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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키스신보다 애틋했던 공민왕의 한마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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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넘게 방영된 <신의> 17회는 사실상 마지막 1분을 위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 속에서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자커플의 키스신이 그것인데요. 가장 어렵고 돌파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뤄진 최영과 은수의 불꽃같은 키스신은 그만큼 많은 충격과 여운을 안겨주며 17회 엔딩을 장식하였습니다.

 

이날 은수는 최영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덕흥군과의 혼인을 약속하였는데요. 은수는 나름대로 혼인식이 진행되기 전에 천혈을 타고 현대로 돌아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철과 덕흥군은 그런 은수의 노림수를 알아채고 기습적으로 혼인식을 앞당겨 진행토록 준비했죠.

 

그대로 혼인식이 진행될 경우 덕흥군은 왕이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 역사는 크게 어긋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은수를 마음에 품은 최영이 크게 상처받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죠. 그런데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혼인식이 열릴 장소로 향하던 덕흥군과 은수앞에 나타난 최영도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은수의 입에 입을 맞춘걸 보면 그렇지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예전에 기철의 집에서 은수를 데리고 올 때에도 자신이 은수를 연모해서 그렇다며 ‘정면돌파’를 했던 최영입니다. 비록 상대가 덕흥군이라는 왕족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최영은 키스라는 ‘정면돌파’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합니다.

 

오늘 방영분에서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덕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이 노비가 되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공민왕이 최근 양민에서 노비로 전락한 이들을 구제해주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날 공민왕이 최영에게 건낸 문서들 중 두 사람의 혼인을 증명하는 문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두 사람을 지켜보는 덕흥군과 기철, 그리고 조정신료들과 심지어 시청자까지 모두 패닉상태에 몰아 넣은 키스신은 확실히 ‘신의 한수’임에 분명해보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데, 왕족이 되어서 치졸하게 우달치 대장의 연인을 빼앗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은수의 혼인은 막았다 치더라도 최영에게 있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주군, 바로 공민왕이 위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덕흥군과 기철은 공민왕을 아예 없애버리기로 작당모의 했는데요. 기철의 사병이 공민왕을 습격하기 위해 이미 움직였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군신관계이지만, 실상 누구보다 진한 우정과 의리로 묶여있는 공민왕과 최영은 어떻게 보면 남녀 사이의 멜로보다 더 애틋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키스신에 묻히기는 했지만 이날 공민왕이 최영을 다시 관직에 복직시키며 건넨 말 속에서는 바로 그 애틋함이 절절히 베어나왔죠. 고려 국쇄로 내린 첫번째 교지가 최영을 사면, 복직시킨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었지만, 이 장면에서 최영을 대하는 공민왕의 모습이 더욱 와닿았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첫 번째 백성, 자신의 첫 번째 친구를 대하는 친근한 어투에서 느껴진 우정 때문이었습니다.

 

 

 

이날 공민왕은 최영에게 “아직도 어부가 되는 것이 꿈이냐"고 물었습니다. 애초 원나라에 있던 공민왕을 고려로 모시고 온 뒤, 초야에 나가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사는 것이 최영의 꿈이었음을 잘 알았던 것이죠. 이에 최영은 ”한 동안 잊고 있었다“고 답했는데요.

 

그런 최영에게 공민왕은 재차 "대장(최영)을 사면 서용했다. 종4품에서 정4품으로 승급시켜서 그대의 직급은 호군이다"고 말했습니다. 최영에게 다시 관직을 주는 것은 다시금 자신을 위해서 일해 달라는 부탁에 다름 아니었는데요. 이어 공민왕은 자신이 힘이 없어 매번 최영을 파직했다가 복직시키는 일을 반복해야만 하는 미안함을 담아 다음과 같은 말을 이었습니다.

 

“이러다가 또 그대를 파직시키고 심지어 유배시키게 될 지도 모른다. 왜냐면 왕이라서”라며 “그래도 옆에 있어 줬으면 한다. 미안하다. 또 벼슬을 줘서”라고 사과했습니다.

 

 

 

 

왕이라는 지위 때문에 공민왕은 시골로 돌아가려는 최영을 붙잡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계속 맡겨야 하는 운명인 것이지요. 공민왕의 말처럼 최영은 이후 공민왕이 신돈을 기용한 이후 6년간 유배생활을 떠나게 되는데요. 어쩌면 공민왕은 조일신의 난과 기철, 덕흥군의 반란 등을 겪으며 자신과 최영에게 닥칠 운명을 짐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미안한 마음을 어색한 웃음으로 대신한 류덕환의 연기와 담담히 주군의 말을 들으며 복잡한 심경의 표정을 지은 이민호의 연기 또한 매우 훌륭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충신 최영, 그리고 고려 말 왕권강화를 통해 나라의 자주성을 되찾으려한 공민왕. 우리가 역사 속에서 기억하는 것은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로맨스이고, 드라마를 통해 감정이입하는 것은 임자커플이지만, 어쩌면 가장 애틋했던 사이는 바로 공민왕과 최영,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군신관계를 뛰어넘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백성을 위할 줄 아는 마음. 내 여자에 대한 일편단심 순정. 왕과 신하라기보다는 생사를 뛰어넘은 전우의 느낌이 더 강한 인연. 비록 역사에 대한 두 남자의 도전은 이성계에 의해 무너지게 되지만, 그렇게 서로를 닮아가며 힘이 되어주었기에 고려는 멸망 직전 역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불꽃을 피워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애틋한 우정을 지켜보는 것은 <신의>를 시청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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