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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소통학 개론’ 교과서로 손색없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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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소통이란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막힘 없이 서로 잘 통하다’라는 뜻을 가진 소통은 이제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누구나 추구해야 할 ‘절대적 가치’로 자리 잡은 듯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갖다 붙이는 이 ‘소통’이라는 가치가 정말로 그 의미대로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따진다면, 현실은 암울하다.



언제 소통을 외치는지 생각해 보면 거기에 답이 있다. 보통 소통의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집단을 비판하거나 혹은 내 뜻과 다른 일을 권력이 밀어붙일때 ‘소통’을 외친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졌더라도 이를 재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이념과 정략에 따라 쉽게 왜곡될 수 있는게 바로 ‘가치’다. 최근들어 사용이 빈번해진 소통은 그런의미에서 올바르게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올바른 소통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우리사회 ‘소통학 개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 어렵지는 않다. 최근 방송계에서 소통의 ‘좋은 예’로 회자되고 있는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만 잘 살펴봐도 우리는 올바른 소통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채널이 없어 소통 못한다고? 문제는 진심이다


 

 

우선 25일 보도된 <무도> 멤버들의 ‘SUPER7’ 콘서트를 살펴보자. MBC 노조 파업으로 23주째 결방을 이어오고 있는 <무도> 멤버들은 오는 1124, 25일 서울 체조경기장에서 본인들의 이름을 건 대형콘서트 ‘SUPER7’을 열기로 하고, 그동안 꾸준히 만나며 아이디어 회의를 해왔다고 한다. 그동안 <무도>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 그냥 손놓고만 있을수는 없었다는게 그 이유다.

 

 

 



 

<무도> 멤버들은 지난 4월에도 <무한도전 파업특별편>를 통해 MBC 노조 파업 기간 멤버들의 근황을 전했다. 유튜브와 인터넷 방송을 타고 전해진 멤버들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겼으며, 하루빨리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는 <무도> 멤버 및 제작진의 진심은 그야말로 ‘이심전심’으로 전달됐다.



직업 특성상 홍보나 마케팅 종사자를 많이 만나는데, 이들 중 소통이 어렵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나 고객과 소통하고 싶지만 마땅한 창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럴싸한 채널을 이용하기에는 돈이 많이 든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이들머리속에 소통은 일방적 홍보라는 개념으로 자리잡힌 듯 하다.



지상파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 방영되던 <무도> 멤버들이 시청자와의 소통을 위해 유튜브와 인터넷 방송을 이용한 걸 보자. 그것도 모자라 직접 만나기 위해 콘서트를 기획했다. 사실 어쩌면 채널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 바로 진심. 소통의 시작은 결국 마음이다.

 

 

 


 

 

각개약진이 아닌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사회 ‘소통전도사’로 나선 강준만 교수(전북대)는 소통을 막는 여러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로 ‘각개약진’을 꼽았다.



각개약진(各個躍進)적진을 향해 병사 각 개인이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돌진하는 걸 뜻하는 군사용어다. 강 교수는 “각개약진은 한국적 삶의 기본 패턴”이라며, “공적 영역과 공인에 대한 불신이 워낙 강해 사회적 문제조차 혼자 또는 가족 단위로 돌파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주장한다.



학벌문제나 사회적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출세하거나 내가 좋은 대학을 가고봐야 한다는 논리도 결국은 각개약진이다. 나를 제외한 모두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사회에 소통이 설 자리는 없다.



각개약진이 소통을 가로막는 요소라면, 올바론 소통이란 의외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로 공동의 가치를 위해 함께 움직이면 된다. 바로 ‘공동체 정신’이다. <무도> 멤버들을 보자. 이들은 <무한도전>23주째 결방되는 동안 각기 다른 방송사와 다른 프로그램에서 각개약진을 펼쳤다. 하나로 뭉쳤을 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이들 중 몇몇은 각개약진으로 성공하기도 했으나 또 몇몇은 쓰디 쓴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각개약진을 해 나가는 와중에도 멤버들은 꾸준히 만나며 아이템 회의를 하고,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무도> 멤버로서 공동의 가치인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무한도전 파업특별편>과 ‘SUPER7’이라는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이들이 그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각개약진에만 매달렸다면, 아마도 이런 성과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소통은 지나친 경쟁을 극복하고 공동체 가치를 위해 노력할 때 더욱 빛날 수 있는 가치다.

 

 

 

 

 



 

승자독식 구조를 깨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강준만 교수는 소통을 가로막는 첫번째 요인으로 ‘승자독식’ 구조를 꼽은 바 있다. 승자가 열매를 독식하는 체제에선 소통이 미덕이 아니란 얘기다. 맞는 말이다. 무조건 이기면, 다 내것이 되는 세상에서 소통이 다 무슨 필요있겠는가. 나만 잘 되면 그만인데 말이다.



한달 전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MBC 김재철 사장 입에서 나온 <무도> 외주설에 맞선 멤버들의 행동은 승자독식 구조에서 올바른 소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당시 사측은 <무도>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외주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파업으로 정상 방영이 어려웠던 다른 프로그램 역시 외주제작을 통해 전파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무도>는 노조 파업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여론은 김태호 PD와 노조의 손을 들어줬고, 이때 강력한 힘이 됐던 게 바로 멤버들의 입장이었다. <무도> 멤버들은 “’무한도전’이 외주제작 되더라도 그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걸 과연 시청자들이 바라겠느ㄴ냐”며 “아무래도 출연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 따지고 보면, 멤버들은 외주 제작 출연을 핑계로 출연료를 더 받거나 MBC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었다. ‘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승자독식 논리로 보자면 그러는게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멤버들은 <무한도전>은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나만 잘 되면 그만’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결국에는 ‘독’으로 작용했을 게 뻔하다.



승자독식 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이기면 몽땅 내것이 되는 세상, 어떻게든 이기면 ‘장땡’이다. 겉으로 보기에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승자는 언제나 극소수다. 그들이 맛보는 달콤한 열매는 다수의 땀방울을 거름으로 한다. 사회 갈등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필요한 게 소통이다. 승자도 패자도 함께사는 세상이다. ‘나만 잘 되면 그만’ 이 아니라 함께 잘 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소통,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거 분명하다. 앞서도 밝혔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며 소통을 외치는 일 부지기수다. 하지만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사회 ‘소통학 개론’에 대한 담론이 더 많이 오갔으면 좋겠다. 그 한 방법 <무한도전>을 연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도>는 우리사회 '소통학 개론' 교과서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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