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연예계 잇따른 사건사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우리사회의 한 단면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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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송혜교 탈세 논란부터 김현중 폭행 피소, 그리고 이병헌 협박 사건까지, 탑스타급 연예인을 둘러싼 스캔들이 날마다 언론과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연예인을 둘러싼 가십과 논란이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연예계 대형 스캔들은 모두 ‘돈’과 얽혀 있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함을 자아낸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는 세 사건의 이면에는 모두 물질만능주의의 그늘이 보인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다가온다. 마치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만 같다.

 

 

 

 

우선, 가장 먼저 터져 나온 송혜교 탈세 논란. 송혜교는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137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 중 67억원을 필요 경비로 신고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필요경비 중 54억원에 대해서는 증빙 서류 한 장 없이 임의로 경비 처리를 하고, 일부 금액에 대해선 신용카드 영수증을 중복 제출해 경비를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송혜교 측은 지난 2012년 서울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돼 25억원의 세금을 추징 받았다고 한다.

 

송혜교는 공식 입장을 통해 세무법인(실제로는 회계법인)의 업무 미숙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 밝혔지만,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고의적인 탈세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세무법인의 부실 신고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수십 억 원’ 이라는 금액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단순 실수라 하기에는 어딘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 ‘돈’ 이라는 강력한 욕망은 때때로 진실마저 삼켜버린다는 점에서 그녀의 탈세 의혹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송혜교에 이은 김현중의 폭행 사건은 사실 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그 이면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폭행 사실이 밝혀 진 뒤 김현중과 그의 소속사가 취하는 행태를 보면, 그들은 오로지 ‘월드투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중은 2일 오후 9시께 사건이 접수된 송파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내 조사에 임했다. 여자친구 A씨에 대한 폭행치상 및 상해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된 지 11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가 ‘여자친구 폭행 사건’이라는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고도 이렇게 늦게 나타난 이유는 다름 아닌 해외공연 때문이었다.

 

김현중의 소속사 측은 김현중 폭행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공식입장을 통해 해외 일정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김현중은 지난달 26일 방콕, 30일 광저우에서 공연을 마쳤다. 오는 7일에는 페루 리마, 12일엔 멕시코 멕시코시티, 16일엔 일본 나고야 공연이 예정돼 있다.

 

자신의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땅바닥에 떨어져도, 팬들과 대중을 실망감에 빠뜨린 폭행사건에 연루되어도 월드투어 콘서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내 활동에 차질을 빚어도 해외에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재기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예정된 스케줄을 취소할 경우 감내해할 금전적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해외 공연을 강행하지 않았을까 싶다. 법적인 책임과 도덕적 책임을 모두 지어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 조차 돈의 논리가 작용하는 걸 보니 정말로 우리사회가 물질만능주의에 너무 병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끝으로, 이병헌 협박 사건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찰에 따르면 이병헌과 함께 술을 마신 두 여성이 그와 나눈 음담패설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인터넷에 유포하지 않는 대가로 50억 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미 언론을 통해 밝혀졌지만, 그 중 한 여성은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로, 그녀의 나이는 이제 갓 21살이다.

 

한창 자신의 꿈을 위해 가요계에서 활동하는 그녀가 연예계 선배인 이병헌에게 협박한 이유는 50억 원이라는 돈 때문이다. 그것이 양심과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남의 약점을 빌미 삼아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그녀에겐 최소한의 양심이나 도덕적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물질의 가치가 양심과 체면, 염치, 법과 도덕을 앞서기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연예계 대형 스캔들은 그들이 유명 스타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측면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돈의 가치가 다른 가치의 위에 서면서 발생하는 비도적적이고 비양심적인 일이 가득하다. 문제는 그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해지는 과정에서, 이제는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최근 발생한 대형 스캔들엔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 녹아있다. 단순한 가십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당사자와 관계자 중에 법적 책임이 있다면 그 죄를 달게 받아야 할 것이고, 또 대중에게 안겨준 실망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만회해나가야 할 것이다. 돈,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 한들, 법과 도덕, 그리고 신뢰의 가치보다 위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잇따른 연예계 사건사고가 그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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