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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자’ 특집으로 방영된 27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를 본 시청자라면 아마도 이날 초대된 게스트 라인업에서 한번쯤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제아무리 인지도 없는 게스트를 데려다놔도 평타 이상의 재미를 뽑아내는 <라스>라 할지라도 유정현만큼은 살리지 못할 것이 너무도 뻔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낙선 후 종편과 케이블 중심으로 방송 복귀를 시도하고, 이어 KBS <대변인들>과 SBS <매직아이>에서 잠깐 MC로서 얼굴을 내비친바는 있지만, 여전히 그의 예능감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는 게 사실이다. 비록 정치에 입문하기 전 반듯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주목을 받았다 할지라도, 방송 환경은 바뀌었고,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더욱 달라졌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정치인에서 방송인으로 돌아온 유정현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또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라면, 아마도 그가 이날 방송에서 게스트로 초대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지난해, 유정현이 tvN <택시>를 통해 방송 복귀를 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구라가 이날 <라스>의 터줏대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작진이 이날 방송을 꾸미는 데 있어 김구라의 섭외 부탁을 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그간 김구라-유정현이 상당수의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은 충분히 되새길만한 부분이다.

 

게다가 이날 김구라는 자신이 유정현 전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 길을 열어줬다는 점을 털어놨고, 유정현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날 두 사람이 밝힌 바에 따르면, 유정현은 제19 대 국회의원 낙선 후 방송에 복귀하기로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고자 김구라를 찾았다고 한다. 김구라는 자신이 MC로 있는 <택시> 측에 유정현 출연을 건의했고, 제작진은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엮어서 유정현을 출연시켰다고 한다. 이밖에도 김구라는 <SNL코리아> 측에도 유정현 출연을 제의했으나, 정치색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한다.

 

 

 

지난해 <택시>로 복귀한 유정현은 그해 9월부터 11월까지 JTBC <적과의 동침>에서 김구라와 호흡을 맞췄고, 올해 KBS에서 시도한 파일럿 프로그램 <대변인들>에서 다시 한 번 김구라와 손을 잡았다. 올해 6월에는 월드컵 중계로 자리를 비운 배성재 아나운서를 대신하여 SBS <매직아이> 속 ‘숨은 얘기 찾기’ 코너에서 또 한 번 김구라의 파트너로 얼굴을 비췄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이날 김구라가 MC로 자리한 <라스>에 게스트로 초대된 것이다.

 

제 아무리 요즘 방송에 ‘동반 출연’과 ‘끼워 팔기’ 등이 일상화됐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인맥을 앞세운 방송 출연은 시청자에게 있어 불편함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특히 유정현처럼 본업이었던 아나운서를 관두고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정치가 여의치 않으니 인맥을 이용하여 방송에 복귀하는 식으로 비춰진다면, 그 어떤 시청자가 그의 복귀를 환영할 수 있단 말인가.

 

 

 

 

유정현의 방송 출연에 있어 큰 도움이 된 것을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던 김구라의 모습 또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유능한 방송인을 발굴하고, 능력에 비해 출연 기회가 적은 사람을 섭외하는 것이 MC의 재량이라 할지라도, 유정현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도를 넘은 감이 지나치다. 안그래도 혈연, 지연, 학연 등 인맥을 통해 굴러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자성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지금, 꼭 그런 식으로 본인이 힘을 써 유정현의 방송 길을 열어줬다고 자랑할 필요가 있었을 까 싶다.




 

결정적으로 이날 유정현은 앞으로 방송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정치에 미련이 남아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게 그 이유다. 지금은 방송활동이 절박하다고 표현하면서도, 기회가 되면 다시 정치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그를 보며, 오늘도 단 1분의 방송 출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무명 연예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적어도 인맥 출연을 웃으며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풍토만큼은 사라지길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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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강민경과 장수원은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연기로는 시청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아니, 어색하고 서투룬 연기로 오히려 비난을 자초했다. 하지만, '발연기'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려은 채 희화화의 대상이 되길자처했다. 정말, 강철멘탈이 따로 없었다. 그러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감추고 싶은 과거를 웃음의 소재로 꺼내놓자 단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바로 28일 방영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 '연기의 神' 특집에 출연한 강민경과 장수원의 이야기다.

 

 

 

 

이날 방영된 <라스>는 시종일관 강민경과 장수원을 물고 늘어졌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연기의 神'이라는 특집명이 사실은 '발연기' 스타를 지칭하는 반어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리를 함께한 에프터스쿨 리지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연기가 괜찮은 편이었고, 드라마에서 주스를 뱉어내는 장면으로 유명세를 치른 박동빈의 경우에는 워낙 내공이 탄탄한 연기파 배우였다. 그런의미에서, '익룡연기'와 '로보트연기'를 선보이며 '발연기 스타'의 대명사가 돼버린 강민경과 장수원은 MC들이 공격하기 딱 좋은 대상이었다. 두 사람을 염두해 두고 마련한 특집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4MC의 관심과 공격은 두 사람에게 집중됐다. 시종일관 강민경의 어색한 울음연기와 장수원의 딱딱한 대사톤을 따라하며, 그들을 놀리기에 바빴던 것이다.

 

 

 

 

때로는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마저 도가 지나친 게 아닐까 싶을 만큼의 생각이 들 정도로 수위 높은 디스가 이어지기도 했다.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 <라스>의 정체성이라 할지라도 인신공격에 가까운 조롱은 제 아무리 웃음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자칫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놀리는 사람도, 놀림을 당하는 사람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모두 웃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방송을 살린 것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호인'의 면모를 보여준 강민경과 장수원의 강철멘탈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능엔터테인먼트' 특집인 줄 알고 섭외에 응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붙은 '발연기'라는 딱지가 다소 불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연기력을 쿨하게 인정했다. 게다가 굴욕을 맛봐야했던 과거 연기 영상을 이날 방송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대응했고, 오히려 자신들이 나서서 '발연기'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강민경의 경우에는 자신의 연기 영상을 보며 가장 크게 즐거워했고, 당시에는 워낙 많은 지적과 비난을 받아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며 MC들이 자신을 놀리는 데 있어 부담감을 가지 않도록 배려했다. 만약 이날 강민경이 자신을 놀리는 MC 들을 향해 진지한 표정을 짓거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면, 리지와 장수원이 강민경의 연기를 흉내내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민경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익룡연기'를 감추고 싶은 과거가 아닌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예능소재'로 풀어냈다. 

 

장수원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감정이 없는 것 아니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은 받은 것이냐"며. 그의 <사랑과 전쟁> 속 연기를 두고 MC들의 놀림이 계속되었음에도, 끝까지 싫은 표정 한번 없이 방송 내내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구라의 말대로, 정말로 호인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특히, 아이돌 후배격인 규현이 장수원을 놀리기 위해 로보트 말투를 써가며 질문을 던져도, 장수원은 규현이 프로그램 밖에서는 깍뜻하다며 오히려 규현을 감쌌다.

 

 

 

아무리 예능이라 할지라도, 반복해서 치부를 건드리면 짜증이 날 수도 있는 법이다. 농담삼아 버럭하며 큰 소리를 낼수도 있고, "그만좀 하라"며 소리를 칠수도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질문을 돌릭고 싶거나 대답하기 곤란할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날 강민경과 장수원은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발연기'라는 이미지를 웃음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고, 매우 유쾌하게 반응했다. 놀림을 당하는 사람이 즐거워하니,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역시 마음놓고 웃을 수 있었다. 호인이 따로 없을 만큼 방송 내내 웃음을 지어보인 강민경과 장수원의 긍정적인 리액션 덕분에 MC들의 짓궃은 질문 역시 개그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연기로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치부앞에서 끝까지 환하게 웃어보인 이들의 강철멘탈은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전업 연기자가 아닌 마당에, 연기력이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며 고개 숙이는 자세와 시청자를 기분좋게 만들어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는 마음가짐이 있는데 말이다. 누가 뭐래도, 이날 <라스>에서 만큼은 두 사람 모두 최고임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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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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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의 정체성에 대해선 방송을 즐겨보는 시청자마다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김구라의 독설을 ‘라스’의 상징이라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윤종신의 깐족거림을 혹은 게스트에 대한 공격과 무형식의 토크를 ‘라스’의 근간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라스’를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으로 바라 볼 때의 이야기다. 재미와 웃음이라는 외피를 벗겨 놓고 보면, 이 프로그램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매우 진지하고 때로는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타이틀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만큼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과 담론을 전달하기도 한다. 지난 2일 방영된 ‘얼굴 없었어야 할 가수’ 특집 역시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인 방송이 아니었나 싶다.

 

 

 

 

‘라스’ 품격 높인 이승환의 일침

 

우선, 이승환, 린, 정지찬, 정준일이 게스트로 출연한 이날 방송이 ‘얼굴이 없어야 할 가수’특집으로 꾸며진 것은 매우 반어적인 표현으로 느껴진다. 보통 ‘얼굴 없는 가수’라 함은 음악성이나 노래에 비해 외모가 부족한 가수를 일컫는 말인데, 그 안에는 일종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라스’에서 대놓고 이들을 ‘얼굴이 없어야 할 가수’라고 묶은 이유는 아마도 음악성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가수들이란 뜻이 내포돼있지 않나 싶다. 물론 이들의 외모가 그들의 음악성을 가릴 만큼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나, 최근 가요계가 가수들의 외모와 퍼포먼스 등 비주얼에 집착하는 세태로 변해가는 까닭에 ‘라스’는 굳이 이들을 이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 ‘디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들의 음악성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랄까.

 

 

 

 

이뿐만 아니다. 이날 방송이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프로그램의 타이틀에 부합될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 음원 위주로 소비되는 음악 시장에 대한 예리한 분석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비록 이승환의 입을 통해 전달되어지긴 했지만, 그 답을 유도한 것은 김구라의 질문이었고, 제작진 역시 이승환의 진지했던 대답을 희화화 시키지 않고 담백하게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방송 막바지, 김구라는 이승환에게 “요즘 가요 순위에서 1위는 아주 잠깐밖에 못한다”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매우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이승환의 대답이 더욱 걸작이다. 이승환은 “사실 90년대에만 하더라도 음악은 소장의 개념이었는데, 중간쯤 와서는 저장으로 바뀌고, 지금은 마치 소모의 개념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며 음악(혹은 음원)의 소비 형태가 바뀐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좀더 심하게 이야기 하자면, 마치 음악이 이통사(이동통신사)의 하위 카테고리 같은 느낌”이라며, 음원 유통 시장의 불균형성을 꼬집기도 했다. 이승환은 돈을 많이 가수가 마치 실력있는 가수로 포장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고, MC들과 다른 게스트 역시 그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실제로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어제 1위를 했던 곡이 오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길어야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순위가 요동치는 지금의 음원 시장에서는 노래나 음악 자체가 갖는 힘 보다는 다른 요인들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측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신곡이 발매 되었을 경우 노출 마케팅이나 노이즈 마케팅 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와 무관치 않다.)

 

물론, 변환된 환경에 적응하고 바뀐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또한 능력이다. 그런 능력에 밝은 사람이라면 분명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각종 음원을 상위권에 랭크 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에 불과할 뿐이다. 단지 그것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했다고 해서 음악의 본질까지 바뀔 수 있는 것일까. 한번쯤은 생각해볼 문제다.

 

이날 ‘라스’는 음악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품격’이었으며, ‘라스’를 단순한 예능에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승환의 한마디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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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연기자는 연기로 말하고, 가수는 노래로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픈 발라드를 잘 부르는 가수의 성격이 슬프거나 우울한 것은 아니며, 또 희극 연기에 탁월하다고 해서 평소에도 그 배우가 늘 유쾌하고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TV와 무대를 통해 전달되는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때때로 대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의 이미지, 혹은 캐릭터를 실제 모습과 혼동하기도 하며 자신이 기대했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캐릭터와 실제 모습에서 느껴지는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일종의 이기심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시청자의 경우에는 18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다소 싱겁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욕슬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슬기가 게스트 중 한명으로 초대됐음에도 불구, 이날 방송에서 김슬기가 욕을 입에 담은 경우는 딱 한번. 그것도 방송 초반 MC들의 요구에 마지못해 보여준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속 시원한 욕설, 혹은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입담을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에게 이날 김슬기의 모습은 분명 ‘의외’였으며,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MC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녀는 분명 우리가 알던 그 김슬기가 아니었다.

 

 

 

 

tvN <SNL 코리아>로 이름을 알린 김슬기는 여전히 대중에게 ‘욕 잘하는 귀여운 연기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왜냐하면, 그녀가 맡은 캐릭터 가운데 아직까지 ‘여의도 텔레토비’ 속 ‘뽀’만큼 대중의 뇌리에 남는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그동안<SNL 코리아>를 통해 찰지고 거침없는 욕설을 내뱉거나 욱하고 소리 지르는 콩트연기를 많이 선보였던 까닭에 정극 연기자라기보다는 희극 연기자로서의 느낌이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8월 그녀가 <SNL 코리아>를 하차하고, 드라마와 영화 등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몰입한다고 했을 때 대중이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욕설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SNL 코리아>를 떠나 정극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여배우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지기까지 했다. 코믹 캐릭터 외에는 그녀가 커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욕슬기’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과연 비난 받아야 할 일일까? 일부의 지적대로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이날 발언은 초심이 변한 것을 대변하는 말이었을까?

 

 

 

 

글쎄…. 판단은 대중의 몫이겠지만, 그 전에 하나는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바로, 대중이 알고 있던 ‘욕슬기’의 모습은 그저 하나의 캐릭터였을 뿐이며, 그녀의 연기가 빚어낸 이미지였단 사실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욕으로 떠 놓고 이제와 욕이 지겹다는 그녀의 말언이 다소 불편하게 들릴 수는 있다. 다만, 평소에는 말이 없고, 연기가 아닌 실제 생활과 모습에서는 그저 재미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장진 감독의 증언(?)은 되새겨봄직 하다.

 

아무리 코믹 연기에 능한 희극 연기자라 하더라도 토크쇼에 나와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만 보일 수는 없는 법이다. 오히려 작품 속에서 보여준 매력 외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더 클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솔직하고 리얼한 모습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큰 상황이다. 때문에 김슬기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슬기’라는 이미지 외에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비록 말수가 적고, 대답이 다소 평범해 재미가 떨어졌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초심이 변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이날 방송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차분해 보이는 성격까지, 그동안 몰랐던 김슬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그녀의 초심을 운운하며 실망하기에 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우 김슬기의 도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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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야기해서,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에게 있어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일종의 ‘동아줄’과도 같다. 비록 게스트를 함부로 다루고 배려 없이 진행함으로써 출연자에게 당혹스러움을 안겨주고는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역시 웃음으로 승화될 때가 많다. 때문에 게스트 입장에서 못해도 본전이고, 본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단번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라스’는 리스크는 적고 수익률은 높은 고품질의 투자 상품인 셈이다. 재기를 꿈꾸는 스타, 중고 신인 연예인, 존재감 없는 그룹 멤버 등이 오늘도 ‘라스’의 출연 대기표를 뽑고 섭외 전화를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진짜 뭐라고 좀 해보고 싶어요.” 4일 방송된 ‘라스’ 강약중강약 특집에 초대된 힙합듀오 언터처블의 슬리피의 절규 역시 이를 잘 대변한다. 벌써 데뷔한 지 6년이 지났건만 대중에게 이렇다 할 관심을 받아보지 못한 만큼 ‘라스’라는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든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예능초보에게 있어 ‘라스’는 긴장되고 두려운 자리임에 분명하다. 슬리피는 방송 초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며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아마 다른 프로그램 같았더라면 그런 슬리피의 모습은 통편집 되거나 혹은 아예 발언기회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 다행이도 ‘라스’는 달랐다. MC들은 슬리피에게 ‘눈치 보는 랩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줬으며, 그가 곁눈질을 하며 이야기를 하거나 눈치 보며 물을 마시는 행동 모두를 짚어주며 웃음을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그러자 슬리피 본인도 훨훨 날기 시작했다. 슬리피는 본인이 잠이 많아서 ‘슬리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며 발동을 걸더니, 과거 유명 가수들의 백업래퍼로 활동했던 경험을 털어놔 ‘라스’를 초토화시켰다.

 

“랩 한 번 하는데 5만원을 받았다. 3분 노래하고 5만원이면 1분에 1만7천원이다”라고 으쓱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예능 초보에게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마저 묻어 나왔다. 이어 슬리피는 백업래퍼로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당시 래퍼들은 뚱뚱하거나 대머리밖에 없는데, 마르고 머리카락 있는 애가 랩한다고 하니 소문이 났다”는 그의 탁월한(?) 분석에 MC와 다른 게스트는 박장대소를 이어나갔다. 방송 초반만 하더라도 눈치 보기에 급급하며 어떻게 방송분량을 뽑아 낼까 걱정시키더 그가 중후반 넘어가서는 이날 방송의 ‘구원투수’로 거듭난 것이다.

 

 

 

이어 슬리피는 지드래곤과 개코, 빈지노의 성대모사까지 완벽하게 선보이며, MC 김구라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김구라는 그에게 “다른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가 많이 올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고, 슬리피는 “뭐라도 한 것 같다”며 뿌듯함을 표현했다. 지나간 옛 연인 화요비, 그리고 ‘라스’ 출연 이후 고정프로그램이 3개가 생겼다는 레이디제인마저도 슬리피에겐 웃음의 소재가 되었고, 이날 ‘라스’는 결국 슬리피가 살린 상황이 연출됐다.

 

 

 

물론, ‘라스’가 인지도 낮은 연예인에게 있어 이름을 알리는 하나의 기회인 것은 분명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스’에 출연한 모든 이들 모두가 ‘빵’터트린 것은 또 아니다. 수차례 반복 출연을 해도 그때만 ‘반짝’하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기존 가지고 있던 긍정적인 이미지마저 소모시키고 오히려 ‘라스’ 출연이 독이 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샘 해밍턴, 데프콘, 홍진영, 레이디 제인, 장미여관 육중완 등 예능조련소 ‘라스’를 거쳐 간 많은 스타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슬리피 역시 이들 뒤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단숨에 예능 샛별이란 별명을 획득한 슬리피가 앞으로 또 어떤 활약을 이어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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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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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할 순 없지만, 적어도 MBC에서 만큼은 예능 스타 탄생의 한 가지 공식이 존재해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예능사관학교라 불리는 <무한도전>에서 가능성 있는 연예인을 소개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이후 <라디오스타>에서 그 연예인이 마음껏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었다.

 

<무한도전>이 발굴하고 <라디오스타>가 키운 예능스타로는 힙합 비둘기 데프콘이 대표적이며, 신치림의 조정치와 장미여관의 육중완 역시 이 공식을 따라 예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바 있다. 두 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높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며, MBC 예능국에서도 이를 잘 꿰뚫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방영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맹승지는 바로 이 공식을 따라 예능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최적의 게스트였다. 왜냐하면, 이미 <무한도전>에서 “오빠, 나 몰라?”라는 한마디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린 바 있는 만큼 <라디오스타>에서 다시 한 번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그녀를 찾는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맹승지는 현재 침체기에 빠진 MBC 공개코미디에서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만약 그녀가 예능스타로 발돋움 한다면, 다른 무명 MBC 개그우먼들 역시 재조명 받을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최근 대세로 떠오른 KBS 개그콘서트 개그우먼들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이슈를 만들어내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이날 맹승지가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간 ‘무도-라스’를 거쳐 예능스타로 거듭난 데프콘, 조정치, 육중완 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 보였다. 적극적이고 솔직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했지만, 결국은 지나침이 화를 부른 것이다. 특히, 전 남자친구 발언은 헤어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자신의 토크를 위해 타인의 사생활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날 방송 이후 ‘맹승지 전 남자친구’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랐고, 그녀가 밝힌 인기 개그맨이란 힌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군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 수사대가 지목한 개그맨이 실제 맹승지의 남자친구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겠지만, 맞든 틀리든 그녀의 솔직한(?) 토크 때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거 자체가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라디오스타>라는 독한 예능에서 기죽지 않고 할 말을 다하는 맹승지의 적극성과 이른바 ‘백치 개그’로 불리는 그녀의 맹한 모습 등은 예능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그녀만의 충분한 경쟁력이 될 만했다. 다만, 그녀의 활동무대라 할 수 있는 MBC 공개코미디가 워낙 시청자의 외면을 받다보니 그녀로서는 조급함이 앞섰는지 모르겠다. 성형 고백과 전 남친 발언으로 이어지는 여자연예인들의 토크 단골 메뉴는 개그우먼 맹승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안 그래도 <무한도전> 출연 이후 불타올랐던 시청자의 관심이 그녀의 섹시화보로 인해 돌아선 마당에 <라디오스타>에서 마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건 그녀에게 있어 치명적이라 할 만한다. 그녀로서는 MBC 예능 스타 탄생 공식이라는 전철을 밟고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못내 아쉽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본래 영역인 개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는 또 오기 마련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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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게스트에도 영혼이 있다면,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자신의 치부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여유로움을 지녔을 것입니다. 단언컨대, 레이디제인은 가장 완벽한 게스트입니다…”.

 

23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마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날 초대된 게스트 가운데 레이디제인은 단연 돋보였으며, 이날 방송 웃음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만큼 뛰어난 예능감을 선보였다. 이날 레이디제인의 활약만을 놓고 본다면, 그녀는 토크쇼에 임하는 자세와 예능의 정석의 기준이 될 만했다.

 

 

 

 

‘여가수의 은밀한 매력’이란 주제로 섭외된 이날 게스트는 가수 박지윤과 서인영, 그리고 레이디제인과 권리세였다. 이중 레이디제인은 아무래도 시청자에게 가장 낯설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쌈디의 전 여자 친구라는 점을 제외해놓고 본다면, 그녀에 대해 아는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혹시나 방송에서 소외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순간, 레이디제인은 초반부터 예상을 뒤엎는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처음 라스에서 섭외전화가 왔을 때, 보이스피싱 인줄 알았어요. 제가 여기에 나올 급이 아닌데 싶어서….” 그녀는 자신의 인지도가 낮다는 사실마저 토크의 소재로 삼아 웃음을 안겼고, MC들은 본격적으로 공격본능을 발휘하여 레이디제인을 집중 추궁(?)하기 시작했다. 바로 쌈디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공개연애를 했다 하더라고 헤어진 연인을 언급하는 것은 사실 여자 연예인에게 있어 불편할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제아무리 독한 토크로 유명한 <라스>라 할지라도 무턱대고 결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자칫 무례하게 비출 수 있다. 그런데 레이디제인은 방송에서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이를 현명하게 대처했다. 바로 사전에 쌈디에게 연락을 취해서 방송에서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레이디 제인은 쌈디의 성대모사는 물론이고, 얼마 전 불거진 힙합계의 디스전까지 이야기를 확대하면서 토크를 훨씬 풍요롭게 만들었다. 팬들로부터 “레이디제인도 콘트롤 비트를 다운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대목은 이날 방송의 백미와도 같았다. 또한 쌈디와의 열애와 결별을 소속사에서 마케팅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방송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레이디제인은 방송 출연에 앞서 함께 출연하는 게스트와 MC들에 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MC 규현이 ‘일반인 킬러’라는 폭로를 하는가 하면, 박지윤이 고등학교 시절 뛰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선교활동을 했다는 식의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애교를 보여 달라는 MC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보여줄게...없어염~”이라고 맞받아 주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사실, 그간 <라스>에 출연했던 몇몇 게스트들은 태도논란이나 소극적인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또한 폭로를 빙자한 과도한 디스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레이디제인은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전에 철저히 방송을 준비하고, <라스>라는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맞춰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등 예능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스스로 급이 안된다고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방송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라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스트였다. 적극적이고 솔직한 입담, 그리고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피해가 될 까봐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모습, 그리고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태도까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날의 레이디제인은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게스트였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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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빛난 것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도, 그리고 게스트도 아니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작가들이 방송을 살렸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프로그램을 위해 발로 뛰고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모은 작가들의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며 프로그램을 구한 것이다. 바로 1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 이야기다.

 

‘허우대’ 특집으로 방영된 이날 <라스>는 고학력 스펙을 자랑하는 전현무, 완벽한 비주얼의 정경호, 미국에서 온 엄친아 존박이 게스트로 초대됐다. 게스트만 놓고 보자면 조금 ‘위험한(?)’ 조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비록 어떤 게스트가 나와도 평타 이상은 해내는 <라스>지만, 그건 가십 거리가 많은 스타가 초대되거나 혹은 게스트 서로 간에 연결고리가 강해서 서로 물고 뜯는 등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날 초대된 전현무와 정경호 그리고 존박은 서로 초면이었으며, 서로 공유하고 있는 에피소드나 공통의 관심사도 없어 보였다. 심지어 존박은 정경호가 누군지도 몰랐고, 서로의 이야기에 끼어들 만큼 친분이 없다 보니 세 사람의 토크는 ‘따로국밥’처럼 따로 놀았다.

 

 

 

 

자연히 방송은 준비된 에피소드를 나열하고, 루머를 해명하고, 또 개인기를 선보이는 등 지극히 평범하게 흘러갔다. 게스트의 폭발성이 약한 상황에서 진행마저 무난하게 전개되나 보니 오히려 이날 방송은 평소의 <라스>답지 못하게 약간의 지루함마저 발생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 터져 나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바로 이날 방송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전현무의 ‘김철수 사건’이 공개(?) 된 것이다. 과거 전현무가 ‘김철수’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동료 아나운서와 뮤지컬 데이트를 즐겼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인데, 놀랍게도 전현무에 티켓팅을 해준 직원이 <라스> 작가의 친구였다고 한다.

 

자신의 비밀데이트 노하우(?)가 공개되자 전현무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명백한 증언(?) 앞에서 전현무는 결국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전현무인 남자가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나 ‘김철수’라는 이름을 사용, 티켓을 수령해갔다는 사실에 MC들은 ‘공격거리’를 찾았고, 이후 계속해서 전현무를 김철수라고 부르는 식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며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라스> 작가들이 타킷(?)은 전현무에 이어 정경호로 향했다. 7~8년 전 클럽을 끊었다는 정경호의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한 번 <라스> 작가들의 정보력이 발동된 것이다. 현재는 연락을 하지 않지만, 한때 알고 지냈던 <라스> 작가의 동생이 무도회장에서 정경호와 즉석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정경호는 “뭐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했던 것 같다”며 어물쩍 넘어가려했다. 하지만 <라스> 작가는 “그날 이야기는 방송이 아니다”며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추억이었다더라”라며 큰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을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었던 에피소드도 작가들의 조사와 증언 덕분에 결국엔 낱낱이 드러났고, MC들의 공격도 거기서부터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게스트들은 대체 작가들의 정체가 무어냐며 놀라워했고, MC들 역시 작가들의 정보수집력(?)에 혀를 내둘렀다. 김구라는 “우리 작가들은 잡초들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며 자랑스러워했고, 김국진도 “우리 작가들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는 것이냐”며, 그들의 취재력을 인정했다.

 

 

 

마치 이날 방송은 4명의 MC에 작가까지 총 5인의 MC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듯 비췄다. 적어도 이날 방송에서 만큼은 <라스> 작가들이 MC 이상의 진행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방송 후 ‘이정도 정보력이면 국정원도 부럽지 않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공감되는 이유다.

 

자칫 심심할 수도 있었던 방송에 제대로 양념 역할을 해준 <라스> 작가들. 스타의 허를 찌르는 그녀들의 정보력과 취재력이야말로 토크쇼의 위기에서 <라스>가 살아남은 진짜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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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지자. 방송은 비즈니스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과 출연하는 연예인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득을 챙기거나 혹은 손해를 보는 그런 구조가 아니다.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철저한 자본주의 작동 원리가 작용하는 곳이 바로 방송이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는 법, ‘기브앤 테이크’ 정신이야 말로 방송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절대적 명제다. 그리고 이 ‘기브앤 테이크’가 적당한 균형을 이룰 때야 비로소 방송은 빛이 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해서 이 ‘기브앤 테이크’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프로그램은 자칫 ‘홍보방송’으로 전락하게 되고, 스타는 출연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구하라와 강지영의 눈물로 프로그램 전반의 분위기가 다운되고, 마치 갈 길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헤매던 4일 방영 MBC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가 바로 그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날 <라스>는 최근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박진영과 카라가 게스트로 초대됐다. 출연의 목적은 누가 봐도 분명했다. 신곡 홍보와 더울러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제작진은 이날 박진영과 카라에게 직접 무대에서 신곡을 부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또 신곡까지 제대로 홍보할 수 있었으니 박진영과 카라에게는 분명 남는 장사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라스>라는 프로그램에도 이날 방송이 남는 장사였다고 볼 수 있을까? 글쎄, 쉽게 대답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구하라에게 ‘연애돌’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며, 그녀를 둘러싼 열애설을 본격 해부할 것이라고 큰 소리친 MC들은 구하라가 흘린 눈물 앞에서 당황하기 바빴고, 이어 애교를 보여 달란 부탁에 강지영이 “애교가 없다”며 울음을 훔치자 <라스>의 전매특허와도 같던 독설과 디스도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것은 지난 방송에서 f(x) 크리스탈과 설리의 정색태도 논란처럼, 프로답지 못하게 방송에 임한 카라의 방송자세에 대한 지적뿐이다. 힙합계의 디스 전쟁까지 끌어오며 오랜만에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MC들의 적극적인 진행은 끝내 구하라와 강지영의 눈물을 넘어서지 못했고, 방송 후 카라는 차라리 출연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무대로 엔딩을 장식하면서 홍보라는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 그녀들이 <라스>를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급작스런 눈물로 분위기만 망치고, 시청자에겐 짜증만 유발했다는 점에서 <라스>라는 프로그램에게 카라는 득보다 실이 더 컸다고 보는 게 옳다. 방송의 기본이어야 할 ‘기브앤 테이크’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사실, 구하라와 강지영의 눈물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른 스타들의 경우에도 <라스>에서 눈물을 보인 바가 있다. 오히려 그녀들의 뜬금없는 눈물 덕분에 제작진과 MC들은 ‘라스 크라잉 스타’를 정리하는 등 새로운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문제는 울고 난 뒤의 태도다. 눈물을 통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넘기거나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났다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를 보였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구하라는 자신의 눈물이 규현의 독설 때문이라며 항변하기 바빴고, 강지영의 경우는 “앞으로 절대 어디에서도 애교를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며 정색했다. 강지영 역시 구하라와 마찬가지로 애교를 보여 달란 MC들의 잘못이지, 애교를 보여 달란 부탁에 눈물을 흘린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는 뉘앙스였다.

 

 

 

차라리 구하라가 열애설 질문에 눈물을 흘렸을 때, 한승연이나 강지영이 나서 ‘셀프디스’를 해주거나, 강지영이 “애교가 없다”며 울음을 터트렸을 때 구하라와 한승연이 나서 애교를 보여줬다면 분위기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카라의 모습과 대처는 분명 데뷔 7년차의 그룹이라 하기에는 어딘가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그것이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고 스타의 교만이었는지, 아니면 신곡 홍보만 제대로 하고 가면 된다는 식의 이기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그녀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다는 점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권세도 십년을 넘기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물며 스타의 인기는 오죽할까. 십년은커녕 일 년, 아니 한달 만에도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연예계다. 스타의 모습에서 더 이상 노력하는 모습과 겸손을 찾아 볼 수 없을 때, 대중의 사랑과 관심은 금방 식는다. 방송뿐만이 아니라 대중의 사랑 역시 ‘기브앤 테이크’라는 사실을 카라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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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토크쇼’라는 장르 자체가 위기이긴 위기인 모양이다. 1인 토크쇼의 대표주자 격이었던 MBC <무릎팍 도사>가 저조한 시청률을 견디지 못하고 간판을 내린데 이어, SBS <힐링캠프> 역시 화제성 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생방송 카드를 꺼내들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SBS <화신>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자처했으며, 심지어 모든 토크쇼가 망해도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았던 <라디오스타> 마저 최근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몇몇 이해할 수 없는 기획의도와 게스트 조합, 그리고 논란만 불러일으키는 출연자들의 발언과 태도에서 엿볼 수 있듯 최근의 <라스>는 ‘뭘 해도 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라스>에 대한 논란과 비판적인 시각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 6월 제작 교체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우선은 제작진의 마인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28일 방영된 ‘순정마초’ 특집만 봐도 그렇다. 이날 방송은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김동현, 배명호 선수와 함께 격투기 마니아로 알려진 배우 신소율이 함께 해 기대감을 높였다. 나름 신선한 조합이었고,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격투기 선수들의 이면과 거친 경기 뒷 이야기를 ‘라스’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경우 꽤 괜찮은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매운 맛을 느껴 본 적 없다던 추성훈 선수가 청양 고추를 먹고 눈물을 흘린다거나 콜라를 먹고 트림을 내뱉은 것과 같은 소소한 개인기를 제외하고 나면 왜 굳이 격투기 선수를 불러 모아 ‘순정마초’ 특집을 마련했을까 하는 의구심만 남는다. 거친 외모와 달리 허당기 가득한 그들의 모습은 충분히 매려적이었지만, 이를 풀어내는 제작진의 구성능력은 너무도 구태의연했다.

 

가령, 방송초반 선수들의 상의를 탈의시켜 가슴근육과 복근을 노출시킨 것은 너무도 예상 가능한 식상한 진행이었다. 게다가 MC인 김구라가 김동현 선수의 가슴을 움켜쥐거나 상의 탈의한 몸을 쓰다듬으며 근육을 칭찬하는 장면 등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설정이었다.

 

 

 

 

게다가 격투기 마니아라는 이유로 섭외한 신소율에게 세 명의 격투기 선수의 몸을 평가하고 심지어 상의 탈의한 몸을 만져보도록 권유한 장면은 저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잘 단련된 운동선수의 몸은 분명 보기 좋고 예능 소재로 삼기 훌륭한 아이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각진 근육이 동네북은 아니지 않은가? 남자 MC가 와서 마음대로 쓰다듬고 움켜쥐며, 심지어 여자 게스트에게 만져보도록 유도하는 모습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라스> 제작진은 여전히 <세바퀴>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던 관습을 버리지 못한 모양인데, <라스>라는 프로그램에 왔다면 이제는 <라스>만의 방식을 조금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남자 아이돌의 복근을 공개 한 뒤 아줌마 게스트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거나, 여자 아이돌의 섹시 댄스에 넋을 잃은 아저씨 게스트들의 반응을 담아내는 방식은 결코 ‘라스’ 시청자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아무리 뛰어난 몸매의 여자게스트가 출연하더라도 남자 MC나 남자 게스트가 그 여자 게스트의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여자 게스트가 남자 게스트의 맨 살에 손을 대는 것은 웃음으로 넘어가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을 왜 제작진이 앞장서 부추기고 연출한단 말인가.

 

<라스> 제작진은 지난 4월 <세바퀴>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장면 등이 문제가 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세바퀴> 때 관성화 된 연출을 <라스>에서 계속 재현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토크쇼’의 위기 속에서 <라스>는 생각보다 더 일찍 좌초될 것이다. 부디, 제작진의 각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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