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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식스맨 논란, 안타까웠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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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식스맨 논란, 안타까웠던 진짜 이유

 

MBC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져준다. 그것은 국민 예능의 반열에 오른 <무한도전>의 영향력, 혹은 새로운 멤버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비록 오보로 밝혀지긴 했으나 ‘식스맨 내정설’과 같은 음모론(?)이 기사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거기엔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커다란 문제점 두 가지가 엿보인다. 바로,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불신과 결과지상주의가 그것이다.

 

‘장동민이 식스맨 내정자였다’라는 보도는 ‘찌라시’에 떠도는 헛소문에 불과했지만, 그것이 기사화된 과정을 살펴보면,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 왜냐하면 이런 ‘~카더라’ 식의 루머를 처음 만들고 확산한 것은 바로 ‘기레기’나 ‘찌라시’가 아닌 우리들 시청자였기 때문이다.

 

 

 

 

총 21명에서 시작된 식스맨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후보들은 저마다의 지지층을 형성했고, 시청자 사이에서는 누가 더 식스맨에 어울리는 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시청자는 본인이 지지하던 후보가 탈락하는 과정에서 후보선발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어 인터넷상에서는 식스맨 선발을 둘러싼 각종 루머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장동민 내정설은 그중 하나의 불과했지만, 한 언론에서 마치 이를 기정사실화해서 보도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무한도전 제작진이 직접 나서 논란을 진화했지만, 따지고 보면 애초에 이런 헛소문이 설득력을 갖는다는 거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불신이 팽배해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무한도전> 뿐만이 아니라, <슈퍼스타k>와 <K팝스타>에서도 이런 내정설은 종종 불거진다. 사실은 TOP10이 미리 정해져있다거나, 우승자는 누가 될게 뻔하다는 식이다. 대중은 본인이 지지하는 참가자가 탈락하게 되면, 이런 음모론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만약, 개인과 개인, 그리고 국가와 국민 사이의 신뢰가 굳건한 사회라면, 이런 음모론이 싹틀 수 있을까?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이 대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칠 수 있단 말인가. 어찌 보면 하나의 ‘헤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 속에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못내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이번에 불거진 <무한도전> 식스맨 논란이 안타까웠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여전히 우리 사회가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식스맨 특집은 누구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가 되느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태호 PD가 밝혔듯, 예능을 위해 열심히 뛰는 다양한 스타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며, 또 예능프로그램의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도 얼마든지 오디션 프로그램만큼의 재미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찾는 이유는 단순히 우승자에 대한 호기심뿐만이 아니다. 만약 우승자에 대한 궁금증뿐이라면, 최종 파이널 무대만 시청하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제가 홍미롭기 때문이다. 식스맨 특집 또한 마찬가지다. 장동민이 되든, 강균성이 되든 혹은 최시원, 홍진경, 광희가 최종 선발이 되든,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다. 누가 되든,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물론, ‘그녀석’을 대체할 여섯 번째 멤버는 매우 중요하지만, 단순히 결과에만 집착하면 과정이 선사해주는 재미를 놓치게 된다. 최시원의 헐리웃 리액션, 그리고 홍진경의 민속춤과 분장쇼, 장동민이 선사해주는 의외의 논리력과 브레인 등, 식스맨 특집의 볼거리와 흥미요소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늘 결과만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온 우리는 TV 속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조차 ‘결과’만을 바라본다. 그래서 근거 없는 ‘찌라시’와 ‘음모론’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상 우리는 얼마나 과정을 즐기고 있는가.

 

불신의 사회에서 결과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우리들의 모습.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을 둘러싼 논란은 마치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을 보는 것만 같아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제작진과 멤버들을 믿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시청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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