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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의 부진, 단지 아이유 때문일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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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의 부진, 단지 아이유 때문일까?

 

시청률 참패, 연기력 논란, 미스 캐스팅, 사전제작의 함정. 지난 한 달간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가 거둬들인(?) 기분 나쁜 수식어들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경쟁작 <구르미 그린 달빛>에게 1라운드 KO패를 당하고 만 <달의 연인>에겐 달의 몰락이란 조소까지 뒤따르고 있다.

 

10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은 <달의 연인>은 어째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지고 말았을까. 세간의 분석대로 몇몇 가수 출신 배우의 부족한 연기력이 발등을 찍은 것일까? 그 이유를 살펴보자.

 

 

 

 

아이유의 사극 연기 분명 시기상조이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배우 이지은(아이유)의 사극 연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 보인다. 현대극에서는 이질감 없이 극에 녹아들었던 아이유가 유독 <달의 연인>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는 건, 그만큼 그녀의 사극연기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가능하다.

 

그나마 타임슬립(시간이동)’ 설정 덕에 아이유는 현대인의 말투와 감정을 기반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연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 보다는 겉도는 인상을 심어준다. 차라리 힘을 더 빼고 연기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면서 연기 내공을 더 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드라마의 부진을 아이유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곤란하다. 그녀의 연기가 부족한 것과는 별개로 <달의 연인>은 보다 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바로 최근 드라마의 흥행 공식과도 같은 직진 로맨스폭풍 전개를 모두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느슨했던 1·2, 불필요한 삼각로맨스, 시청자를 잃다

 

<달의 연인>은 한주 앞서 출발한 <구르미 그린 달빛>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8291,2회를 연속 방영하는 파격적인 편성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 결과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7.4%에 불과했던 1회 시청률이 2회에 이르러 9.3%까지 뛰어 오른 것이다.

 

문제는 1,2회를 모두 보고 난 시청자의 반응이다. 퓨전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뭔가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시청자는 단순한 인물 소개에 그치고 만 느슨한 전개에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회 시청률이 7%로 곤두박질 친 이후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 바로 극 초반의 지지부진한 전개 탓이다.

 

차라리 <육룡이 나르샤>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주요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따로 그려낸 뒤, 인물 각각의 등장을 보다 더 극적으로 표현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선 보다 더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어야 했는데, 여기서 제작진은 상당한 시간을 아이유-이준기-강하늘의 삼각관계에 할애하고 말았다. 특히, 극 설정상 형부와 처제로 연을 맺은 아이유와 강하늘의 감정의 깊어지면서 근친로맨스는 논란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남녀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로맨스는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검증된 이야기지만, 최근엔 그 결이 조금 달라졌음을 제작진은 이해하지 못한 듯 보인다. 시청자는 이제 복잡한 감정 변화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만을 고집하는 직진 로맨스에 더 열광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역시 삼각관계가 등장하긴 하지만 <달의 연인>처럼 복잡하게 그려내진 않는다. 오히려 박보검과 김유정의 서로를 향한 마음에 집중하면서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중이다.

 

 

 

 

안타까운 건, <달의 연인>의 경우 100% 사전제작드라마라는 특성상, 극 초반 지적된 문제들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이준기를 중심으로 한 액션이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하고, 주인공들의 복잡했던 로맨스도 조금씩 정리되는 모양새지만, 이미 떠나버린 시청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무언가 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걷다란 뜻을 가진 한자어 보보경심’. 바로, 지금이야 말로 얼어붙은 시청자의 마음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걸어갈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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