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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를 통해 본 걸그룹 생존전략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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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를 통해 본 걸그룹 생존전략

 

결국은 차별성이다.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콘텐츠이며, 차별화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걸그룹 시장에서 당당히 ‘성공’이란 키워드를 거머쥔 걸그룹 여자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걸그룹과는 다른 행보와 콘셉트 그리고 음악이라는 콘텐츠의 힘으로 결국 대세 반열까지 올랐다.

 

여자친구가 데뷔 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일 SBS MTV '더 쇼'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쥔 이후 3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 된 MBC뮤직 <쇼! 챔피언>에서도 1위에 오른 것이다. 타이틀 곡 <시간을 달려서>는 현재 음원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데뷔부터 지금까지 내세우고 있는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이라는 콘셉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또한 폭발적이다. ‘기적’이란 수사가 전혀 과하지 않을 만큼, 이들의 성공은 우리나라 걸그룹 시장에 있어 가히 놀랄만한 반전이라 할 만하다.

 

 

 

 

따지고 보면, 그간 아이돌 시장에서 주류로 군림해온 걸그룹은 대부분 대형 기획사 소속이었다. 막대한 자금력과 팬덤, 그리고 기획사의 힘을 앞세운 신인들은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과 방송 출연을 보장받기 쉬웠고, 어렵지 않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출발선이 다른 만큼, 성공이라는 결승점에 도착하는 데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에서 낙오된 걸그룹에겐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보다 더 자극적인 안무와 노출을 앞세워 언론의 주목을 받거나,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이름부터 알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물론, 이런 저런 방법을 통해 그룹의 이름을 알려도 결국 노래로 어필하지 못하면 또 한 번 실패의 멍에를 지울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여자친구의 생존전략, 나아가 이들의 성공은 괄목한 만한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왜냐하면, 그 흔한 섹시콘셉트나 노출 혹은 외모가 아닌, 걸그룹의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춤과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시작해 <오늘부터 우리는>을 거쳐, <시간을 달려서>까지. 하나의 일관된 콘셉트를 가지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점은, 변신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무리한 도전을 일삼는 몇몇 걸그룹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게다가 여자친구는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니다. 속된 말로 ‘기획사 버프’라는 것도 없다. 이들의 노래가 좋아서 찾아 듣고, 춤 추는 게 예뻐서 계속 보게 되는 것이다. 결국, ‘파워청순’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잘 어우러지느 노래와 안무의 힘이다.

 

억지로 벗을 필요 없고, 일부러 망가질 필요도 없다. 그냥, 잘하는 걸 하면 된다. 가장 자신있는 걸 보여줄 때, 더 빛나는 법이다. ‘수저계급론’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진짜 실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보상일 것이다. ‘흙수저의 반란’을 보여주고 있는 여자친구는 바로 실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실력이라 함은 가수로서의 실력이 아닌 걸그룹이라는 하나의 문화콘텐츠로서의 힘을 뜻한다.)

 

 

 

여자친구 이후로도 수많은 걸그룹이 이 레드오션에 뛰어들 것이고, 결국은 소수만이 성공이라는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전자는 실패의 원인을 낮은 인지도에서 찾을 것이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섹시콘셉트로 전환하거나 노이즈 마케팅의 유혹에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실력이다. 노래와 춤이 좋으면, 조금 늦더라도 결국 빛을 볼 수 있고, 기획사가 작더라도 대중이 힘을 실어 줄 것이다. 결국,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획일화와 천편일률적인 콘텐츠다.



 


 

아이돌 산업도 하나의 문화다. 문화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걸그룹이라고 다를 순 없다. 그래서 만약 이들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생존전략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차별성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여자친구의 성공이 불러올 ‘나비효과’를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기획사(쏘스뮤직) 등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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