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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가 전하는 수사 가이드라인

권력과 부패를 향한 통쾌한 한방...판타지 알면서 극장 찾는 이유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보고 들었던 단어, 바로 수사 가이드라인이다.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심지어 카메라를 금지하고 기자들을 불러 모은 신년간담회에서조차 수사 가이드라인논란은 어김없이 불거졌다. 국내 제일의 언론사라고 자부하는 신문칼럼과 기사 역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보면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수사는 검찰과 경찰의 몫이고, 지은 죄에 따라 벌을 받는 게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난해 답정수(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수사만 해)’ 가 펼쳐지는 광경을 수없이 목격했다. 아니,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답정수는 점점 더 견고해졌고, 또 교활해졌다.

 

 

 

 

지난 몇 년간,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따라 유죄가 무죄가 되는 현실에서, ‘법대로’, ‘원칙대로수사가 진행되길 기대하는 국민들의 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라마지 않았건만, 오히려 민주주의와 상식의 시계추는 거꾸로 움직였다.

 

이런 대중의 욕망에 민감한 영화계는 발 빠르게 판타지를 앞세워 대리만족을 선사해줬고, 그 과정에서 <베테랑><내부자들>처럼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거나 권력층의 부패와 몰락을 그린 영화가 크게 흥행했다. 570만 관객을 돌파(13일 기준)하며 쾌속 순항중인 영화 <마스터>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이병헌과 강동원, 그리고 김우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마스터>는 사실 새로울 게 없는 영화다. 돈을 앞세워 정치인과 사법부까지 쥐락펴락하는 진회장(이병헌 분)의 욕망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수사를 벌이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의 결기는 익숙하다 못해 그 다음 장면이 훤히 그려질 정도다.

 

게다가 선과 악의 대결 구도와 이들의 갈등만으로 끌고 가는 다소 긴 러닝타임(2시간 반)은 중간 중간 늘어지며 지겨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결말이라도 다르면 모를까, <마스터>는 마지막 장면조차도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영화는 시종일관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차선의 직선도로를 달리는 느낌이다. 마치, 답답한 현실에 지친 대중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 안겨주는 것만이 이 영화의 제작 목표였다는 듯 말이다.

 

 

 

 

<마스터>가 우리 사회에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이야기는 뻔하고, 그 속의 캐릭터가 갖는 매력도 그다지 색다를 게 없지만, 그럼에도 <마스터>의 흥행질주가 계속되는 건, 관객들이 <마스터>의 판타지를 알면서도 즐긴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가령, 정의로운 천재 김재명(강동원 분) 팀장의 일갈을 보자.

돈 받은 윗대가리들, 그리고 그 윗대가리들, 내가 이번에 싹 다 밀어버릴 거거든”.

 

어디 현실에서 가당키나 한 일일까. 천만의 촛불이 모여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김재명 팀장의 말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저런 일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차가운 바람에 맞서 광장에 모이고, 작은 촛불 하나에 희망을 보탰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곱씹어볼수록 <마스터>는 여러모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압력이 있을지라도 끝까지 죄를 추적하고 범인을 잡아들여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사에 임할 것.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건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숨은 세력까지 철저하게 밝혀내 죄 값을 받게 할 것. 끝으로 돈이라는 방패들 들고 권력이라는 갑옷을 입어도 정의의 칼날이 더 세다는 믿음으로 수사할 것.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마주한 국민들에게 <마스터> 속 진회장(이병헌 분) 일당의 사기 사건은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지는 김재명(강동원 분) 팀장의 고군분투는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마스터>가 그려내는 판타지는 올 겨울 촛불을 들며 우리가 한번쯤은 상상했던 세상과 겹치는 공통분모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검·경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검찰과 경찰은 여전히 소수 정치인이 아닌 다수 국민들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존재다. 카메라 앞에 선 권력자의 입이나 신문 사설을 통해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이 아닌, 국민들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만 비로소 실추된 검·경의 이미지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마스터>가 전하는 수사 가이드라인부터 마스터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cj엔터테인먼트 등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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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기꾼은 어떻게 대세 캐릭터가 되었나?

검사외전부터 ‘38사기동대까지...사기 콘텐츠가 뜨는 이유

 

사기꾼이 뜬다. 화려한 말솜씨로 남을 속이고 돈을 가로채는 사기꾼이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요 캐릭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동원이 꽃미남 사기꾼으로 활약한 영화 <검사외전>은 올해 초 9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세금공무원이 사기꾼과 손을 잡고 악덕 체납자들의 세금을 징수하는 OCN 금토 드라마 <38사기동대>도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판 거하게 사기를 치는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은 오는 76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이병헌이 원톱으로 나서는 영화 <마스터>, 현빈 출연이 확정된 영화 <> 역시 사기꾼의 세계를 그려낼 예정이다.

 

재밌는 건, 위에서 언급한 영화와 드라마 모두 주인공들이 사기꾼 캐릭터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사기 범죄를 소탕하는 멋진 경찰이나 검사 등의 캐릭터로 분했어야 할 스타가 이제는 앞장서 범죄자 캐릭터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어째서 사기꾼은 인기(대세)캐릭터가 된 것일까?

 

 

 

 

우선 사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 제작 빈도가 왜 이렇게 높아졌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흔히, 경제가 불황이면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설이 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범죄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피해자 역시 쉽게 돈을 벌수는 유혹에 빠져 사기를 당하고 마는 것이다.

 

검찰이 발표한 <2015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발생한 사기범죄는 총 244,408건에 달한다. 하루에 669, 한 시간에 27건 꼴로 사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재산피해 정도를 보면, 1000만원 이하가 29.3%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100만원 이하 27.2%를 차지했다. 생계형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사기라는 범죄가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하다 보니, 대중문화 콘텐츠 역시 자연스레 사기라는 이야기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드라마나 영화 속 사기꾼들의 경우 현실과 달리 일종의 판타지를 선사해준다는 점이다. 그들의 표적이 일반 서민이 아닌 부패한 권력 혹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군림하는 위정자들인 경우가 많은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사법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사기라는 일종의 판타지를 통해 대중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기 때문에, 사기꾼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실제로, <검사외전>의 강동원이나 <38사기동대>의 마동석과 서인국은 요즘 일컫는 사이다캐릭터로서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약 그들이 생계형 사기나 치는 지질한 캐릭터였다면, 과연 흥행의 중심에서 설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그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기를 소재로 한 이런 이야기구조와 캐릭터의 특성은 아마 개봉을 앞두고 <봉이 김선달>과 현재 촬영 중인 <마스터><>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상, 어쨌든 그들을 멋있고 매력적으로 그려내야 작품이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기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캐릭터를 무작정 감싸줄 순 없으니, 더 큰 악에 맞서 싸우는 일종의 안티 히어로의 임무를 주는 것이야 말로 작가와 감독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연기자들 역시 때로는 능글맞고,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며, 또 자못 정의롭기까지 한 사기꾼캐릭터로 점점 몰리는 분이기다. 한때 악역 캐릭터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이제는 선과 악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와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사기꾼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 많은 사기꾼 캐릭터 가운데 영화 <범죄의 재구성> 박신양을 뛰어넘는 사기꾼이 나올 수 있을까?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및 제작사 등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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