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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과 장수원은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연기로는 시청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아니, 어색하고 서투룬 연기로 오히려 비난을 자초했다. 하지만, '발연기'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려은 채 희화화의 대상이 되길자처했다. 정말, 강철멘탈이 따로 없었다. 그러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감추고 싶은 과거를 웃음의 소재로 꺼내놓자 단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바로 28일 방영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 '연기의 神' 특집에 출연한 강민경과 장수원의 이야기다.

 

 

 

 

이날 방영된 <라스>는 시종일관 강민경과 장수원을 물고 늘어졌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연기의 神'이라는 특집명이 사실은 '발연기' 스타를 지칭하는 반어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리를 함께한 에프터스쿨 리지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연기가 괜찮은 편이었고, 드라마에서 주스를 뱉어내는 장면으로 유명세를 치른 박동빈의 경우에는 워낙 내공이 탄탄한 연기파 배우였다. 그런의미에서, '익룡연기'와 '로보트연기'를 선보이며 '발연기 스타'의 대명사가 돼버린 강민경과 장수원은 MC들이 공격하기 딱 좋은 대상이었다. 두 사람을 염두해 두고 마련한 특집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4MC의 관심과 공격은 두 사람에게 집중됐다. 시종일관 강민경의 어색한 울음연기와 장수원의 딱딱한 대사톤을 따라하며, 그들을 놀리기에 바빴던 것이다.

 

 

 

 

때로는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마저 도가 지나친 게 아닐까 싶을 만큼의 생각이 들 정도로 수위 높은 디스가 이어지기도 했다.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 <라스>의 정체성이라 할지라도 인신공격에 가까운 조롱은 제 아무리 웃음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자칫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놀리는 사람도, 놀림을 당하는 사람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모두 웃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방송을 살린 것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호인'의 면모를 보여준 강민경과 장수원의 강철멘탈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능엔터테인먼트' 특집인 줄 알고 섭외에 응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붙은 '발연기'라는 딱지가 다소 불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연기력을 쿨하게 인정했다. 게다가 굴욕을 맛봐야했던 과거 연기 영상을 이날 방송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대응했고, 오히려 자신들이 나서서 '발연기'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강민경의 경우에는 자신의 연기 영상을 보며 가장 크게 즐거워했고, 당시에는 워낙 많은 지적과 비난을 받아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며 MC들이 자신을 놀리는 데 있어 부담감을 가지 않도록 배려했다. 만약 이날 강민경이 자신을 놀리는 MC 들을 향해 진지한 표정을 짓거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면, 리지와 장수원이 강민경의 연기를 흉내내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민경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익룡연기'를 감추고 싶은 과거가 아닌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예능소재'로 풀어냈다. 

 

장수원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감정이 없는 것 아니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은 받은 것이냐"며. 그의 <사랑과 전쟁> 속 연기를 두고 MC들의 놀림이 계속되었음에도, 끝까지 싫은 표정 한번 없이 방송 내내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구라의 말대로, 정말로 호인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특히, 아이돌 후배격인 규현이 장수원을 놀리기 위해 로보트 말투를 써가며 질문을 던져도, 장수원은 규현이 프로그램 밖에서는 깍뜻하다며 오히려 규현을 감쌌다.

 

 

 

아무리 예능이라 할지라도, 반복해서 치부를 건드리면 짜증이 날 수도 있는 법이다. 농담삼아 버럭하며 큰 소리를 낼수도 있고, "그만좀 하라"며 소리를 칠수도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질문을 돌릭고 싶거나 대답하기 곤란할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날 강민경과 장수원은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발연기'라는 이미지를 웃음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고, 매우 유쾌하게 반응했다. 놀림을 당하는 사람이 즐거워하니,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역시 마음놓고 웃을 수 있었다. 호인이 따로 없을 만큼 방송 내내 웃음을 지어보인 강민경과 장수원의 긍정적인 리액션 덕분에 MC들의 짓궃은 질문 역시 개그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연기로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치부앞에서 끝까지 환하게 웃어보인 이들의 강철멘탈은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전업 연기자가 아닌 마당에, 연기력이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며 고개 숙이는 자세와 시청자를 기분좋게 만들어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는 마음가짐이 있는데 말이다. 누가 뭐래도, 이날 <라스>에서 만큼은 두 사람 모두 최고임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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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의 정체성에 대해선 방송을 즐겨보는 시청자마다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김구라의 독설을 ‘라스’의 상징이라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윤종신의 깐족거림을 혹은 게스트에 대한 공격과 무형식의 토크를 ‘라스’의 근간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라스’를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으로 바라 볼 때의 이야기다. 재미와 웃음이라는 외피를 벗겨 놓고 보면, 이 프로그램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매우 진지하고 때로는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타이틀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만큼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담론을 전달하기도 한다. 지난 2일 방영된 ‘얼굴 없었어야 할 가수’ 특집 역시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인 방송이 아니었나 싶다.

 

 

 

 

‘라스’ 품격 높인 이승환의 일침

 

우선, 이승환, 린, 정지찬, 정준일이 게스트로 출연한 이날 방송이 ‘얼굴이 없어야 할 가수’특집으로 꾸며진 것은 매우 반어적인 표현으로 느껴진다. 보통 ‘얼굴 없는 가수’라 함은 음악성이나 노래에 비해 외모가 부족한 가수를 일컫는 말인데, 그 안에는 일종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라스’에서 대놓고 이들을 ‘얼굴이 없어야 할 가수’라고 묶은 이유는 아마도 음악성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가수들이란 뜻이 내포돼있지 않나 싶다. 물론 이들의 외모가 그들의 음악성을 가릴 만큼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나, 최근 가요계가 가수들의 외모와 퍼포먼스 등 비주얼에 집착하는 세태로 변해가는 까닭에 ‘라스’는 굳이 이들을 이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 ‘디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들의 음악성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랄까.

 

 

 

 

이뿐만 아니다. 이날 방송이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프로그램의 타이틀에 부합될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 음원 위주로 소비되는 음악 시장에 대한 예리한 분석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비록 이승환의 입을 통해 전달되어지긴 했지만, 그 답을 유도한 것은 김구라의 질문이었고, 제작진 역시 이승환의 진지했던 대답을 희화화 시키지 않고 담백하게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방송 막바지, 김구라는 이승환에게 “요즘 가요 순위에서 1위는 아주 잠깐밖에 못한다”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매우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이승환의 대답이 더욱 걸작이다. 이승환은 “사실 90년대에만 하더라도 음악은 소장의 개념이었는데, 중간쯤 와서는 저장으로 바뀌고, 지금은 마치 소모의 개념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며 음악(혹은 음원)의 소비 형태가 바뀐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좀더 심하게 이야기 하자면, 마치 음악이 이통사(이동통신사)의 하위 카테고리 같은 느낌”이라며, 음원 유통 시장의 불균형성을 꼬집기도 했다. 이승환은 돈을 많이 가수가 마치 실력있는 가수로 포장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고, MC들과 다른 게스트 역시 그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실제로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어제 1위를 했던 곡이 오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길어야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순위가 요동치는 지금의 음원 시장에서는 노래나 음악 자체가 갖는 힘 보다는 다른 요인들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측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신곡이 발매 되었을 경우 노출 마케팅이나 노이즈 마케팅 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와 무관치 않다.)

 

물론, 변환된 환경에 적응하고 바뀐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또한 능력이다. 그런 능력에 밝은 사람이라면 분명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각종 음원을 상위권에 랭크 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에 불과할 뿐이다. 단지 그것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했다고 해서 음악의 본질까지 바뀔 수 있는 것일까. 한번쯤은 생각해볼 문제다.

 

이날 ‘라스’는 음악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품격’이었으며, ‘라스’를 단순한 예능에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승환의 한마디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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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연기자는 연기로 말하고, 가수는 노래로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픈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의 성격이 슬프거나 우울한 것은 아니며, 또 희극 연기에 탁월하다고 해서 평소에도 그 배우가 늘 유쾌하고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TV와 무대를 통해 전달되는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때때로 대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의 이미지, 혹은 캐릭터를 실제 모습과 혼동하기도 하며 자신이 기대했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캐릭터와 실제 모습에서 느껴지는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일종의 이기심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시청자의 경우에는 18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다소 싱겁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욕슬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슬기가 게스트 중 한명으로 초대됐음에도 불구, 이날 방송에서 김슬기가 욕을 입에 담은 경우는 딱 한번. 그것도 방송 초반 MC들의 요구에 마지못해 보여준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속 시원한 욕설, 혹은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입담을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에게 이날 김슬기의 모습은 분명 ‘의외’였으며,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MC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녀는 분명 우리가 알던 그 김슬기가 아니었다.

 

 

 

 

tvN <SNL 코리아>로 이름을 알린 김슬기는 여전히 대중에게 ‘욕 잘하는 귀여운 연기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왜냐하면, 그녀가 맡은 캐릭터 가운데 아직까지 ‘여의도 텔레토비’ 속 ‘뽀’만큼 대중의 뇌리에 남는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그동안<SNL 코리아>를 통해 찰지고 거침없는 욕설을 내뱉거나 욱하고 소리 지르는 콩트연기를 많이 선보였던 까닭에 정극 연기자라기보다는 희극 연기자로서의 느낌이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8월 그녀가 <SNL 코리아>를 하차하고, 드라마와 영화 등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몰입한다고 했을 때 대중이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욕설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SNL 코리아>를 떠나 정극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여배우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지기까지 했다. 코믹 캐릭터 외에는 그녀가 커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욕슬기’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과연 비난 받아야 할 일일까? 일부의 지적대로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이날 발언은 초심이 변한 것을 대변하는 말이었을까?

 

 

 

 

글쎄…. 판단은 대중의 몫이겠지만, 그 전에 하나는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바로, 대중이 알고 있던 ‘욕슬기’의 모습은 그저 하나의 캐릭터였을 뿐이며, 그녀의 연기가 빚어낸 이미지였단 사실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욕으로 떠 놓고 이제와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말언이 다소 불편하게 들릴 수는 있다. 다만, 평소에는 말이 없고, 연기가 아닌 실제 생활과 모습에서는 그저 재미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장진 감독의 증언(?)은 되새겨봄직 하다.

 

아무리 코믹 연기에 능한 희극 연기자라 하더라도 토크쇼에 나와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만 보일 수는 없는 법이다. 오히려 작품 속에서 보여준 매력 외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더 클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솔직하고 리얼한 모습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큰 상황이다. 때문에 김슬기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슬기’라는 이미지 외에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비록 말수가 적고, 대답이 다소 평범해 재미가 떨어졌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초심이 변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이날 방송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차분해 보이는 성격까지, 그동안 몰랐던 김슬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그녀의 초심을 운운하며 실망하기에 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우 김슬기의 도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아닐까 싶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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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토크쇼’라는 장르 자체가 위기이긴 위기인 모양이다. 1인 토크쇼의 대표주자 격이었던 MBC <무릎팍 도사>가 저조한 시청률을 견디지 못하고 간판을 내린데 이어, SBS <힐링캠프> 역시 화제성 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생방송 카드를 꺼내들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SBS <화신>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자처했으며, 심지어 모든 토크쇼가 망해도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았던 <라디오스타> 마저 최근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몇몇 이해할 수 없는 기획의도와 게스트 조합, 그리고 논란만 불러일으키는 출연자들의 발언과 태도에서 엿볼 수 있듯 최근의 <라스>는 ‘뭘 해도 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라스>에 대한 논란과 비판적인 시각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 6월 제작 교체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우선은 제작진의 마인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28일 방영된 ‘순정마초’ 특집만 봐도 그렇다. 이날 방송은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김동현, 배명호 선수와 함께 격투기 마니아로 알려진 배우 신소율이 함께 해 기대감을 높였다. 나름 신선한 조합이었고,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격투기 선수들의 이면과 거친 경기 뒷 이야기를 ‘라스’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경우 꽤 괜찮은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매운 맛을 느껴 본 적 없다던 추성훈 선수가 청양 고추를 먹고 눈물을 흘린다거나 콜라를 먹고 트림을 내뱉은 것과 같은 소소한 개인기를 제외하고 나면 왜 굳이 격투기 선수를 불러 모아 ‘순정마초’ 특집을 마련했을까 하는 의구심만 남는다. 거친 외모와 달리 허당기 가득한 그들의 모습은 충분히 매려적이었지만, 이를 풀어내는 제작진의 구성능력은 너무도 구태의연했다.

 

가령, 방송초반 선수들의 상의를 탈의시켜 가슴근육과 복근을 노출시킨 것은 너무도 예상 가능한 식상한 진행이었다. 게다가 MC인 김구라가 김동현 선수의 가슴을 움켜쥐거나 상의 탈의한 몸을 쓰다듬으며 근육을 칭찬하는 장면 등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설정이었다.

 

 

 

 

게다가 격투기 마니아라는 이유로 섭외한 신소율에게 세 명의 격투기 선수의 몸을 평가하고 심지어 상의 탈의한 몸을 만져보도록 권유한 장면은 저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잘 단련된 운동선수의 몸은 분명 보기 좋고 예능 소재로 삼기 훌륭한 아이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각진 근육이 동네북은 아니지 않은가? 남자 MC가 와서 마음대로 쓰다듬고 움켜쥐며, 심지어 여자 게스트에게 만져보도록 유도하는 모습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라스> 제작진은 여전히 <세바퀴>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던 관습을 버리지 못한 모양인데, <라스>라는 프로그램에 왔다면 이제는 <라스>만의 방식을 조금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남자 아이돌의 복근을 공개 한 뒤 아줌마 게스트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거나, 여자 아이돌의 섹시 댄스에 넋을 잃은 아저씨 게스트들의 반응을 담아내는 방식은 결코 ‘라스’ 시청자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아무리 뛰어난 몸매의 여자게스트가 출연하더라도 남자 MC나 남자 게스트가 그 여자 게스트의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여자 게스트가 남자 게스트의 맨 살에 손을 대는 것은 웃음으로 넘어가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을 왜 제작진이 앞장서 부추기고 연출한단 말인가.

 

<라스> 제작진은 지난 4월 <세바퀴>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장면 등이 문제가 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세바퀴> 때 관성화 된 연출을 <라스>에서 계속 재현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토크쇼’의 위기 속에서 <라스>는 생각보다 더 일찍 좌초될 것이다. 부디, 제작진의 각성을 기대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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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격세지감(隔世之感) 이 또 있을까. 배우 클라라의 입지가 야구장 시구 한번 이후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타이트한 의상으로 몸매를 한껏 강조한 그녀의 시구 의상은 단박에 화제로 떠올랐고, 클라라는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과 대중의 ‘핫’한 관심을 받고 있다. ‘섹시스타’의 위치를 점한 그녀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다.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캐스팅된 이후 <SNL코리아> 고정 크루에 합류했고, 예능프로그램과 각종 화보, 그리고 행사장에서도 그녀는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그만큼 클라라는 현재 ‘뜨거운’ 아이콘임에 틀림없다.

 

 

 

 

“제게 관심은 직장인 월급과 같고, 무관심은 퇴직을 의미해요”. 여자 연예인들의 경쟁적인 노출을 지적한 공지영 작가의 트윗에 대한 클라라의 반박(?)에 따르자면, 어쨌든 그녀는 시구 이후 줄곧 선보이고 있는 ‘노출 마케팅’으로 인해 짭짤한 월급을 손에 쥔 셈이다. <라디오 스타> MC 규현의 표현대로 ‘시구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녀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보이고 있는 말과 행동에 대해선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월급이 삶의 목표가 아니듯, 제 목표도 관심이 아니에요.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에요.”라는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면, 현재 그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방영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그녀가 밝힌 전 남친 발언만 해도 그렇다. 자신에게 너무나 집착하던 연예인 남자 친구 때문에 일본으로 도피까지 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순전히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성’ 발언에 가까웠다. 헤어지자고 하면 손목을 그으며 자해하려고 했다던 남자친구가 과거에도 톱스타였고, 현재도 톱스타라는 사족을 더하자, 다시 한 번 클라라는 화제의 중심에 떠올랐다.

 

그녀의 유일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섹시 마케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번과거 사귀었던 남자친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실제로 그녀가 톱스타의 남자 연예인을 사귀었는지, 그리고 그 남자친구가 스토커 수준의 집착을 보여줬는지는 확인할 길도 없으며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그녀의 발언 이후 수많은 남자 연예인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더불어 발언의 당사자인 클라라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녀에게 있어 직장인의 월급과도 같은 관심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발언의 본질이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관심을 위해 굳이 헤어진 과거의 남자 친구까지 끄집어낼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으로 남는다. 정말로 그녀에게 있어 관심이 최종목표가 아니라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었다면, 그녀는 <라디오스타> 출연하여 배우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목표 혹은 경쟁력을 어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날 클라라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사유리와 함께 누가 더 가슴이 큰지 신경전을 벌이거나 이준을 대상으로 섹시 스타의 이미지를 재생산한 것에 그칠 뿐이었다. 그마저도 다른 출연 게스트들의 입담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니, 결국은 과거 남자 친구 이야기를 꺼냈고, 이유야 어쨌든 그녀는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날 그녀의 전 남친 발언이 불편하게 다가온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만약 시간이 또 흘러, 노출과 전 남친 이야기로도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그녀는 또 다른 방식을 동원하여 화제를 불러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땐 지금보다 더 자극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말고’ 식의 스캔들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 그녀는 그 때 가서도 “관심은 월급”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 할 수 있을까.

 

 

 

 

그녀의 말대로 많은 연예인들이 대중의 관심을 얻기 노력한다. 대중스타에게 있어 관심이 곧 월급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수들은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만든다. 배우들은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연기를 하고 좋은 작품을 고른다. 개그맨들은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개그를 짜고 웃음을 준다. 그런 스타들의 노력에서 땀을 보고 진정성을 느끼게 되면 대중은 관심과 더불어 사랑을 준다.

 

그렇다면, 현재 클라라가 얻고 있는 ‘관심’에는 과연 대중의 ‘사랑’이 담겨 있을까. 글쎄…. 현재 그녀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그저 한 번 끓고 쉽게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 관심’에 다름 아니다. 클라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대중의 관심이 아닌 대중의 사랑이다. 대중의 관심이 월급이라면, 대중의 사랑은 연금이다. 그녀가 진정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면 노후 걱정 없이 연기할 수 있는 연금, 바로 대중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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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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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휘발성 강한 대상은 처음 봤어!”

 

박명수를 향한 김구라의 독설은 지나칠 만큼 직설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담겨있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박명수가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 MBC 연예대상 수상자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신동엽과 SBS에서 연예대상 왕관을 차지한 유재석 등 타방송사 대상자들과 단순비교를 하더라도 박명수의 존재감은 가장 뒤처져 보인다. 그 이유는 박명수의 말대로 지난해 MBC 연예대상은 진정한 ‘대상’이라기 보다는 ‘공로상’과 ‘개근상’에 가까운 성격을 띠기 때문에 그렇다.

 

 

 

 

“20년 동안 MBC를 한 주도 쉰 적이 없다. 라디오, TV 계속 방송했다. 개근상으로 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것까지는 좋지만, 불과 6개월 만에 ‘휘발성 대상’이란 놀림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한 반성은 없어 보인다. 이유야 어쨌든 그는 지난해 분명 MBC를 대표하는 예능인으로 선정되었고, 그 덕에 잠시나마 꿈에 그리던 ‘1인자’의 호칭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에 버금가는 노력과 활약상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는 왜 신동엽, 유재석과 달리 급속도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방송3사 연예대상 수상자의 중간 성적표를 통해 박명수가 진정한 대상 수상자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알아보자.

 

 

 

 

KBS 신동엽…자신만의 캐릭터로 훨훨 날았다

 

지난해 독보적인 19금 개그와 애드리브를 바탕으로 종횡무진 활약한 신동엽의 진가는 올해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와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센스 넘치는 진행은 올해 KBS 연예대상 2관왕을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다.

 

게다가 19금 개그에 이어 tvN <SNL코리아>속 이엉돈 PD를 완벽히 자기 것으로 소화함으로써 신동엽은 또 하나의 자기 캐릭터를 갖게 됐다. 최근 들어 이엉돈 PD 캐릭터를 <SNL코리아>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서 간간이 선보임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그만큼 ‘이엉돈 PD’ 개릭터가 대중성을 갖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타고난 애드리브에 대중적인 캐릭터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범이 날개를 단 격. 비록 MBC와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고, SBS <화신>에서는 생각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KBS를 기반으로 tvN과 QTV등 케이블에서 만큼은 ‘훨훨’날고 있다. ‘버럭’과 ‘독설’ 말고는 이렇다 할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박명수가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하다.

 

SBS 유재석…두말할 나위 없는 최고의 1인자

 

지난해 비록 SBS 연예대상에 그치긴 했지만, 유재석 만큼 방송3사에서 골고루 활약한 인물을 찾기는 어렵다. 유재석이 없는 KBS <해피투게더3>는 상상할 수조차 없고, 유재석이 빠진 MBC <무한도전> 역시 앙꼬 없는 찐빵에 다름 아니다. 그에게 대상을 안겨준 SBS <런닝맨>은 또 어떤가. 한때 폐지설까지 나돌았던 <런닝맨>이 동 시간에 시청률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유재석이라는 세 글자로 충분하다.

 

올해 역시 유재석은 대상 수상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제4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차지함으로써 ‘1인자’라는 타이틀을 수성해냈으며, 서로 다른 색깔의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3>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비록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선전으로 인해 <런닝맨>이 주춤하는 상황이고, 최근 예능트렌드가 유명 MC에 기대기보다는 진정성을 무기로 한 관찰예능으로 바뀌는 추세라 유재석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시청자와 대중에게 신뢰를 준다는 줌에서 그는 누가 뭐래도 '국민 MC', 영원한 대상 후보임에 틀림없다. 또 요즘엔 ‘착한 진행’, ‘배려 진행’이라는 고정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깐족’과 ‘몸 개그’를 자주 선보이는 등 변화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노력 역시 박명수가 홀로서기 위해 꼭 배워야 할 점이다.

 

MBC 박명수…새로운 도전으로 돌파구 마련할 수 있을까?

 

종편과 케이블을 제외하고, 현재 박명수가 출연하는 공중파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과 <세바퀴>, 그리고 KBS <해피투게더3>다. 이중 김구라의 표현대로 ‘유재석의 핵우산’ 아래에서 비호를 받는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3>를 제외하면, 사실상 박명수 홀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세바퀴>가 전부다.

 

그런데 <세바퀴>속 박명수의 모습은 전혀 박명수답지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캐릭터나 진행방식을 창조해내지도 못하는 매우 어정쩡한 모습이다. 26일 방영된 <라디오 스타>에서 그가 밝혔던 대로 그는 <세바퀴>를 괜히 들어간 상황이 되어버렸다. 언제 도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박명수의 존재감과 활약은 미미한 수준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박명수는 방송 외 작곡과 디제잉 등 새로운 분야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12일 발표한 그의 자작곡 ‘유아마이걸’은 지난해 ‘강북멋쟁이’에 비해 한없이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G-팍’으로 활동 중인 디제잉 역시 연예인이라는 인기를 통해 ‘무혈입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결국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작곡이 되었든 디제잉이 되었든, 혹은 그의 본업인 방송이 되었든, 실력이 없으면 도태되고, 대중의 기억에서 지워질 수밖에 없다. ‘개근상’이나 ‘공로상’이 아닌 진정한 대상 수상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존 캐릭터 외에 새로운 매력을 뽐내거나 홀로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분량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일어서라”는 김구라의 조언을 박명수는 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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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 PD가 <무한도전>으로 가고, <세바퀴> PD가 <라스>에 투입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팬들의 우려는 단 하나였다. 부디, <라스>를 <세바퀴>로 만들지 말아 말라고. 이는 각종 토크쇼가 범람하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마이너 감성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라스>가 본래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길 바라는 팬들의 충정어린 바람이었다. 하지만 제작진 교체 후 첫 선을 보인 19일 방송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워밍업을 마친 김구라는 확실히 몸이 풀린 듯 한 모습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고, 그 옆에서 특유의 주워먹기 개그로 분위기를 띄우는 윤종신은 먹을거리가 많아진 만큼 시종일관 에너지가 넘쳤다. 김구라 복귀 후 포지션이 조금 애매해지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자유로워진 규현은 독설의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산만한 분위기를 정리하며 프로그램을 이끄는 김국진까지, 4MC의 조합은 1년 2개월이라는 김구라의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끈끈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문제는 이들 4MC와 게스트를 활용한 제작진의 연출능력이었다. 팬들이 그렇게 <라스>를 <세바퀴>로 바꾸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건만, 이날 <라스>는 곳곳에서 <세바퀴>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리지의 ‘바스트 포인트(젖꼭지)’ 찌르기 개인기였다.

 

 

 

 

이날 김구라는 “요즘 아이돌 대세는 수지”라며 “수지보다 리지가 잘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리지는 “바스트 포인트 한 번에 찌르기다”며 “한 번에 상대방의 젖꼭지를 찌를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호기심이 발동한 MC들은 “남자들도 찍을 수 있냐?”라고 물었고, 리지는 즉석에서 김진수와 김구라에게 젖꼭지 찌르기 시범을 보였다.

 

리지의 손가락이 김진수의 가슴에 닿는 순간 김진수는 깜짝 놀라는 리액션을 취했고, 김구라 역시 리지의 손가락이 한번에 자신의 젖꼭지를 찔렀다며, 그녀의 개인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젖꼭지를 찌르는 당사자가 남자고, 당하는 사람이 여자였으면 크게 불거졌을 문제가, 단지 여자가 찌르고 남자가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웃음의 소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삼촌뻘 되는 남자 게스트와 MC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행위는 그 자체로도 민망함을 자아낼 만큼 ‘무리수’에 가까웠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런 식의 연출은 이미 <세바퀴>를 통해 수도 없이 선보여졌다는데 있다.

 

 

 

 

가령 젊은 남자 아이돌이 출연하면 아줌마들이 복근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고, 허벅지를 만지며 튼실하다고 환호하는 장면이나, 여자 연예인이 섹시댄스를 추면 아저씨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는 표정을 클로즈업 하는 식이다. 이는 물론 게스트에 대한 호감의 표현이거나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과도의 설정일 테지만, 때로는 성희롱과 성추행 논란을 야기시킬 만큼 경솔한 행동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세바퀴>는 지난 4월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장면 등이 문제가 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날 리지의 개인기는 수위 면에서나 분위기 면에서나 심각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연출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날 강요의 느낌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에는 그런 식의 간접 성추행을 당하는 게스트나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나 모두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바퀴> 때 관성화된 연출이 <라스>에서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라스> 제작진은 시청자와의 전화 연결을 시도하여 시청자가 MC와 게스트에게 독설을 날릴 수 있는 새로운 코너를 마련했는데, 오히려 진행의 맥을 끊어 놓는 결과를 만들어버렸다. 이 역시 <세바퀴>에서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전화연결’ 코너의 변형이었다. (이 시청자 참여 코너는 앞으로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라스>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코너가 될 수 있는 만큼 제작진의 세심한 연출이 필요해 보인다.)

 

예능을 다큐로 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웃음을 위해 모든 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수위와 균형을 지켜나가면서도 얼마든지 재미와 웃음을 담보하는 것, 그게 바로 공중파의 미덕이며, 제작진의 능력이다. <라스>는 <세바퀴>가 아님을 제작진이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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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문학. 쉽게 어울리지 못할 거 같은 이 두 단어는 유쾌함과 진지함, 가벼움과 무거움처럼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책을 소재로 한 예능 <달빛프린스>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만큼, 예능과 문학의 어울림은 어딘지 어색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 반대에 서 있을 거 같은 이 두 단어도 MBC<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만나니 뭔가 달랐다. 왜냐하면 예능도 문학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웃음이 되었든 감동이 되었든 일종의 쾌락을 선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의 밤’ 특집으로 마련된 20일 <라스>는 김애경, 조민기, 장현성, 김보성이 게스트로 초대됐다. 이미 책을 출판한바 있는 김애경과 조민기는 말 그대로 작가라 불러도 무방했으며, 배우 장현성은 영화 <로망스>와 <오직 그대만>의 시나리오를 쓴 전력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 <영웅> 홍보 차 출연한 김보성은 평소 시 쓰기를 좋아하는 예비 작가였다. 이들 네 명의 게스트는 예능과 문학의 만남처럼 어색한 조합임에는 분명했지만, 시종일관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며 문학을 소재로도 얼마든지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장현성과 김보성의 즉흥시 대결은 이날 방송의 백미와도 같았는데, 짧고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장현성의 시에 비해 김보성의 시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표현들로 가득해 폭소를 안겼다. 또한 군대를 2번 다녀온 조민기의 사연, 의리를 강조하는 김보성에게 “그건 겉 멋”이라고 돌직구를 날린 김애경의 발언 등 이날 <라스>는 ‘게스트 빨’이 없어도 통하는 이 독특한 토크쇼의 매력을 십분 보여줬다.

 

하지만 게스트들의 집필경력과 문학을 단순히 웃음의 소재로 이용했다고 오해하면 금물이다. 80년대를 주제로 펼친 즉흥시 대결에서 장현성은 “거리는 매웠다”라는 한 문장으로 당시 민주화 투쟁의 분위기를 전했으며, 자신이 집필한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전하며 영화계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다름 아닌 <오직 그대만>의 원안을 10년 가까이 썼는데, 상업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으니 결국 희망적인 이야기 구조로 변경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 시나리오를 읽어 본 소지섭이 출연결정을 하자 10일 만에 투자가 끝났다고 밝힌 것이다.

 

 

 

 

장현성은 "처음엔 우울한 남자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썼는데 상업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으니 희망적인 이야기 구조로 만들게 됐다"며 "원안 과정이 10년, 각색 섭외가 1년 가까이 됐는데 소지섭 출연 결정 후 10일 안에 투자가 끝났다"고 회상했다. 장현성은 “소지섭 씨한테 너무 고맙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영향력 있는 스타가 선택하지 않으면 수많은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져야 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그의 씁쓸한 고백은 캐스팅에 의해 투자와 제작이 좌우되는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계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으며, 이날 <라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단순히 웃음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것이다. 과연 ‘문학의 밤’ 특집다웠다.

 

끝으로 장현성은 아이를 둔 아버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라며 작자 미상의 시를 읊어줬는데, 그 여운이 너무도 깊었다. 끝으로 이 시를 전달하며 글을 마친다.

 

마을 회관 유리창 (작자 미상)

 

어제 저녁 우리 마을 유리창이 깨졌다.

어른들은 우리가 깼다고 생각하고,

우리들은 바람이 깼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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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빈 노출’, ‘강예빈 혀놀림’, ‘강예빈 비키니’, ‘강예빈 란제리’….

 

포털사이트에서 ‘강예빈’이라는 세 글자를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검색어들이다. ‘섹시 아이콘’이라 불리는 그녀가 그간 대중에게 어떻게 소비돼왔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굳이 연관검색어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강예빈 하면 가장 먼저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나 노출의상이 떠오를 것이다. 그녀 역시 자신의 섹시함을 무기로 치열한 연예계에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며, 어느덧 강예빈이라는 연예인은 대중의 머릿속에 섹시 스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동양인 최초 옥타곤 걸에 선정돼 UFC 라운드 걸로 활약하는 모습 역시 그녀의 기존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데 한 몫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역으로, 그녀에게서 섹시함을 빼고 나면 대체 뭐가 남을까 하는 의아함이 들곤 한다. 모델인지 배우인지 아니면 MC인지조차 구분이 쉽지 않다. 이는 그녀가 섹시함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음과 동시에 여전히 대중은 그녀에게서 섹시함 이상을 원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강예빈을 비롯하여 박은지, 지나까지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여자연예인이 게스트로 초청된 6일 <라디오스타>는 매우 의미있는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존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 뿐만 아니라 새로운 매력을 선보임으로써 섹시스타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깨주었기 때문이다.

 

한국말에 서투른 지나는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 쓰며 토크를 이어가는 와중에 엉뚱한 매력을 선보였고, 박은지 역시 성형고백과 함께 과거 사기를 당했던 사실을 가감없이 고백함으로써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MC들의 적절한 보태기와 공격이 이어지자 <라디오스타>는 한바탕 웃음잔치가 됐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단연 빛난 것은 강예빈이었다. 방송 분량 자체가 그녀에게 편중된 것만 보더라도 이날 그녀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그녀는 등장과 함께 자신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옥타곤 걸’과 ‘여주 고구마 홍보 대사’ 포즈의 차이점을 설명하여 웃음을 안겼고, 요즘 한창 유행하는 ‘귀요미 댄스’를 자신만의 섹시버전으로 표현해내며 남심을 녹였다. 이날 그녀는 섹시스타가 갖는 기존 이미를 깨부수며 다양한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이어진 본격적인 토크에서도 그녀는 매우 솔직하고 당당한 발언으로 MC와 시청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언제부터 예뻤냐"는 MC들의 질문에는 "섹시하단 이야기를 초등학생 때부터 들었다. 164cm로 키도 컸고 머리를 허리까지 길러 대학생 오빠가 사귀자고 한 적이 있었다”며 <라스> 특유의 ‘깔때기 개그’에 완벽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형설과 유상무와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그녀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과거 개그맨 김경진에게 “잣같이 생겼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으로 이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 4명의 MC를 모두 견과류에 비교하며 그래도 “잣상만한 것이 없다”고 결론짓는 장면에서는 왜 그동안 그녀가 케이블에서만 활동하며 공중파 출연이 뜸했는지도 의아했다. 아마도 <라스>를 계기로 그녀의 방송인생도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놀랬던 것은 과거 그녀가 학교 짱을 사귀었다는 사실에 유세윤이 “그럼 최근에 사귄 남자는 어디 짱이었냐?”고 묻자, “제 마음속에 짱이었어요”라고 대답한 그녀의 순발력이었다. 비록 헤어진 남자친구지만 웃음거리로 활용하지 않고 따뜻하게 포장해주는 그녀의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였고, 유세윤의 재치에 밀리지 않는 대답 또한 훌륭했다.

 

가끔 그림을 그리거나 혼자서 기타를 연주한다는 그녀는 이날 직접 기타 연주에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 모습 역시 그동안 섹시 이지미에 가려 미처 보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글래머러스한 여자연예인이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김광석의 <먼지가되어>를 부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언발런스’한 매력이 있었다. 열심히 기타 줄을 튕기며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읊조리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그동안 그녀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그녀는 솔직했고 당당했으며 또 인간적이었다.

 

 

 

어쩌면 대중은 그간 그녀의 섹시이미지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려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물론 강예빈은 섹시하다. 의상에서도 그렇고 눈웃음에서도 그렇고, 그녀는 굳이 자신의 이미지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걸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섹시하다고 해서 무조건 저렴하거나 싼티난다고 그녀를 비난하기에 앞서 그 섹시함 뒤에 숨겨진 다른 매력을 보기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이날 강예빈은 섹시함을 넘어선 솔직함과 당당함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반전이었고 동시에 반가웠다. 그 밝은 성격을 바탕으로 비난과 악플을 이겨내며 앞으로도 유쾌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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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의 ‘기막힌 조합’이 또 한 번 통했다. 그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년특집이었다.

 

2일 방영된 <라스>는 계사년 새해를 맞아 홍석천, 염경환, 숀리, 윤성호를 게스트로 섭외, 민머리 특집을 마련했다. 한명 한명 놓고 보면 그다지 토크쇼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예인들이었지만 이들 4명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민머리 덕분에 이날 방송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새해 일출을 못 본 시청자를 위해 4명의 민머리 연예인을 게스트로 섭외했다고 밝힌 <라스>는 겉으로는 신년 특집을 내세웠지만, 토크의 주제만 놓고 보자면 ‘탈모특집’이 더 어울릴 정도로 이날 이야기는 게스트들의 ‘머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알고 보니 새해 초에 특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섭외를 마치고 기다렸다고 한다. (2012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황선영 작가의 재치와 노련미가 돋보이는 게스트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몰랐던 민머리의 세계?

 

공통점이라고는 민머리 밖에 찾아볼 수 없는 이날 게스트들은 시작부터 아웅다웅하며 팀킬을 이어갔다. 시청자가 볼 때는 똑같이 머리가 없는데 서로 더 머리숱이 많다고 자랑하는 가 하면, 민머리계의 1인자는 구준엽이라고 합의(?)를 보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보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을 패러디하며 서로 더 자기가 잘생겼다고 주장하는 모습에서는 이들이 ‘탈모’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매우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자신의 민머리와 과거 탈모 경험을 유머코드로 활용하며 때로는 자학적인 개그를 펼치기도 했지만, 토크 중간에 탈모관리법을 상세히 이야기하며 탈모를 단순히 희화하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침방송 못지않은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라스> 특유의 삼천포 토크도 빛을 발했다. MC 윤종신이 던진 탈모와 정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게스트는 열띤 토론을 이어갔고,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는 속설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특히 숀리는 "난10대 수준"이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이에 질세라 엄경환은 “내 별명은 고등학생”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여기에 윤종신이 “고등학생이면..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씀인가요?”라고 말하며 주워 먹기에 성공, 느닷없는 19금 토크의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때 19금 토크에 끼어들지 못하는 윤성호를 향해 MC들은 무슨 말좀 해보라고 독촉했고, 결국 윤성호는 "무슨 정력을 PR"하냐며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소수에 대한 차별을 말하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날 MC들은 4명의 민머리 게스트를 공격하고, 탈모를 소재로 유머를 이어나가면서도 탈모로 고생하는 분들을 희화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님을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민머리를 하나의 개성으로 인정하난 분위기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민머리는 소수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당하는 차별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라스>는 소수자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를 되짚으며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4명의 게스트만 있는 곳에 김국진이 오면 바로 김국진이 소수자가 된다고 밝힌 것이다. 풍성한 머리숱을 가진 김국진도 상황에 따라 소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수자’에 대한 개념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므로, 단지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또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더해진 김국진의 멘트를 화룡점정을 자랑했다.

 

“차별받기는 싫어하면서, 차별하기는 좋아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김국진의 이 멘트는 지난 2000년 커밍아웃을 통해 연예계 왕따가 되었던 홍석천의 경험담과 더해지면서 훨씬 더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 홍석천은 이날 “커밍아웃한 후 모든 사람들이 나를 떠나갔다. 방송을 3년 쉬면서 빈털털이가 됐고, 아무 것도 없이 지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밝혔다.

 

성적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대중의 비난 역시 소수라는 것을 상대적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분명 지금처럼 선을 그어놓고 바라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거를 회상하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홍석천의 모습과 이날 <라스>가 전한 메시지는 소수에 대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낸다면 역시 <라스>가 아니다. 홍석천은 자신의 성적취향을 유머코드로 활용하여 시종일관 규현에게 장난을 쳤고, 또 자신은 후각을 잃었다면 4MC의 냄새를 맡고 싶다는 발언 등으로 현장을 뒤집었다. <라스>이기에 가능했던, 또 <라스>이기에 거부감이 없었던 유머였던 셈이다.

 

 

 

신년 특집을 빙자한 민머리 특집. 비록 머리숱은 없을 지언정, 예능감만은 풍성했던 4명의 게스트 덕에 정초부터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머리숱 없다고 놀리면 아니아니 아니되어~! 이래뵈도 머리 말고 다른 곳은 수북하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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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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