 막 원나라에서 고려로 건너온 이 왕은 우리가 역사책에서 기억하는 그런 파이팅 넘치는 왕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고려의 자주성을 되찾고자 반원 정책을 펼치고, 부패할대로 부패한 권문세족에 맞서 개혁정치를 단행하는 그럴싸한 개혁군주의 모습 대신 <신의>속 공민왕은 늘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혹시나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비추곤 합니다.


격동의 시기이니 만큼, 아직 여물지 않은 어린 왕의 마음을 흔드는 사건사고가 많은 것도 그 이유인데요. 자신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신하가 사사건건 왕정에 간섭하고, 심지어 숙부라는 자는 대놓고 왕의 자리를 내놓으라 하니 그야말로 공민왕은 하루도 마음 편할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신의> 속 공민왕은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 갑니다. 자신의 첫번째 백성이자, 첫번째 친구, 그리고 첫번째 신하인 최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노국공주가 자신의 뜻에 마음을 보태주었기에 어린 공민왕은 비록 더디지만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능력에 따라 조정신료를 뽑고, 억울하게 노비가 된 자들을 풀어준 것은 그런 공민왕의 성격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늘 올곧기만 한것이 아니라 항상 흔들려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보니 <신의> 속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한방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이민호와 김희선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라인 위에서 짜여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감정이 흐트러지거나 연기가 어색해지면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는 생명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16일 방영된 20회까지 총 10주간 드라마가 방영되는 과정에서 공민왕의 캐릭터는 오히려 그 존재감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이 공민왕을 연기하는 배우가 바로 ‘작은 거인’ 류덕환이기 때문입니다. 이마의 주름과 입꼬리마저 계산하며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뿜어내는데요. 어제 방영분에서도 그의 연기는 단연 최고로 빛났습니다.


특히 노국공주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하고, 노국공주를 찾기 위해 애원하고, 이어 노국공주를 잃게 되는 것 아닌지 싶어 멘붕(멘탈붕괴)을 겪는 3단계 연기 감정연기에서는 “역시 류덕환”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날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절에서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전군을 동원하여 수색에 나섰으나

끝내 왕비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고민에 빠져 있던 공민왕에게 한가닥 실마리가 생겼으니, 바로 노국공주가 원나라 사신 손유의 인장이 찍힌 서신을 받고 절로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길로 손유를 찾은 공민왕은 “이게 어찌된 일이냐”며 따져 물었는데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는 손유를 향해 “당장 내가 그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소리치는 모습에서 공민왕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손유는 원나라 단사관이라는 신분으로 고려를 찾은 만큼 고려 왕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지만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구해야겠다는 일념하나로 손유를 포박하라고 지시까지 하는데요. 류덕환의 붉게 충혈된 눈과 목에 선 핏대 등을 통해 공민왕의 분노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류덕환의 분노 연기는 곧이어 간절히 애원하는 무력한 왕의 모습으로 이어졌는데요.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납치한 것이 바로 왕의 자리를 노린 덕흥군의 짓임을 간파해 냈습니다. 한밤중에 덕흥군을 부른 공민왕은 어차피 해야 할 거래라면 빨리 하자며 덕흥군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는데요. 덕흥군은 자신이 한짓이 아닐뿐더러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왕비가 죽으면 자연스레 공민왕은 원에 의해 폐위될게 뻔하므로, 덕흥군 입장에서는 거래가 불필요했던 것이지요. 그것은 곧 노국공주를 살려줄 의도가 없다는 말과 같았는데요. 사랑하는 왕비를 잃게 될 처지에 놓인 공민왕은 결국 눈물로써 애원합니다.


왕위가 필요합니까? 그럼 가져가세요. 단 이나라, 고려 만큼은 남겨주세요. 숙부께서도 이 나라 사람이니까.....” 눈가에 맺힌 눈물을 그렁이며 애원하는 공민왕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 없었는데요. 왕비를 살리기 위해 왕의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호소하는 와중에도 끝까지 나라만큼은 지키려 하는 약소국 군주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한켠이 아파왔습니다. 이 장면에서 다시 한번 류덕환의 연기에 감탄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고요.

 

 

 

하지만 이날 류덕환이 보여준 감정 연기 중 제가 가장 소름돋았던 부분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한밤중에 홀로 앉아 노국공주의 면포를 어루만지던 장면이었습니다. 덕흥군에게 왕과 나라를 바치면서까지 애원했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공민왕은 반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버렸는데요. 아무 생각없는 듯 허공을 바라보는 초점 잃은 눈에서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멘붕’이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때 바로 최영이 궁에 돌아와 공민왕을 찾은 것인데요. 은수를 천혈(하늘문)로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길을 떠났던 최영과 은수는 미래의 은수가 남겨 놓은 편지를 보고 다시 궁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최영을 마주한 공민왕은 실의에 빠진 것은 둘째 치고 마음이 다 무너져내리기 일보 직전이었는데요. 공민왕은 울먹이며 “아무래도 그 사람을 살릴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 내가 덕흥군을 죽일까 했는데 죽이지도 못했다. 난 속수무책으로 이러고 있는데 그동안 내 왕비는...”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공민왕을 일으켜 세운 최영은 “그자가 원하는 것은 전하의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다. 벌써 마음이 무너진 것이냐. 그러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명을 내려달라”고 말했는데요. 그제서야 공민왕은 마음을 추스르고 “왕비를 찾아서 모시고 와주면 좋겠다”고 명을 내렸습니다.

 

 

 


결국 은수의 기지 덕분에 최영은 노국공주를 무사히 되찾아 올 수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노국공주는 유산을 하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추스린 공민왕은 손유에게 원나라에서 내려준 옥새를 되돌려주며 “이젠 필요 없으니 가져가라”고 호기롭게 말하고, 의선 역시 하늘나라에서 온 요물이 아닌 뛰어난 의원일 뿐이라고 감싸줬는데요. 이때엔 또 자주고려를 외치던 당당한 공민왕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대체 류덕환이라는 배우, 보여줄 수 있는 연기 색깔이 몇가지나 되는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날 방영분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가장 붙든 것은 방송 마지막 은수가 우달치 대원이 되어서 최영과 함께 지내기로 약속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저는 분노와 애원 그리고 ‘멘붕’과 당당함을 오가는 류덕환의 팔색조 매력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신의> 20회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배우 류덕환입니다. 종영까지 남은 횟수는 불과 4. 앞으로의 스토리는 은수가 과연 현대로 되돌아 올 것인지 남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데요. 비록 공민왕의 분량은 줄어들겠지만 끝까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그런 류덕환의 연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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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8회 : 임자커플 로맨스, 달달함 날려버린 아쉬운 옥에 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신의> 18회는 “아! 작가님, 정말 너무합니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 나온 한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껏 기철과 덕흥군의 계략에서 벗어나 공민왕도 왕의 자리를 되찾고 은수와 최영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가 했더니, 곧바로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기존 위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바로 고려가 가장 무서워하는 원나라에서 은수를 데리고 가겠다고 전갈을 넣은 것이죠.


이건 뭐 싸이의 해외 ‘강제 진출’도 아니고, 왜 은수가 ‘강제 스카우트’를 당해야 하는지..! 아니, 은수가 그렇게 자기네들 마음대로 필요가면 가져가는 그런 존재인가요? 기철에 이어 덕흥군, 그리고 이제는 원나라까지 나서서 은수를 최영에게서 뺏어가려 합니다. 그것도 오직 자기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말이죠.


드라마 후반 원나라 부분만 나오지 않았더라면 사실 이날 방영된 <신의> 18회는 여러모로 좋았던 점이 많았던 한회였습니다. 그동안 민폐 역할만 맡아오던 우달치 부대원들이 공민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도 감동적이었으며, 최근 몇 회동안 ‘악의 축’으로 군림해온 덕흥군이 드디어 무너지게 된 것도 매우 통쾌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회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은수와 최영, 그러니까 지난회 키스신으로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인 임자커플이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이날 은수는 최영을 위해 아주 깜찍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바로 영화 러브액츄얼리에 나오는 ‘스케치북 고백’을 이용하여 자신의 속마음을 최영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그런데 은수는 최영이 한글을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서 스케치북에 적은 내용과는 다르게 읽어 줬습니다.

 

 

 


스케치북에 쓴 내용은 “괜찬아요. 옆에 있을게요. 그날까지... 그래도 돼요?” 였지만, 은수는 자신의 속마음을 최영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괜찮아요. 걱정말아요. 다 잘될거에요. 그렇죠?”라고 바꿔 말합니다. 은수 입장에서는 곧 천혈의 문이 열리면 떠나야 하는만큼, 남아 있을 최영을 위해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은수는 덕흥군에 독에 또 한번 당했음에도 최영에게는 비밀로 부칩니다. 혹시나 자신 때문에 최영이 또 위험에 빠지거나 옥쇄를 갖다 바치는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최영은 은수가 독에 당한 것을 비밀로 한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그만큼 은수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내가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까? 이런 얘기 하지도 않고, 내가 왜 화내는지 정말 모릅니까?” 최영의 물음에 은수는 “당신 그동안 나 때문에 고개 숙이고 잡혀가게 된거 다 알아요. 그런데, 당신 그러면 안되는 사람이다”며 은수는 최영을 걱정시키기 싫어서 독에 당한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최영은 “그래서 그렇게 멀리 있는 겁니까? 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는데요. 결국 은수는 울며 최영을 붙잡고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나 가지 마요? 남아도 돼요?”라며 최영이 원하면 현대로 돌아가지 않고 남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은수는 “남은 날 하루하루 내 마음대로 좋아할 거니까, 당신 나중에 다 잊어줄 수 있어요? 절대 막 살거나, 막 자거나, 그러지 말고 다 잊을 수 있어요?”라며 최영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최영 입장에서는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은수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뛰심장, 이렇게 두근대는 감정을 없던 일로 되돌릴 자신이 없습니다. “... 잊을 수 있냐고요...?” 은수의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지만 끝내 대답하지 못하는 최영입니다.

 

 

 

은수 입장에서는 갈수도 남을수도 없는 상황이고, 최영은 최영대로 보낼수도 잡을수도 없는 난관에 봉착한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았을때, 그 뒷감당이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어쩌면 그렇게 서로를 밀어내려 애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시간만이라도 함께 붙어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좋으련만, 느닷없이 원나라에서 은수를 데려가겠다니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일입니까? 임자커플에게 끊임없이 시련을 안겨주시는 작가님을 원망할 수밖에요...


어쨌든 이날 임자커플의 로맨스는 은수의 스케치북 고백 장면에서 최고의 달달함을 선사해주었는데요. 아쉬운 옥에티가 그 달달함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바로 “그래도 돼요?”를 “그래도 되요?”로 잘못 표기한 것이지요.

 

 


 

물론 이는 사소한 꼬투리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날 방송이 방영된 날이 바로 109, 한글날이었습니다. 566돌을 맞이한 한글날. 정치와 자본 논리에 따라 공휴일에서조차 제외된 바로 그 한글날말입니다. 은수가 한글로 고백하는 장면이 한글날에 방영되는 만큼 한번만 더 꼼꼼히 살폈더면 이런 옥에티는 발생하지 않았을텐데...대체 얼마나 드라마를 급하게 촬영하고 있으면 이런 기본적인 검수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요?


어쩌면 제작진은 한글날을 맞이하여 이런 스케치북 고백 에피소드를 날짜에 맞춰 방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이 옥에 티로 인해 로맨스의 달달함은 날라가버리고, 제작진의 의도한 깜짝 이벤트도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KBS <착한남자>가 이전 제목이었던 ‘차칸남자’로 큰 홍역을 치른바 있었던 만큼 <신의> 속 이번 한글 고백 신은 정말 신중하게 검수를 거쳤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입니다. 혹시 앞으로 남은 방송에서 은수의 일기장이나 다른 장면을 통해서 한글을 화면에 잡을 경우에는 꼭 이런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방송에 자막을 많이 사용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이번 기회를 통해 문법에 맞지 않는 자막이나 언어파괴는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멋진 글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님과 집현전 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요?


이제 6회가 남은 신의. 과연 은수는 고려에 남을까요? 아니면 천혈을 타고 현대로 돌아올까요? 그리고 은수의 세번째 유물은 무엇일까요? 결말을 향해 쉼없이 달려가게 될 <신의>의 다음회를 기다리며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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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키스신보다 애틋했던 공민왕의 한마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한 시간 넘게 방영된 <신의> 17회는 사실상 마지막 1분을 위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 속에서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자커플의 키스신이 그것인데요. 가장 어렵고 돌파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뤄진 최영과 은수의 불꽃같은 키스신은 그만큼 많은 충격과 여운을 안겨주며 17회 엔딩을 장식하였습니다.

 

이날 은수는 최영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덕흥군과의 혼인을 약속하였는데요. 은수는 나름대로 혼인식이 진행되기 전에 천혈을 타고 현대로 돌아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철과 덕흥군은 그런 은수의 노림수를 알아채고 기습적으로 혼인식을 앞당겨 진행토록 준비했죠.

 

그대로 혼인식이 진행될 경우 덕흥군은 왕이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 역사는 크게 어긋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은수를 마음에 품은 최영이 크게 상처받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죠. 그런데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혼인식이 열릴 장소로 향하던 덕흥군과 은수앞에 나타난 최영도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은수의 입에 입을 맞춘걸 보면 그렇지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예전에 기철의 집에서 은수를 데리고 올 때에도 자신이 은수를 연모해서 그렇다며 ‘정면돌파’를 했던 최영입니다. 비록 상대가 덕흥군이라는 왕족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최영은 키스라는 ‘정면돌파’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합니다.

 

오늘 방영분에서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덕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이 노비가 되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공민왕이 최근 양민에서 노비로 전락한 이들을 구제해주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날 공민왕이 최영에게 건낸 문서들 중 두 사람의 혼인을 증명하는 문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두 사람을 지켜보는 덕흥군과 기철, 그리고 조정신료들과 심지어 시청자까지 모두 패닉상태에 몰아 넣은 키스신은 확실히 ‘신의 한수’임에 분명해보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데, 왕족이 되어서 치졸하게 우달치 대장의 연인을 빼앗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은수의 혼인은 막았다 치더라도 최영에게 있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주군, 바로 공민왕이 위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덕흥군과 기철은 공민왕을 아예 없애버리기로 작당모의 했는데요. 기철의 사병이 공민왕을 습격하기 위해 이미 움직였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군신관계이지만, 실상 누구보다 진한 우정과 의리로 묶여있는 공민왕과 최영은 어떻게 보면 남녀 사이의 멜로보다 더 애틋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키스신에 묻히기는 했지만 이날 공민왕이 최영을 다시 관직에 복직시키며 건넨 말 속에서는 바로 그 애틋함이 절절히 베어나왔죠. 고려 국쇄로 내린 첫번째 교지가 최영을 사면, 복직시킨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었지만, 이 장면에서 최영을 대하는 공민왕의 모습이 더욱 와닿았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첫 번째 백성, 자신의 첫 번째 친구를 대하는 친근한 어투에서 느껴진 우정 때문이었습니다.

 

 

 

이날 공민왕은 최영에게 “아직도 어부가 되는 것이 꿈이냐"고 물었습니다. 애초 원나라에 있던 공민왕을 고려로 모시고 온 뒤, 초야에 나가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사는 것이 최영의 꿈이었음을 잘 알았던 것이죠. 이에 최영은 ”한 동안 잊고 있었다“고 답했는데요.

 

그런 최영에게 공민왕은 재차 "대장(최영)을 사면 서용했다. 종4품에서 정4품으로 승급시켜서 그대의 직급은 호군이다"고 말했습니다. 최영에게 다시 관직을 주는 것은 다시금 자신을 위해서 일해 달라는 부탁에 다름 아니었는데요. 이어 공민왕은 자신이 힘이 없어 매번 최영을 파직했다가 복직시키는 일을 반복해야만 하는 미안함을 담아 다음과 같은 말을 이었습니다.

 

“이러다가 또 그대를 파직시키고 심지어 유배시키게 될 지도 모른다. 왜냐면 왕이라서”라며 “그래도 옆에 있어 줬으면 한다. 미안하다. 또 벼슬을 줘서”라고 사과했습니다.

 

 

 

 

왕이라는 지위 때문에 공민왕은 시골로 돌아가려는 최영을 붙잡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계속 맡겨야 하는 운명인 것이지요. 공민왕의 말처럼 최영은 이후 공민왕이 신돈을 기용한 이후 6년간 유배생활을 떠나게 되는데요. 어쩌면 공민왕은 조일신의 난과 기철, 덕흥군의 반란 등을 겪으며 자신과 최영에게 닥칠 운명을 짐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미안한 마음을 어색한 웃음으로 대신한 류덕환의 연기와 담담히 주군의 말을 들으며 복잡한 심경의 표정을 지은 이민호의 연기 또한 매우 훌륭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충신 최영, 그리고 고려 말 왕권강화를 통해 나라의 자주성을 되찾으려한 공민왕. 우리가 역사 속에서 기억하는 것은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로맨스이고, 드라마를 통해 감정이입하는 것은 임자커플이지만, 어쩌면 가장 애틋했던 사이는 바로 공민왕과 최영,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군신관계를 뛰어넘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백성을 위할 줄 아는 마음. 내 여자에 대한 일편단심 순정. 왕과 신하라기보다는 생사를 뛰어넘은 전우의 느낌이 더 강한 인연. 비록 역사에 대한 두 남자의 도전은 이성계에 의해 무너지게 되지만, 그렇게 서로를 닮아가며 힘이 되어주었기에 고려는 멸망 직전 역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불꽃을 피워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애틋한 우정을 지켜보는 것은 <신의>를 시청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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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3회 : 나쁜남자 공민왕의 반전 고백, 노국공주 울린 한마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어제 방영된 <신의> 13회는 가히 러브라인 특집이라 불러도 될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드라마 멜로의 두축을 이루는 임자커플(최영-은수)과 공노커플(공민왕-노국공주)의 달달한 로맨스가 극의 중심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지난회에서 최영이 은수에게 호신용 단검을 선물해주면서 머지않아 칼 쓰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역시나 이날 최영이 은수에게 칼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알콩달콩한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자연스레 스킨십과 대화가 늘어나면서 모처럼 은수와 최영은 즐거운 한때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칼이라고는 수술대에서 움직이지 않는 환자를 상대로 밖에 써보지 않은 은수이기에 단검을 발목에서 빼서 휘드르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은수의 어설픈 동작을 지켜본 최영은 "칼은 그렇게 잡으면 힘이 안 들어간다. 거꾸로 잡아라. 한 순간에 집중하는 힘이 필요하다"며 자꾸만 꾸짖었습니다. 또한 최영은 은수에게 "이제 나한테 찔러 봐라"은수의 공격을 제압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최영이 하는 은수를 뒤에서 안으며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전환코자 은수는 최영의 말투를 따라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최영 역시 웃음보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인지 극강 비주얼을 자랑하는 김희선과 이민호가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있으니, 드라마를 지켜보는 시청자마저 무장해제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편, 이날 최영은 은수가 매일밤 악몽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은수를 빨리 하늘나라로 돌려보낼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천혈 근처에 사람을 두어 천혈에 무슨 징후가 생기면 바로 은수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최영은 기철이 가지고 있는 은수의 수첩을 되찾기 위해서 덕흥군을 이용하는데요. 덕흥군과 몰래 만난 최영은 덕흥군에게 은수의 수첩을 가지고 가 함께 하늘 나라로 가는 비밀을 풀어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지금이야 덕흥군이 쓸모가 있어 기철이 함께 있지만 기철의 맘이 변하면 덕흥군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기에, 기철이 탐내는 은수 수첩의 비밀을 은수와 함께 풀어 만약의 카드를 준비하라고 일러준 것이지요.

 

 


덕흥군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을까요. 이날 방송 말미 덕흥군은 기철 몰래 수첩을 가지고 은수를 만나러 왔는데요. 알고보니 수첩은 1천년전 화타가 남긴 유물이 아닌, 기껏해야 100년 남짓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과연 은수는 수첩에 담긴 비밀을 풀 수 있을까요? 만약 은수가 수첩의 비밀을 풀고 하늘나라로 간다면 남겨진 최영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날 호신술 장면을 통해 달달한 로맨스를 연출한 임자커플이 조금 더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자꾸만 머지 않아 이별을 하게 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처럼 임자커플이 로맨스에 박차를 가하자, 노국커플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임자커플에 비해 훨씬 더 절절한 로맨스를 자아냈습니다. 특히나 노국공주에 대한 공민왕의 이날 고백은 단연 최고의 대사라고 칭하고 싶은데요. 그야말로 시청자와 노국공주 모두를 속인 반전고백이었습니다.

 

 


이날 노국공주는 기철이 덕흥군을 끌어들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매우 놀랐는데요. 덕흥군은 현재 고려에서 공민왕을 제외한 유일한 왕족으로, 기철이 그를 끌어들였다는 의미는 왕을 바꾸려는 계략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공민왕 역시 심란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노국공주는 공민왕에게 힘이 되고자 이날밤 술상을 차려 공민왕을 초대합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한 신하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술상을 봐주면 힘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까닭에서 입니다. 그런데 그 신하는 술을 마시고 함께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힘이 난다고 한 것인데 과연 노국 공주가 그 말뜻(?)을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하~


아무튼 이날 밤 공민왕은 노국공주 처소를 찾았는데요. 노국공주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공민왕에게 "쌍성에 내 가족이 있다. 사람을 보내 도움을 요청하겠다. 기철이 원나라에 도움을 청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하겠다. 부디 도울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하지만 공민왕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공민왕의 성격상 원나라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게 분명한데, 설마 이렇게 또 노국공주에게 공민왕은 화를 내는 것일까요? 다행히 공민왕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자신이 준비해온 선물을 노국공주에게 건냅니다. 공민왕은 장식품들을 꺼내 "급하게 주문한 것이다. 왕비에게 어울리는 색으로 주문하라 했다. 마음에 드시냐"고 물었습니. 이어 공민왕은 한 상자에서 비단복면을 꺼냈는데요. 알고보니 공민왕이 원나라에 볼모로 잡혀있을 당시 노국공주를 고려 여인으로 오해하며 만났던 날, 노국공주가 흘리고 간 복면이었습니다.

 

 

 

 



공민왕은 "이것을 혹시 기억하냐. 그 날 내가 누군지 알면서 왜 말하지 않았냐. 왜 그날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는지, 대체 무슨 말을 듣고 싶어 계속 내 옆에 있는 건지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민왕은 "난 지금 가진 것이 많지 않다. 내가 가진 건 하나밖에 없다. 그건 바로 원리원칙이다. '원나라에 대항해 내 나라를 지키고 세도가들에 대항해 내 백성을 지킨다' 그게 내 원리원칙이다. 그런데 이미 한 가지 원칙을 깼다. 원나라의 여인은 마음에 품지 않겠다 맹세했는데 아무리 저항해 봐도 안 됐다.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와 내보낼 수가 없어 더 차갑게 대했다"며 노국공주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공민왕, 완전 나쁜남자 스타일이었네요. 사랑하기 때문에 더 차갑게 대했던 것이었어요. “원나라 연인은 마음에 품지 않겠다고 맹세 했는데,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돼 버렸다. 당신을 사랑해서 내 원리원칙이 깨졌다. 그러니 더 이상 원리원칙을 깨지 않도록 도와달라” 뭐 이런뜻 아니겠어요?


 

역시나 공민왕은 눈물을 흘리는 노국공주의 얼굴을 닦아주며, "이리 약한 내가 두 번 다시 원칙을 깨지 않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 달라"고 청하며, 제대로 선수다운(?) 멘트를 날립니다. 노국공주가 공민왕의 청과 마음을 모두 받아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술상을 물리고 함께 합방을 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마도 아직 잠자리에 대한 진짜 의미를 깨닫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다음날 아주 쌩쌩하더라고요. 공민왕과 노국공주, 둘다. 하하~

 

 


 

아무튼 이렇게 임자 커플과 노국커플의 달달한 로맨스가 극 전반을 지배한 가운데, 이날 방송 말미에서는 최영이 또다시 누명을 쓰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알고보니 기철의 계략에 빠져 뇌물을 수수한 혐의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지난 번 역모죄에 이어 또 다시 뇌물수수 혐의로 감옥행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왜 자꾸 최영에게는 이같은 말도 안되는 누명이 계속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방영될 14회를 봐야겠지만, 이런식으로 시간끌기 식 에피소드를 집어 넣는 제작진은 조금 더 스토리 전개에 있어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 밤도 본방사수를 통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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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2회 : 임자커플, 행복해서 더 불길했던 순간!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18일 방영된 <신의> 12회는 그야말로 임자커플(은수-최영)을 위한 한회였습니다. 이날 은수와 최영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어렴풋이 확인해 나가며 달달하고 애틋한 장면을 많이 연출해냈는데요. 시청자를 애태웠던 임자커플의 로맨스가 단 한 회만에 급진전, 앞으로 이야기 전개에 있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지난주 최영이 목숨을 걸고 기철과의 승부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은 은수는 이날 방영분에서 천혈을 찾아 떠나던 길을 포기하고 급하게 돌아왔는데요.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걸음으로써 기철과 최영의 싸움을 말릴 수 있었습니다. 기철에게 미래를 알고 있는 은수는 아직 죽게 놔둘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에 기철이 순순히 물러난 것이지요.

 

 

 

 

그런 은수에게 최영은 “왜 함부로 목숨을 걸고 그러냐”며 큰소리 쳤는데요. 이에 은수는 최영이 기철을 치려고 한 것이 자신 때문 아니냐며 "그러다 당신 죽어버리면 내가 죽인 거잖아. 남은 사람 심정이 어떤지 알면서 못됐어. 정말."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은수의 이 말속에는 최영에 대한 은수의 마음이 녹아 있었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지난 7년간 죽은 마음을 안고 살아야 했던 최영에게, 그런 아픔과 상처를 나에게 똑같이 줄 거냐고 되묻는 거 같았습니다. 남은 사람의 심정.. 그 마음을 최영이 모를 리 없죠.

 

 

 

 

게다가 은수는 기철과 싸우다 동상을 입은 최영의 손을 어루만지며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는데요. 서로 어긋나기만 했던 두 사람의 진심이 은수의 따뜻한 입김으로 인해 처음으로 하나가 된 순간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입김은 시청자의 마음에까지 스며들어 온기를 전해주었습니다.

 

 

 

 

한편, 자신을 걱정해 달려와 상처를 보듬어주는 은수의 모습을 보던 최영은 복잡한 심경의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요. 이를 연기하는 이민호는 뭉클함과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과 애틋함 등이 감정을 한꺼번에 표현해 냈습니다. 또한 그 순간 은수의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며 그녀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최영은 은수에게 두 번째 약속을 했는데요. 최영은 "그렇게 쉽게 목숨거는 짓, 안하겠습니다. 다시는..."이라고 말하며 은수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로소 최영에게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걸어 상대방을 지키려했던 임자커플은 이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면서 러브라인을 급진전시켰는데요. 이후 두 사람은 은수의 제안에 따라 공동의 적 기철을 상대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우선 은수는 먼저 최영에게 "우리 파트너하자. 첫 번째는 언제 어디로 가는지 말해 주는 거다. 두 번째, 파트너는 서로 지켜주는 거다. 싸운다고 말도 없이 가버리면 안된다"고 말했고, 최영 역시 "그렇게 하겠다"며 "그쪽도 말없이 가면 안된다"고 화답했습니다. 최영은 ‘파트너’라는 하늘말이 무엇을 뜻하지는 모르지만 은수와 한편이 돼서 같은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친다는 설명을 듣고는 마냥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은수와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는 최영의 마음입니다.

 

 

 

 

파트너를 맺은 두 사람은 기철에게 대항하는 공민왕을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갔는데요. 은수는 공민왕 에게 득이 될 자와 독이 될 자를 가려내는 거짓말을 술술 늘어놓아 기철을 교란시키는데 성공했으며, 최영 역시 기철이 노리는 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며 ‘칠살수’를 유인해 냈습니다.

 

이렇게 기철에 맞서기 위해 서로의 일을 해나가던 두 사람은 파트로서 정보도 교환하고 또 서로가 무사한지 확인도 하는 차원에서 하루에 한번씩 같은 시간에 만나기로 약속하였는데요. 이런 은수의 제안에 최영은 당황해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최영은 은수의 발목에 단검집을 채워주며 앞으로 칼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저는 호신술을 가르쳐 주다보면 자연스레 스킨십도 많아질 테고, 이들의 로맨스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에피소드가 만들어 질 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요. 순간 하루에 한 번씩 같은 시간에 만나자는 약속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심지어 불길하기까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이야 서로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지만, 은수는 언젠가 고려시대를 떠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매일 같은 시간에 만나자는 이 둘의 약속은 깨질 것이고, 그러면 결국 고려에 혼자 남은 최영만 이곳에 나와 은수를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나이든 최영이 은수를 떠올리며 “임자”하고 부르는 독백 장면이 그려졌는데요. 아마 은수가 떠난 뒤에도 최영은 약속 장소에 나와 매일같이 은수에게 자신이 한 일을 보고하며 홀로 쓸쓸히 자리를 지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특히나 이발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는 기철과 손잡은 덕흥군이 다이어리를 가지고 은수를 찾아왔는데요. 한껏 진전된 은수-최영의 로맨스에 새롭게 등장한 덕흥군이 찬물을 끼얹을 것만 같아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24부작으로 계획된 <신의>는 이날까지 총 12회가 진행되면서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는데요. 남은 12회에서는 임자커플의 달달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더욱 많이 그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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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0회 : 역사 스포일러 보다 불편했던 최악의 옥에 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많은 시청자가 예상했던 대로 <신의> 속 다이어리에는 은수가 다시 현대로 돌아올 수 있는 결정적 힌트가 담겨 있는 듯 보입니다. 은수는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숫자의 조합이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 좌표와 같다”며 기철에게 다이어리를 빼앗으려 했지만, 순순히 건네줄 기철이 아닙니다. 기철은 다이어리를 통해 다시금 은수가 하늘나라 사람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철없이 기철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한 탓에 은수는 기철의 욕심만 키우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조금 더 살펴보며 연구를 해봐야할 것 같다는 식으로 둘러댔으면 어땠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12일 방영된 <신의> 10회는 고려말 최영과 함께 뛰어난 장수로 활약하다가 이른바 위화도 회군 사건으로 고려를 멸망시킨 태조 이성계가 등장, 또 다른 반전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자신이 직접 치료해준 아이가 어린 시절의 이성계라는 사실을 깨달은 은수는 역사를 알고 있는 만큼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훗날 이성계가 바로 최영을 죽음으로 내모는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어리 속에 적혀있는 자신의 이름, 그리고 최영을 죽이게 되는 이성계를 본인 손으로 살렸다는 사실, 자꾸 알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역사에 관여하게 됨으로써 은수는 이날 큰 혼란을 겪었는데요. 결국 해서는 안 될 이야기까지 발설하며, 역사 스포일러를 남발합니다. 방송 후 은수를 ‘민폐 케릭터’라고 비판하는 지적이 많았던 이유도 결국은 이날 은수가 해서는 안될 말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날 은수가 발설한 내용은 모두 천음자의 임밀법(멀리서도 상대방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통해 고스란히 기철에게 전달되었는데요. 이를 눈치 챈 최영이 은수에게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은수는 기어이 제 할 말을 다 하고 맙니다.

 

 

 

 

우선 은수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다이어리를 기철로부터 받아낼 속셈을 가지고 그와 거래를 할 생각이었는데요. 장빈(이필립)에게 상담을 하는 중 은수는 사실 자신은 하늘나라에서 온 것이 아니라 먼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녀는 기철이 알고 싶어 하는 미래 이야기를 대충 전해주고 다이어리를 받을 계획이었지만, 이미 기철은 천음자를 통해 그런 은수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녀가 말해줄 미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으니 기철로서는 쉽게 다이어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은수가 이야기한 것이 맞는지 확인한 후에야 은수의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조건으로 은수를 자기 곁에 둘 가능성이 높지요.

 

그나마 장빈과의 대화는 이해할만 했습니다. 역사, 과학, 총, 무기, 상수도, 하수도와 같은 단어들을 쏟아냈지만 고려시대 사람인 기철이 그것을 알아듣을 수 있을리는 없을테니 말이죠. 문제는 자신이 치료한 이성계의 앞날을 공민왕과 노국공주, 장빈, 최영, 그리고 이를 몰래 훔쳐듣고 있는 천음자에게까지 모두 발설했다는 점입니다.

 

 

 

 

은수는 자신이 이성계를 살렸다는 대목에서 조금씩 역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장빈에게 묻게 되죠.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왕비님 돌아가셨을까요?"

이에 장빈은 당시 왕비의 상태가 위중했던 만큼 그랬을 것이라고 수긍했습니다.

 

이어 경창군의 죽음을 떠올린 은수는 “만약 내가 찾아가지 않았다면 경창군 마마 독으로 죽진 않았겠죠. 죽어도 독은 아니었겠죠?”라고 물었으며, 소년 이성계에 대해서는 “만약 그 아이 내가 치료해 주지 않았다면 죽었을까요? 그 아이 진짜 내가 아는 이성계라면... 이게 다 뭐야”라며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급기야 은수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 아이가 나중에 이씨 조선....”이라고 말한 뒤 급하게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습니다. 만약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게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면, 공민왕과 최영이 이성계를 가만둘리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조선을 세워지지 않을 것이고 역사는 그야말로 알 수 없는 혼돈속으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다행이 은수는 ‘이씨 조선’까지만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별다른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천음자의 능력을 염려한 최영은 은수를 급히 데리고 나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든, 혹은 무슨 말이든 아무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죠.

 

그러나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은수는 "내가 속이 터져 죽겠다. 내가 오늘 당신 죽일 사람을 살려냈단 말야.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되는데. 여기까지 끌려와서 내가 왜 이래야 되냐구"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기구한 운명에 처한 서러움의 눈물이자, 감당할 수 없는 역사에 대한 책임을 떠안야만 했던 한 여인의 눈물이었습니다.

 

 

 

사실 이날 은수가 복잡한 심경 속에 남발한 ‘역사 스포(스포일러)’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필자가 불편함을 느낀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성계가 세운 조선을 이야기함에 있어 은수가 ‘이씨 조선’이라고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보통 나라 앞에 성씨를 붙이는 경우는 멸망한 나라를 이야기할 때 쓰는 방법인데, 이 방법이 사실은 일제에 의해 조선이 강제 합병 된 후 일본 학자들이 조선을 부르기 위해 만들어낸 표현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으로 ‘이씨 조선’이라는 말에는 조선을 비하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일제 강점기 일본 학자들의 사고가 녹아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최근 독도와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외교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철저한 고증을 거치지 않고 이런식의 표현법을 사용한 작가와 제작진에게 못내 아쉬움이 남더군요. 이미 우리나라 안에서도 이런 표현법을 일반적으로 쓰고 있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으나 그 역시 식민사관으로 인한 결과라면 당연히 고쳐나가야 할 부분인 것입니다.

 

 

 

 

때문에 이날 방송에서 은수가 말한 ‘이씨 조선’은 은수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나 역사의식과는 별개로 제잔진의 무능력이 만든 최악의 ‘옥에 티’임에 틀림없습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 그리고 최영 장군에 이어 이성계까지 등장시켜 역사의 판을 키워버린 제작진은 앞으로도 이런 세심한 부분에 있어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신의’의 앞날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끝으로 사극보다는 판타지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고증을 거쳐 시청자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랍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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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은수가 화타가 될 수 없는 이유와 수첩에 담긴 진짜 비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신의> 9회 마지막에 등장한 화타의 두 번째 유물이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에 있어 매우 비중 있는 복선 혹은 매개체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유물이었던 메스에 이어 두 번째 유물은 은수의 이름이 적힌 다이어리로 밝혀졌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시청자를 ‘멘붕’ 상태에 빠뜨린 이 다이어리는 방송이 끝난 뒤 화타의 정체가 사실은 은수였다는 가정과 다이어리 속에 적힌 숫자와 알파벳에 대한 각종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공감을 얻고 ‘설’은 수첩에 적힌 각종 숫자와 알파벳이 천혈을 통해 타임슬립했던 기록이라는 것입니다. 현대로 돌아온 은수가 최영을 잊지 못해 다시 그를 만나러 타임슬립을 했다가 고려시대보다 훨씬 먼 과거인 삼국시대까지 날아갔다는 추측이죠. 지난 1회에서 최영이 2012년 대한민국으로 천혈을 타고 이동할 당시 태양의 흑점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방영되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 수첩에는 흑점에 대한 정보까지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직 최영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타임슬립을 시도하고, 완벽하게 시공간을 설정하게 위해 꼼꼼하게 기록해 둔 것이 바로 이 은수의 수첩이 아니냐는 가정은 그 스토리 안에 담긴 비극적 서사로 말미암아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은수가 과연 화타였냐는 의문과 이 수첩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난 1회에서 제작진이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화타 등장 장면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제작진은 화타가 조조의 두통을 치료하고 자신을 붙잡으려는 조조군을 피해 하늘로 훨훨 날아갔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화타는 긴 수염을 가진 할아버지의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화타가 나이 많은 남성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은수가 타임슬립을 해서 삼국시대로 날아가 조조의 병을 치료하고 화타로 불리우게 되었다는 가정은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현대로 돌아온 은수가 다시 타임슬립을 하여 삼국시대로 날아가 화타의 화신이 되었다고 한다면, 화타에 대한 전설은 지금의 전설과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화타의 유물이 메스와 다이어리처럼 은수가 소장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물건들이었냐 하는 의문이 남는데요. 이 부분에서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비록 은수가 화타는 아니었을지언정 그 시대로 타임슬립한 적은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영의 약속대로 고려시대에서 현대로 돌아온 은수는 어떤 이유에서든 다시 한 번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고, 처음 자신이 고려로 타임슬립되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 천혈의 비밀을 풀게된 것이죠. 하지만 특정 시기까지 정확하게 타임슬립을 조절할 수 없었던 은수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그 와중에 삼국시대까지 가게 된 것이라 유추할 수 있습니다.

 

기철의 스승이 만난 화타는 실제 역사 속 화타가 아니라 사실은 은수였으며, 은수는 그 시대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세 가지 유물을 남기고 돌아온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도구와 다이어리,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유물까지 공개가 되면 왜 현대로 돌아온 은수가 다시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 것인지, 그리고 세가지 유물은 왜 남긴 것인지 그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현대로 돌아온 은수가 고려의 역사가 크게 어긋났다는 점을 확인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입니다. 둘째는 최영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큰 병을 입거나 부상을 당해 그를 살리기 위해 현대로 왔다가 다시 과거로 향한다는 설정입니다. 단지 현대로 돌아오고 나니 최영이 그리워 과거로 향했다는 것은 무언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꼭 과거로 다시 타임슬립을 해야만 했던 ‘이유’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왜 삼국시대로 타임슬립한 은수가 수술도구와 수첩을 의도적으로 남겼냐는 것인데요. 아마도 미래의 은수는 고려시대에서 자신이 겪은 운명을 미리 알고 있는 만큼, 그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 단서가 될 물건들을 삼국시대에 미리 놓고 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혹시 자신이 고려시대로 타임슬립을 못해 직접 그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다 하더라도 현재 고려에 살고 있는 은수가 자신이 남긴 물건들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말이죠. 때문에 세 번째 유물은 은수가 현대로 와서 다시 과거로 타임슬립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관련이 깊은 물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역사책 혹은 최영의 생명을 구할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은수 자신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은수가 타임슬립을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역사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어렸을 적 인기있었던 드래곤볼이라는 만화만 보더라도 과거의 트랭크스가 미래로 오게 되면서 그 미래가 조금씩 변했던 것처럼 말이죠. 하물며 미래의 인물이 과거로 갔다면 그 과거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게 될 것이란 점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어느 순간 은수는 역사와 사랑이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상해볼 수 있는 결말은 은수가 최영을 살리면서 자신은 고려를 떠나고, 최영이 죽지 않고 살아 나면서 역사는 원래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것이란 점입니다. 물론 최영이 이성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고려는 멸망하고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는 역사적 흐름은 변하지 않겠죠.

 

역사가 올바르게 돌아가니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 지, 아니면 은수와 최영이 헤어지게 될 것이니 비극이라 해야할 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수수께끼의 시작은 이날 공개된 화타의 두 번째 유물, 수첩에 있다는 것이지요. 과연 현재의 은수는 미래의 은수가 남겨 놓은 게 분명해 보이는 이 수첩을 통해 자신과 최영에게 닥칠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요? 드라마가 점점 더 쫄깃해지는 순간입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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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9회 : 김희선, 의사로서 자신의 존재가치 깨달은 장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구’라는 생각이들고, 그래서 자존감이 무너지고, 최악의 경우 삶을 포기하는 경우는 바로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가 들때이다. 정글의 법칙2에 처음 출연하여 사막길에 오른 박정철이 “내가 여기에 왜 와 있는지 싶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병만이 형이 하려는 걸 보니 나도 하려고 노력하지만 턱도 없다. 못 따라간다. 병만이형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부족원 내에서 큰 역할과 도움이 되는 모습 보여주고 싶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본인 없이도 잘 돌아가는 정글 생활을 보며 급기야 “존재가치가 없다”, “자포자기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만큼 사람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닫고, 쓸모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게 때로는 살아가는 힘이되고,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방영된 <신의> 9회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은수(김희선)가 비로서 고려시대에 사는 하늘의원으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달았다는 점이다.

 

 

 


이날 방영된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은수는 공민왕(류덕환)과 최영(이민호)의 기지 덕분에 기철로부터 벗어나 다시 궁에 돌아올 수 있었고, 은수를 빼앗긴 기철은 화타의 두번째 유물을 미끼로 은수를 다시 되찾아오려 했다. 

 

우선 기철의 집에 붙잡혀 있던 은수는 기철이 자신을 이용해 역사를 바꾸려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했으며, 사실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모른다며 상황을 모면했다.


하지만 기철은 예전에 은수가 곧 원나라가 망할 것이며, 기철 역시 머지 않아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을 기억했으며, 은수에게 어떤 나라가 망하고 어떤 나라가 생겨나는지 알려달라며 추궁했다. 그는 자신이 힘있는 강대국을 건설할 것이라며, 은수에게는 가장 높은 자리인 자신의 옆자리를 선사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기철은 은수의 의술보다는 앞날을 내다보는 능력을 탐낸 것이며, 은수를 이용하여 역사와 미래를 바꾸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은수 구출 작전’에 나선 최영은 기철의 집에 들러 빼앗긴 자신의 칼을 돌려달라고 했으며, 은수에게 “하늘나라에서는 거짓말 잘하냐? 앞으로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힌트를 주고 떠났다.


은수 구출 작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철과 은수를 궁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노국공주가 나섰다. 노국공주는 공민왕의 부탁으로 목에 난 상처가 다시 발병했다고 연기를 했으며 이는 의선인 은수가 아니면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기철은 은수와 함께 궁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기습적인 친국이었다. 그 자리에는 지난 경창군 살해 사건 당시

기철에게 협력했던 강화군수가 붙잡혀와있었고, 공민왕은 은수에게 경창군의 사가에 침입해 그를 빼돌리려 한 죄를 물었다. 그리고 은수에게 경창군을 빼내오도록 지시한 것이 강화군수가 맞는지 확인했다.

 

 

 


아니라고 말하려던 은수는 최영이 말한 ‘거짓말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판단, 강화군수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자백했다. 공민왕은 강화군수에게 역모죄를 물어 처벌했으며, 그에 협조한 은수는 국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은수를 기철의 손에서 빼냈다. 역모죄가 자신에게까지 오는 것을 막기 위해 기철은 강화군수를 모른척해야 했으며 은수 역시 공민왕에게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은수는 자신이 역모죄에 몰려 죽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공민왕과 최영은 은수가 노국공주를 살려 공을 인정 받은 것으로 깔끔하게 뒤처리(?)까지 해줬다. 모든게 기철로부터 은수를 안전하게 빼내기 위한 계획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꼼짝없이 역모죄를 쓰고 죽는줄 알었던 은수는 쉽게 분이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지략이었다고는 해도 최영이 자신을 향해 “국법을 어기고 경창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의선 또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서운함까지 느껴졌다.


은수는 최영을 향해 “해도해도 진짜 너무한다. 내 세상에서 나를 강제로 납치해 온 거 기억은 하냐? 오자마자 거지같은 곳에서 억지로 수술시키고 사람 잡아서 패고 묶어서 끌고 다녔다”며 최영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최영을 향해 분풀이를 하고 돌아서던 은수는 장빈(이필립)을 만나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는데, 은수는 “나 정말 못살겠다. 여기 이 세상 너무 끔직하다. 내가 왜 이래야 되냐? 나 엄마도 보고 싶도 우리 아버지도 보고 싶다. 정말 더 못하겠다”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털털하고 자신감 넘친는 은수의 모습만 보아오던 장빈은 그런 은수의 모습에 놀라 신경안정에 효과가 있는 차를 대접하며 이야기를 들어줬다.


알고보니 은수는 지난 경창군이 기철의 독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을때 아무것도 못하던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나 있었다. 특히 최영이 “너 의선이잖아. 아무거나 좀 해보라”며 소리쳤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마음에 걸려했다.

 

 

 


이에 장빈은 자기 역시 ‘살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은수를 위로했다. 다만 장빈은 만약 자신이 거기에 있었더라면 경창군 마마를 편안하게 죽도록 해줬을 것이라며, 최영이 칼을 쓰게 만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모시던 주군을 편안하게 죽도록 찔러야 했던 것은 곧 자신의 마음을 찌른 것이고, 오직 궁을 나가 자유롭게 살기 원했던 최영이 그 일 이후 궁에 남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건네 들은 은수는 그제서야 무언가 깨달은 표정이었다.

 

 

 


바로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에 최영은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자리에 자신이 아니라 장빈이 있었다면 장빈은 약초를 통해서든 혹은 침을 통해서든 고통에 몸부림치는 경창군 마마를 조금 더 편안하게 죽음으로 인도했을 것이다. 굳이 최영이 칼로 경창군을 찌르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에서 사용하는 의약품도 그리고 수술장비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에 은수는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은수의 결심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바로 고려시대에 필요한 의원이 되는 것이다. 뜸을 들이고, 약초를 달이고, 침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그런 의원 말이다. 은수가 장빈을 스승으로 모시며 한의학을 배우게 될 것이란 사실은 바로 이날 은수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달으면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날 방송에서는 은수와 최영이 서로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최영이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이 없도록 하기위해서도 그리고 혹시라도 모를 최영의 부상을 치료해주기 위해서라도 아마 은수는 열심히 한의학을 배워 진정한 의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이 낯선 고려 땅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고, 또 그래야 자신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방송 마지막에서는 은수를 다시 되찾기 위한 기철이 화타의 두번째 유물을 들고 은수를 찾았는데, 그 유물은 바로 은수의 다이어리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1000년전 화타가 은수라는 이야기인데, 과연 이 다이어리가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하루빨리 은수가 장빈으로부터 한의학을 배워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여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오늘처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은수가 눈물을 흘리면 그것을 지켜보는 최영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기 때문이다.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만큼, 은수와 최영도 하루 빨리 달달한 로맨스를 엮어나갔으면 좋겠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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