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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육아예능, 아이들 나이가 점점 어려지는 이유

육아예능, 아이들 나이가 점점 어려지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TV 속 육아예능에 등장하는 아이들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유치원생, 미취학 아동으로 연령대가 내려가더니 급기야 걸음마도 떼지 못한 갓난아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SBS <붕어빵>과 MBC <아빠! 어디가?> 때만 하더라도 통용되던 ‘키즈예능’이란 분류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마이베이비> 속 출연자는 사실상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기르는’ 것에 더 가깝다. 그만큼 아이들의 연령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아이들의 나이가 어려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프로그램의 인기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MBC <아빠! 어디가?>는 SBS <붕어빵>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아이들의 연령대를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꾸렸고, 스튜디오가 아닌 1박2일이라는 여행 형식을 취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아빠! 어디가?>는 침체에 빠진 <일밤>을 구원하는 대세 프로그램으로 떠올랐고, 지난해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빠! 어디가?>의 발목을 잡은 건 뒤늦게 출발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 초반 ‘짝퉁논란’이란 오명을 뒤집어쓸 만큼 시청자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빠! 어디가?>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요예능의 최강자로 자리하고 있다.

 

 

키즈예능에서 육아예능으로…아이들 나이가 어려지는 이유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빠! 어디가?>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아이들의 나이에서 찾을 수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추사랑은 <아빠! 어디가?>속 막내인 민율이 보다 어리며, 최근 시청률 상승에 톡톡히 이바지 하고 있는 서언-서준 쌍둥이 형제와 대한-민국-만세 삼둥이(세쌍둥이)는 이제 갓 2~3살에 불과할 뿐이다.

 

 

 

 

육아예능 속 아이들의 나이가 어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비슷한 프로그램의 생명력이 다름 아닌 아이들의 의외성에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순수한 동심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아이들의 언행이야 말로 시청자가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요소다.

 

아이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의외성은 더 큰 힘을 발휘하며, 또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 낸다. 비록 각 프로그램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내세우는 콘셉트도 상이하지만, 결국에는 아이들이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승부가 갈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승부에서는 아이들 나이가 어릴수록 유리한 것이 또 사실이다.

 

 

 

 

시청률 경쟁에서 밀린 <아빠! 어디가?>가 최근 들어 막내특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의 동생 모습을 카메라에 자주 비추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느덧 카메라에 익숙해진 6~7살 아이들 보다 카메라가 있다는 거 조차 아예 의식하지 못하는 4~5살 아이들이 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물며, 함께 있는 거 자체가 전쟁이며 돌발 상황의 연속인 2~3살 아이는 어떻겠는가. 나이가 어릴수록 예능의 그림을 만들어는 데 있어 수월하다는 사실은 어느덧 육아예능의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매주 좋은 곳을 놀러 다니는 것은 분명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현실에 비춰볼 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2~3살의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자체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다양하다.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거나 쌍둥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아빠가 녹초가 되는 것은, 사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연예인이냐 일반인이냐와 상관없이 웃으며 지켜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직접 아이를 키워본 부모 입장에서라면, 그리고 곧 아이를 출산하게 될 예비 부모입장에서는 저연령대의 아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비록 그들이 입히고 먹이는 것들이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에 대한 팁을 얻기도 하고, 또 힘들었던 그 때를 추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분간 현재 육아예능의 구도는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쌍둥이와 삼둥이를 앞세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따라잡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지나치게 경쟁에 매몰된 육아예능이 자칫 태아와 신생아를 다루는 영역까지 선을 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부디, 지금의 육아예능의 1~2%의 시청률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많고 적든 간에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사랑스러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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