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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예능은 왜 막을 내렸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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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예능은 왜 막을 내렸나

<오마베> 폐지, <슈돌> 인기 시들...그 이유는?

 

TV 속 아이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 한때 각 방송가의 효자콘텐츠 1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육아예능이 이제는 폐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SBS <오 마이 베이비>는 지난 2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을 결정지었고,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예전만 못한 인기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육아예능 열풍의 주역이었던 MBC <아빠!어디가?> 역시 20151월 시즌2를 끝으로 문을 닫은바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각종 예능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광고와 CF까지 섭렵했던 아빠와 아이들은 어쩌다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되었을까?

 

 

 

 

우선, 리얼리티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시청자가 육아예능에 열광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감이다. 가령, 아이를 돌보는 서툰 아빠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건, 현실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아빠가 그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많은 육아 프로그램에서 엄마가 아닌 아빠를 내세운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육아라는 것이 엄마의 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보니 아빠들의 서툰 모습, 그리고 변화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냈던 것이다. 만약 엄마가 아빠가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면 게시판 테러를 당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육아예능에서 그려지는 모습들이 점점 현실의 육아와 멀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빠와 아이가 캠핑을 떠나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러 가지 체험 활동을 이어나가는 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경제력이 갖춰진 집안에서만 가능한 일들이다.

 

 

 

 

TV 속 육아에는 수고로움 대신 즐거움만 가득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껴져야 할 지루함 의 자리엔 보람과 기쁨이 들어서 있다. 육아예능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던 시청자가 실제 육아는 그렇지 못함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의 인기 또한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지탱할만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으면서 육아예능은 본격적인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MBC <아빠!어디가?>는 윤후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존재했고, 육아예능의 중심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넘어온 이후에는 사랑이와 삼둥이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먹방(먹는 방송)’이라는 트렌드에 백종원이 빠질 수 없듯, 육아예능의 인기가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윤후, 사랑이, 삼둥이 등 시청자를 사로잡는 새로운 캐릭터가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체할 만한 캐릭터가 실종되면서 자연스레 육아예능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대박이가 존재해서 어느 정도 유지가 되지만, <오 마이 베이비>는 확고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프로그램 폐지에 직면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만큼 육아예능은 본질적으로 그 생명력이 길지 않다. 처음에는 촬영의 존재를 모르고 마음껏 이야기하고 놀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의식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면 그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 걸음마를 떼고 말문이 트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그 다음에는 보여줄 게 없다. 결국 다른 출연자를 찾게 되고, 이런 흐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시청자는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카메라를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육아예능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만을 초래했다.

 

짧았던 육아예능 전성시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육아예능은 과연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육아예능은 막을 내렸지만,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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