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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는 사실 양날의 검과도 같다. 순수한 동심을 엿볼 수 있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 자칫 어른들이 짜놓은 각본 안으로 아이들을 끌어들여 그들을 시험하는 ‘악취미’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구성된 몰래카메라는 분명 솔직한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본다거나 순수함을 극대화시키는 장치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이 남발되면 되레 신선함을 떨어뜨리고 인위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대상이 아이들인 만큼 ‘속인다’는 전제가 들어간 몰래카메라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MBC <일밤-아빠!어디가?(아빠!어디가?)> 제작진이 몰래카메라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의 순수함이야 말로 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위적으로 끄집어낸다는 불편함이 다소 존재하긴 하지만 어쨌든 ‘몰카’ 앞에서 아이들은 무장해제 된 채 자신들의 속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순진무구한 어록들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건 제작진으로서도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시청률 꼴찌라는 위기 속에서 제작진의 꺼내든 카드가 ‘몰래카메라’였다 라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성동일의 어설픈 변장에도 속아 넘어가는 아이들,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닭의 존재를 믿고, ‘황금알’을 먹으면 근육이 생긴다는 말까지 고스란히 믿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심지어 착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인다는 ‘보이지 않는 라면’을 실제로 봤다고 증언(?)하는 찬형과 리환이의 반응과 성동일임을 눈치 챈 윤후가 호통 한마디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 등은 오직 <아빠!어디가?>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바탕 웃음이 휘몰아치고 간 자리에는 ‘언제 아빠가 가장 좋냐’라는 질문에 답변하는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이 어느덧 감동으로 다가온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주려고 하지만, 실상 아이들은 아빠가 뽀뽀를 해주고 안아주며 같이 놀아줄 때가 가장 좋다고 대답한다. 값비싼 장난감이나 선물, 혹은 놀이공원을 같이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줄 때가 아니라 그저 같이 잠을 자고 시간을 보낸다는 거 자체가 아이들에겐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는 사실에 아빠들은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날 방송은 분명 ‘몰카’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아빠!어디가?>식 재미와 감동을 모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응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시청률은 9.0%(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동시간대 꼴찌로 주저앉았다.

 

지난 시즌 톡톡히 재미를 본 ‘몰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한 <아빠!어디가?>는 이로써 더욱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시즌2 시작에 앞서 섭외 문제 등 여러 가지 잡음에도 불구하고 <아빠!어디가?> 제작진이 믿었던 것은 바로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방영되면 시청자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한번 이탈한 시청자는 되돌아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새로운 유입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비슷한 콘셉트의 육아예능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더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이 돼버렸다.

 

 

 

거듭 강조하지만, <아빠!어디가?>의 최대 경쟁력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시선과 동심이다. 그들의 순수한 행동과 예측할 수 없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감동이 되고 웃음이 된다. 그리고 몰래카메라는 그런 아이들의 동심과 순수함을 최대한 끄집어내는(비록 인위적이긴 하지만) 장치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빠!어디가?>에게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즌1을 그대로 따라하는 듯 한 콘셉트에서 벗어나 보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이며, 시즌1 멤버를 특별 게스트로 출연시키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이벤트 기획도 절실하다. 그렇지 않고 마냥 1년을 기다릴 생각이라면, <아빠!어디가?>는 불과 몇 개월 안에 ‘추억의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아빠!어디가?>의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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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든 스토리에는 기-승-전-결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비단 드라마나 영화에 국한된 이야기만 만은 아니다. 예능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리고 최근 대세로 떠오른 관찰 예능까지. 한회 한회를 짤 뜯어보면 그 속에는 웃음과 감동을 위한 하나의 ‘서사’가 완벽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혹자는 그것을 ‘예능의 스토리텔링’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굳이 거창한 해석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시청자는 이제 ‘대체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가령, 27일 방영된 MBC <아빠!어디가?>가 사전에 ‘아빠 바꾸기’ 특집을 마련했다고 했을 때, 시청자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던 것과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켜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아빠 바꾸기’ 미션의 진행 과정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었다. 아빠가 아닌 삼촌들과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보여 질 아이들의 당황스러움,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게 될 아빠들의 고생담, 그리고 끝내는 모두 가 어색함을 떨치고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될 마무리까지. ‘아빠 바꾸기’ 특집의 기승전결은 대게 이렇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잠깐의 ‘맛보기’를 통해 방영된 이날 ‘아빠 바꾸기’ 특집은 이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빠가 아닌 다른 삼촌과 저녁을 먹고 잠을 자야한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저마다 걱정에 휩싸였고 평소보다 더 애처로운 목소리와 눈빛으로 아빠를 찾았다. 그것은 막내인 준수나 지아 혹은 맏형인 민국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여전히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와 떨어진다는 것은 두렵고 무서운 일이다.

 

사실상 이번 특집의 핵심은 어떤 아빠와 어떤 아이가 짝을 이룰 것인가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하룻밤 아빠 바꾸기를 통해 웃음을 뽑아내는 거에 그치지 않고, 평소 어색했던 삼촌과 아이가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진다면, 조금 더 의미있는 특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역시 이번 특집을 통해 아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조금이나마 독립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비록 건강상의 문제로 윤민수-윤후 부자가 빠진 것이 아쉽긴 했지만, 이날 제작진의 선택은 거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성동일 삼촌을 무서워했던 민국이와 성동일을 짝 짓고, 앙숙관계였던 이종혁과 지아를 파트너로 정한 것은 거의 ‘신의 한 수’에 가까웠다. 그만큼 이들의 조합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준수와 김성주, 준이와 송종국의 조합 역시 궁금하기는 매한가지. 파트너가 정해짐으로써 시작된 본격적인 ‘아빠 바꾸기’ 미션. 이날 아이들과 아빠들에겐 ‘신세계’가 펼쳐졌다.

 

 

 

 

하지만 최고의 특집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아빠 바꾸기’ 특집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오점을 남겼다. 바로 ‘기-승-전-결’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온 일부 시청자들의 악의적인 비난이다. 이날 <아빠!어디가?>는 파트너가 정해지고 난 뒤, 아빠들이 자신과 짝을 이룬 아이들을 찾아가는 것까지만 방영됐다. 이야기의 구조로 따져보면, ‘기’에 이어 ‘승’의 초반 까지만 방영된 셈이다. 이야기는 아직 ‘전’과 ‘결’이 남아있고, ‘아빠 바꾸기’ 특집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그런데 일부 시청자들은 지아와 준수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이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막내들에게 있어 아빠와 떨어져 지내는 것은 그 자체로 긴장되고 무섭고 두려운 일일 수 있음에도 불구, 두 아이가 삼촌들에게 버릇없이 군다는 점이다.

 

 

 

 

물론, 이날 방영된 방송만을 놓고 보면 지아와 준수와 짝을 이룬 이종혁과 김성주의 고생길(?)이 훤해 보이기는 했다. 지아는 자신을 찾아온 이종혁에게 밥도 아빠랑 먹고 잠도 아빠랑 잘거라며 이종혁을 거듭 거부(?)했고, 준수는 홀로 잠이 들어 김성주가 밥을 먹자고 깨워도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준수 역시 지아처럼 “아빠”만을 찾았다. 이종혁과 김성주가 ‘멘붕’에 빠진 것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는 ‘아빠 바꾸기’ 특집의 특성상 아이들의 이런 반응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아와 준수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는 게 주요 이유다.

 

하지만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듯, 처음엔 삼촌들을 거부하던 아이들도 정성껏 이야기를 들어주고 맛있는 밥을 차려주는 삼촌들의 정성에 마음을 열고 어느새 장난을 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방송 분량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편집의 욕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승전결 가운데 ‘기’와 ‘승’만 놓고 보니, 자칫 아이들이 문제처럼 보인 것일 뿐, ‘승’과 ‘결’까지 지켜보면, 분명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삼촌들을 거부하던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모습. 바로 제작진이 담아내고자 했던 ‘아빠 바꾸기’ 미션 속 또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니 아직 일곱 살 철부지에 불과한 아이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그 나이에 ‘나’는 어땠는지, 그리고 ‘내 아이’는 어떤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일요일 저녁 수많은 국민들을 웃음 짓게 해주는 이 아이들이 비난받을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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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속 유일한 여자아이인 지아를 대하는 아빠 송종국의 자식 사랑은 조금 유별난 구석이 있다. ‘딸바보’라는 그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송종국에게 있어 딸 지아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제 1순위로 놓이곤 한다. 좋게 보면 자식을 위해, 그리고 딸을 위해 헌신하는 멋진 아빠의 모습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의 무조건적인 딸 사랑이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나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라지만 지아를 위해 다른 아이에게 상처 아닌 상처를 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그의 ‘딸바보’ 캐릭터가 조금은 과한 감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왜냐하면, 내 자식 상처주지 않으려고 다른 자식 상처주는 일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6일 방영된 <아빠!어디가?> ‘친구 특집’ 3편, ‘짝꿍 운동회’에서 보여준 송종국의 ‘딸바보’ 면모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아이들은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진행했는데, 딸 지아와 함께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송종국의 악착같은 승부욕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이다. 특히나 지아를 살리기 위해 준수를 버리는 송종국의 냉정한 모습은 같이 게임을 하던 다른 아빠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민망함을 자아냈다.

 

 

 

 

이날 송종국은 게임 중간 진행자 김성주가 외친 “2명” 소리에 맞춰 근처에 있던 준수를 껴안으며 살아남았다. 그런데 짝을 찾지 못해 혼자가 된 지아가 탈락 위기에 처하자 준수를 버리고 지아를 선택한 것이다. 졸지에 준수는 탈락 위기에 처했고, 송종국은 ‘나쁜 아빠’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습을 보다 못한 성동일이 준수 대신 탈락을 자진했지만, 송종국은 끝까지 양보나 배려 없이 오로지 지아를 지키기에 급급했다.

 

그 상황에서 차라리 준수와 지아를 짝 지어 주고 멋있게 퇴장했다면 재미와 웃음 모두 잡을 수 있었을 테지만, 송종국의 ‘딸바보’ 본능은 오로지 지아를 살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택하게 만들었다. 이는 윤후 친구 지원이 탈락 위기에 처하자 자진 탈락하며 다시 한 번 지원이에게 기회를 준 윤민수의 배려와 비교되면서 송종국을 졸지에 ‘딸바보’가 아닌 ‘진짜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지아를 안고 산에 오르고, 또 지아를 안고 축구를 하는 등, 송종국의 남다른 ‘딸바보’ 모습은 분명 이 프로그램에 있어 재미를 만들어내고, 놀라움을 선사해주는 강력한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지아만 챙기고, 다른 아이들은 신경쓰지 않는다면, 결국은 이기심으로밖에 비춰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다섯 아빠 모두가 자기 아이 챙기기에 급급한다면, 대체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겠는가?

 

본인의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게 다뤄주고, 아빠의 사랑 못지않게 삼촌들의 사랑을 느껴야 아이들 역시 남을 배려할 줄 하는 감성과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다. 유독 게임 상황에서 이기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송종국의 지나친 ‘딸바보’ 캐릭터가 이제는 어느 정도 그 지나침을 버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죽하면 늘 천진난만하고 장난꾸러기인 준수조차 송종국에게 배신(?)당하자 어쩔 줄 몰라 제자리에 멈춰 선 채 할말을 잃었을까…. 그러고 보면 송종국은 지난 6월에도 수건돌리기 게임 중 지아가 준이에게 잡힐 위기에 처하자 준이의 진로를 방해해 준이로부터 “진짜 나빴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송종국의 입장에서야 자신을 희생해 딸을 지킨 멋진 아빠의 모습일 테지만, 다른 아빠와 시청자 눈에는 내 아이 상처주지 않으려고 다른 아이에게 상처 준 어리석은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개월간 이어져온 송종국의 ‘딸바보’ 개릭터로 인해 이제는 그가 지아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온 국민이 안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아뿐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감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삼촌으로 거듭나면 안 될까? 그의 지나친 ‘딸바보’ 캐릭터가 이 프로그램에 있어 ‘독’이 되기 전에 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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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정글을 거쳐 군대까지. 최근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마치 출연자들이 얼마나 더 고생하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흥행이 갈리는 것만 같다. 야생을 부르짖던 <1박2일>은 사막과 정글을 오가는 <정글의 법칙> 앞에서 ‘리얼’을 강조하기 머쓱해졌고, 마찬가지로 조작 논란에 휩싸인 <정글의 법칙> 역시 <진짜 사나이> 등장 이후 ‘生고생’의 이미지를 빼앗겨 버렸다.

 

극한 상황에 처할수록, 출연자들이 고생이 많을수록 프로그램은 마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고, 시청자들은 그것이 ‘진짜 고생’이냐 ‘가짜 고생’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심지어 물리적인 극한 상황을 넘어 정신적인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스포츠 예능이 새롭게 떠오르기도 한다. 갈수록 호평을 얻고 있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과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는 그 좋은 예다.

 

범람하는 ‘고생버라이어티’ 가운데서 MBC <아빠! 어디가?>가 눈길을 끌었던 점은 바로 이 프로그램은 굳이 출연자들을 극한 상황으로 내몰지 않았다는데 있다. ‘고생 예능’이 아닌 ‘힐링 예능’이라는 수식어에서도 알 수 있듯, <아빠! 어디가?>는 출연하는 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가 편하게 즐기고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굳이 리얼의 강도를 세게 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는 그 자체로 현실감을 높여주었고, 아빠와 아이들이 엮어내는 따뜻한 부자관계의 회복은 그 어떤 ‘양념’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물론,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는 시골 집에서 자는 것이 또 다른 ‘고생’일 수 있겠지만, 갯벌에서 조개를 잡고 들판에서 곤충을 잡는 생태학습은 그 고생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즐거움과 추억을 아이들에게 안겨준다.

 

게다가 아빠와 여행하는 것이 점점 더 재미있어진 아이들은 이제 집이 낡았다고 우는 대신 오늘은 또 아빠가 어떤 요리를 해줄지에 더 관심을 보인다. 심지어 아이들의 동생들은 형 누나 대신 자신이 아빠와 여행을 가겠다고 떼를 쓸 정도다. 어떤 큰 미션에 도전하지 않아도, 혹은 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고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시청하기에 즐거운 예능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아빠! 어디가?>는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18일 방영된 <아빠! 어디가?> 무인도 특집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기대보다는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계속되는 반복 패턴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심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게 왜 출연자들을 극한 상황으로 내 모는 무인도여야 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만 제공하고, 각자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여행’이다. 자급자족의 콘셉트, 그리고 돋보기를 이용하여 스스로 불을 피우는 미션 등은 이 프로그램의 참신함을 스스로 갉아먹는 제작진의 판단착오가 아닐까 싶다.

 

 

 

물론, 어른들의 생존과 아이들의 생존은 엄연히 다르다. 때문에 무인도에서 지내게 될 1박2일 동안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처럼 컵밥을 먹다가 흘리게 되면 결국 아빠들은 자신의 밥을 아이들에게 내줄 수밖에 없듯이, 생존을 위한 미션도 결국은 아이들 보다는 아빠들 위주로 진행될 것이다. 왜냐하면 성인 연기자들을 고생시키면 그게 일종의 재미로 다가올 수 있지만, 아이들을 고생시킬 경우 가학성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무인도 특집’은 아이들을 위한 아빠들의 ‘生고생’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큰데, 그랬을 경우 MBC <파이널 어드벤처>나 SBS <정글의 법칙>에서 익히 보고 들어온 장면들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여행을 통한 즐거움’은 제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글쎄 쉽기 장담하긴 어렵다.

 

사람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무인도에 도착한 아이들은 벌써부터 눈빛이 흔들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이제 갓 초등학교 입학했거나 혹은 7살에 불과한 아이들이 아닌가. 아직 곤충을 채집하는 데 있어서도 서투른 아이들에게 ‘생존’미션은 너무도 버겁다. 대체 제작진은 이번 ‘무인도 특집’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배우게 하려는 것일까? 부디, 제작진의 숨은 의도가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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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갖고 싶은 걸 갖지 못한 한 아이는 울었고, 누리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아이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 아이의 나이는 고작 10살. 기대를 벗어난 결과에 실망할 수 있고, 혼자만 소외된다고 느끼면 울음부터 나오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나이다. 그런 아이에게 “그만 좀 울라”며 손가락질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지적일까? 어쩌면, 시청자의 손가락질은 울음을 터트린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울게 상황을 만든 제작진을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21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어디가(이하 아빠어디가>에서 김성주의 아들 민국이가 또 한 번 눈물을 터트렸다. 멋진 캠핑카가 아닌 텐트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자신도 모르게 ‘울컥’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다섯 아빠들과 아이들은 충남 태안의 갯벌을 찾아 처음으로 맛조개를 잡는 등 다양한 생태체험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맛조개 잡는 방법을 몰라 당황하던 아빠와 아이들은 어느새 방법을 터득하여 저마다 ‘조개왕’으로 거듭나는 등 갯벌체험에 ‘푹’ 빠졌다. 그런데 갯벌체험이 끝난 뒤, 서로 잡은 조개의 양을 비교하여 네 가족은 캠핑카에서, 나머지 한 가족은 텐트에서 자야만 하는 ‘복불복’이 펼쳐졌다. (이 복불복은 사실상 이날 방송의 오점과도 같았다.)

 

결국, 조개를 적게 잡은 송종국과 김성주가 대결을 벌이게 됐고, 두 사람은 코끼리코를 다섯 바퀴 돈 후 신발던지기를 통해 승부를 가렸다. 본격적인 시합에 앞서 연습게임에서 김성주가 계속 성공을 거두자 민국은 아빠의 승리를 직감하며 환하게 웃었지만, 막상 본격적인 대결에서는 송중국이 승리를 가져갔다. 기대에 부풀었던 민국이는 아빠의 실패에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속상한 마음과 서러움에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런 민국이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윤민수가 먼저 나서 민국이를 캠핑카에 재워주기로 약속하면서 이날 캠핑카 ‘복불복’은 훈훈하게 마무리 됐지만, 자꾸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제작진의 무의미한 복불복에 대해선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아빠와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에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누군가를 떨어뜨리거나 ‘벌칙’이 되는 이런 모양새를 갖춘 이런 식의 <1박2일>류 ‘복불복’은 오히려 프로그램에 ‘독’이 되고 만다.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그게 다른 아이들과 자신의 ‘승패’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면 지는 아이 입장에선 마음의 상처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날 민국이의 눈물이 그저 떼쓰는 것처럼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들 역시 그동안 숙소가 마음에 안들거나 혹은 다른 아이들과의 게임에서 지는 상황에 놓였을 때 민국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곤 했다. 이는 특정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민감한 아이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제작진의 준비 부족에서 발생한 결과인 것이다.

 

어차피 제작진의 ‘복불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위한 ‘복불복’이다. 누가 텐트에서 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누군가’를 뽑기 위한 아빠들의 게임이 즐거움과 재미를 주기 때문에 ‘복불복’을 진행하는 것이다. 몸 개그를 유발하는 코끼리 코에 집착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굳이 어느 한 가족에게 텐트 숙박을 강요하기 보다는, 두 가족을 하나의 캠핑카에서 같이 재우는 방법을 마련했어도 상관이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자신들이 왜 ‘복불복’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하고 있는지, 그 이유와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듯 보였다. 일부러 하나의 가족을 다른 가족과 떼어 놓거나, 의도적으로 악조건을 제시하는 등의 ‘차별’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기는커녕 이날 방송에서처럼 아이에겐 상처를 그리고 시청자에겐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아빠! 어디가?>는 <1박2일>이 아니다. 야외취침과 금식과 같은 벌칙을 고집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아빠! 어디가?>의 특성에 맞는 ‘복불복’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굳이 잠이나 밥을 두고 ‘복불복’을 하지 않더라도, 이날 아빠들의 달리기 시합처럼 소소한 게임으로 프로그램의 잔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제작진은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진행해야 할 만큼 지금의 ‘복불복’이 가치 있는 일인지 반성해 봤으면 좋겠고, 시청자 역시 민국에게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이제 10살 밖에 안되는 아이에게 욕하는 자신을 먼저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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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다섯 아빠 가운데 가장 권위적이고 자기표현에 서툰 아빠를 고르자면, 단연 성동일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까닭에 그는 어떻게 아들과 대화를 하고 또 사랑을 보여줘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잘 모르는 듯 했다.

 

그런데 <아빠! 어디가?> 촬영이 지속되면서 성동일이 변하고 있다. 무뚝뚝함으로 대변되는 우리네 전통적 아버지상 같았던 그가 어느새 자상함을 갖추고, 자신의 입장이 아닌 아들 준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말할 줄 알게 된 것이다. 잘한 것을 칭찬하기 보다는 잘못된 점을 먼저 지적하고, 스킨십에도 서툴렀던 성동일이 이제는 먼저 준이를 안아주고 또 스스럼 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아들 앞에서 늘 강한 모습만을 보이고, 속을 내비치지 않던 예전의 모습과 비교해본다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14일 방영된 <아빠! 어디가?> 월성 계곡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성동일은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기려 하지 않았다. 감동에 벅찬 표정, 준이를 대견해하는 마음, 그리고 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준이 역시 아빠의 반응에 애교로 화답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늘 말없이 내성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그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준이의 미소는 어느 때보다 밝고 환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성동일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 것은 다름 아닌 아빠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한 준이의 자작시였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월성 계곡 백일장’을 마련, 평소 아빠에 대해 생각해 왔던 아이들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민국이는 “안경 쓴 눈, 타원인 얼굴, 짧은 머리카락, 혼날 땐 혼내고 잘할 때 칭찬해주는 사람, 바로 우리 아빠입니다”라는 시를 통해 김성주를 표현했고, 지아는 “아빠는 저를 사랑해요. 아빠가 있어서 좋다. 지아를 항상 사랑해주고 따뜻하게 품어주니깐. 아빠는 지아 지욱이를 사랑해주신다”라는 글을 통해 아빠 송종국의 사랑을 전했다.

 

후와 준수는 반전있는 시와 그림으로 웃음을 안겼다. 후는 “우리 아빠는 반딧불이에요. 밤에는 윙윙 돌아다니고 낮에는 잠만 자요”라는 대목으로 모두를 뒤집어 지게 만들었고, 준수는 아빠 얼굴을 스케치북에 그린 뒤 “우리 아빠는 못 생겼어요. 장라깜 사주세요”라고 적어 이종혁을 당황시켰다.

 

아이들의 그림과 시에서는 순수한 동심이 그대로 묻어나오며 다섯 아빠와 시청자를 미소 짓게 했는데, 이날 백일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아빠 성동일을 전등에 비유한 준이의 자작시였다.

 

 

 

 

아빠는 돌처럼 단단하고 힘이 세다.

아빠는 나무처럼 자세가 좋다.

아빠는 전등이다.

왜냐하면, 아빠는 밤에도 깨어있으니까.

왜냐하면, 가족을 위해 일하니까.

그래서 아빠는 우리 집의 지킴이다.

 

준이는 아빠가 밤낮없이 일하는 이유가 바로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라는 점을 명확히 꿰뚫고 있었으며, 그런 아빠에 대한 고마움을 ‘전등’에 비유하여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준이의 이 어른스런 시에 다섯 아빠는 모두 감동했고, 특히 성동일은 아들에 대한 대견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는 듯 했다.

 

 

 

 

오죽하면, 무뚝뚝하기로 소문한 성동일이 그 자리에서 준이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고맙다”라고 소리쳤을까. 비록 송종국-지아 부녀만큼 스킨십이 많지 않더라도, 윤민수-후 부자처럼 친구 같은 아빠-아들 사이가 아닐지라도, 성동일-성준 부자는 자신들만의 소통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감정 표현에 솔직해진 만큼 이제는 나눌 야기도 많고, 웃을 일도 많은 성동일-성준 부자. 성동일을 감동에 빠뜨린 준이의 자작시를 이날 백일장의 1등으로 꼽기 손색없는 이유는 바로 이들 부자의 환한 미소에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많이 표현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그런 부자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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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자전거를 배울 때의 일이다. 처음으로 타 본 두발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 몇 초 만에 기우뚱 거리며 넘어지기 일쑤였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면 그때서야 조금씩 전진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뒤에서 아버지가 자전거를 잡아줄 것임을 믿고 열심히 페달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는 손을 놓고 구경 중이셨고, 불현 듯 겁이 나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무릎에 멍이 들고 손이 까지면서 자전거를 배웠고, 어느 순간에는 아버지가 자전거에서 손을 뗀 뒤에도 홀로 몇 십 미터를 달렸다. 그때의 짜릿함이란….

 

7일 방영된 MBC <아빠! 어디가?>에서 수영을 배우던 윤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삼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를 익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은 아마도 손을 놓지 않을 것처럼 약속 해놓고 윤후 혼자서 수영을 하도록 계속 배신(?)한 아빠 윤민수의 모습에서 마치 자전거를 잡아 줄 것처럼 해 놓고 번번이 손을 놓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 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전거가 됐든, 수영이 됐든,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무언가를 배운 적이 있는 시청자라면 아마도 이날 방송을 보고 한동안 추억에 잠겼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윤민수-윤후 부자가 보여준 수영 학습은 질투(?)가 날만큼 다정했고, 세상 누구보다 사이좋은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었다. 오죽하면, 윤민수가 윤후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보고 있던 이종혁이 “부럽다”며 속마음을 표현했고, 송종국의 딸 지아 역시 수영을 배우겠다며 물속으로 뛰어갔을까. 그만큼 윤씨 부자의 수영 학습은 시청자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가족들에게까지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날 <아빠! 어디가?>는 덕유산 월성계곡을 찾아 물놀이와 캠핑을 즐기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빠와 아이들은 한데 어우러져 계곡물에 몸을 던졌고, 발이 다쳐 물놀이를 할 수 없었던 준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이때 윤민수는 아들인 후에게 수영을 가르치기 위해 일부러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했고, 후는 아빠의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굴리며 마치 수영선수가 된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윤민수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바로 후가 혼자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의 손을 뿌리 친 것이다. 아빠가 손을 놓을 때마다 후는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들어갔고, 그때 마다 윤민수는 다시 후를 꺼내 들었다.

 

화가 난 후는 “놓지마!!”라고 소리도 질러보고, 윤민수 품에 안겨 물을 아빠 얼굴에 튕기며 소심한 복수(?)를 펼쳤지만, 윤민수의 스파르타식 수영 강의는 계속됐다. 반복해서 후의 손을 잡았다 떼었다 하며, 후가 홀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꼬르륵~’ 물에 몸이 잠기며 물 먹기를 몇 차례. 허우적거리던 후는 마침내 혼자서 손과 발을 파닥거리며 물에 동동 떴고, 심지어 앞으로 나아가기까지 했다. 제대로 된 자세도 아니었고,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침내 후는 ‘개헤엄’을 마스터 할 수 있었다. 후가 홀로 물에 뜨는 순간 마치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전거의 페달을 돌리던 그 옛날의 성취감과 짜릿함이 전해졌고, 환하게 웃는 윤민수와 윤후의 모습에서는 정말로 행복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제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전거도 타고, 수영도 하며, 홀로 생계까지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부모님의 울타리가 그리운 것은 이날 윤민수-윤후 부자가 보여준 환한 미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자전거에서 손을 떼면서 아버지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조그만 아들 녀석이 자전거를 배우겠다며 넘어지는 모습에서 속은 또 얼마나 까맣게 타들어갔을까. 그럼에도 홀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기에 조금씩 성정하고 독립해 나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그렇게 말없이 지켜봐줬던 것은 아닐까?

 

물이 무서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던 후와 그런 후에게 끝까지 용기를 심어주며 응원했던 아빠 윤민수. 이 윤씨 부자를 통해 시청자는 세상 모든 부모와 자녀의 모습과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질투 날 만큼 다정했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새삼 울컥했던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니었을 터. 이래서 다들 “윤후”, “윤후” 하는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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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른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은 어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거짓 없이 따라하고 있는 그대로 말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현재 어른들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아이들을 잘 관찰하면 어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 등도 사실은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듯이 말이다.

 

하지만 아이라는 거울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추하기 마련이어서, 그 거울을 마주보기 까지는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 가령, 23일 방영된 MBC <일밤-아빠!어디가?>에서 아이들의 토론을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본 다섯 아빠들의 긴장된 얼굴 표정처럼 말이다.

 

 

 

 

이날 방영된 <아빠! 어디가?>는 이례적으로 다섯 아이들만 따로 모아서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는가?’라는 주제로 토론시간을 가졌다. 가장 맏이인 민국이가 사회를 보고, 후, 준이, 준수, 지아가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사실, 방송을 지켜보면서도 이 토론 자체에 약간은 회의적이었다. 이제 7~10살인 아이들이 모여 토론을 한다는 거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니 만큼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는데 있어서 진지하지 못할 거 같았고, 별다른 소득 없이 아이들의 장난으로 토론이 마무리 될 거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진지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는가?’라는 주제가 아이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아빠가 대부분 술을 즐겨 마시고, 그것을 지켜 본 아이들은 그런 아빠의 모습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빠들은 알지 못했다. 술을 마시는 자신들에 대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말이다.

 

 

 

 

술을 마시고 아이들 보는 앞에서 아내와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없다는 송종국의 고백이나, 적어도 아이들 앞에서 만큼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는 성동일의 다짐이 무겁게 다가온 이유는 바로 지아와 준이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아빠들의 술 마신 모습이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하루에 술을 두 번 마시고, 화장실에 가서 토한다”는 지아의 말에 송종국은 부끄러움을 느꼈고, “술은 기분을 좋게 해서 한 번 마시면 계속 마시게 된다”는 준이의 논리적인 답변에서 성동일 역시 집안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송중국과 성동일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이는 따로 있었다. 바로 늘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윤후의 반전고백에 ‘멘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윤민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 후는 “우리 아빠는 맨날 맨날 일하러 갈 때마다 술을 마신다. 왜 마시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빠한테 물어보지 않았다”며, 술을 마시는 어른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후는 “근데 어른들은 술을 어린이들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순간, 옆방에서 후의 이야기를 듣던 윤민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아들을 바라보던 윤민수의 얼굴빛이 사뭇 진지해졌으며, 심지어 약간의 당혹감마저 묻어나왔다. “내가 지금 자기보다 술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거죠?” 윤민수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다른 아빠들과 제작진에게 후의 말을 자기가 제대로 이해한 것 맞냐며, 질문을 던졌다. 그만큼 후의 한마디는 강렬했다.

 

세상에 어떤 아빠가 자신의 자녀보다 술을 더 좋아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자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건 단순한 오해가 아닌 자신의 행동이 그만큼 잘못돼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밖에 나갔다 오면 술 취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오거나, 혹은 후와 놀아주는 시간보다는 술 마시는 시간이 많았기에 후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윤민수는 가슴 깊숙이 반성하게 됐다.

 

 

 

 

“후야, 아빠는 술보다 후를 더 사랑해~” 토론이 끝나고, 윤민수는 후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에이~ 거짓말~” 아빠의 사랑 고백에 후는 쑥쓰러웠는지 아빠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치부했으나,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해보였다.

 

그러고 보면, 이날 후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아빠가 자신보다 술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 아닌, 혹시라도 아빠가 술을 많이 마셔 40살까지 밖에 못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바로 후가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아빠의 건강이었던 셈이다. 후의 한마디에 진지하게 변해버린 윤민수의 표정도 후의 진심을 알고 난 뒤에는 다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날 제작진이 마련한 자유토론은, 내 생각만 맞다고 고집하는 어른들에게 한번 쯤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매일 같이 그 건강을 해치는 술을 ‘나는 괜찮겠지’, ‘오늘만 마셔야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마시는 어른들. 그 어른들의 어리석음을 아이들 이라는 거울을 통해 명백히 보여준 것이다.

 

세상은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알면서도 네편 내편 편가르기에 나서고, 상대방의 말을 듣는 척 하면서도 내 주장만 관철시키려 하는 어른들의 세계에, <아빠! 어디가?>속 아이들은 말한다. “바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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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특집의 여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9일 방영된 MBC <아빠! 어디가?>의 당면 과제는 바로 프로그램 내부에 있었다. 이미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공고히 하고 있을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지난 3주간 방영됐던 형제 특집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까닭에 9일 방송은 다소 밋밋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우려가 들었던 것이다. 형제 특집의 최대 수확이라 할 수 있는 5살 민율이의 존재감, 그리고 딸 바보 송종국의 아들 지욱이, 준수 형 탁수까지. 형제 특집에 출연했던 세 명의 아이들과 기존 다섯 아이들이 어울리며 만들어낸 시너지 웃음은 상상이었고, 그래서 다시 다섯 아이들만으로 방송을 꾸린다고 생각했을 땐, 뭔가 허전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 것이다.

 

형제 특집의 여운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이날 방송의 당면과제라는 생각은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였나 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례적으로 김성주 네 집에 모여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덕분에 민국이 동생 민율이와 후는 다시 조우할 수 있었고, 김성주의 막내딸 민주를 서로 돌보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의외의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형제특집의 여운을 떨치고, 다시금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담으로 연착륙을 시도한 제작진은 이날 여행 콘셉트를 ‘캠핑’으로 잡았다. 충북 충주에 위치한 한 분교를 찾은 아빠와 아이들은 기존 방식대로 집을 고르는 대신 준비해온 텐트를 가지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이젠 야외에서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날이 많이 따뜻해진 측면이 있겠지만, 똑같은 포맷을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제작진의 세심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설정이었다.

 

끝말잇기의 신동에서 보물찾기의 달인까지…준수의 순수함이 빚어낸 폭소

 

재미있는 건, 이날 캠핑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주인공이 다름 아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준수라는 사실이었다. ‘이준수’라는 이름을 쓸 줄 몰라 ‘10준수’라고 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날 준수는 ‘가수’, ‘사과’, ‘바나나’와 같은 단어를 또박또박 칠판에 써 내려 감으로써 일취월장한 한글 실력을 뽐냈다. 이를 지켜보던 아빠 이종혁은 감격스런 눈빝으로 아들을 바라봤고, 이어 ‘토끼’를 써보라고 권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준수는 “토마토 할 때 토?”라고 물은 뒤 호기롭게 ‘토끼’를 써내려 갔지만, ‘토끼’가 아닌 ‘토기’라고 적어 웃음을 안겼다. 아빠의 반응을 통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곧바로 부끄러워 지워버리는 모습에서도 준수 특유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늘어난 한글 실력 때문인지, 준수는 끝말잇기에서도 ‘신동’으로 거듭나며 아빠와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제작진은 아빠와 아이들의 저녁메뉴로 바비큐와 어묵탕을 준비했고, 재료를 종이 박스에 담아 캠핑장 곳곳에 숨겨 놨다. 저녁 식사 게임은 제한시간 내에 아빠와 아이들이 재료를 찾으면 그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일종의 보물찾기였다. 하지만 아빠와 아이들은 제일 중요한 소시지와 바비큐, 그리고 어묵을 찾지 못했고, 제작진은 아빠와 아이들이 끝말잇기 두 바퀴를 성공하면 추가시간을 주기로 했다.

 

준수부터 시작된 끝말잇기는 ‘아빠’로 출발하여 비교적 쉬운 단어들을 거쳐 두 바퀴를 돌았다. ‘버스’라는 단어를 건네받은 이종혁은 ‘스마일’이란 단어를 준수에게 이어줬고, 마지막 준수가 끝말잇기에 성공하면 추가시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때, 준수의 입에서 나온 단어가 바로 ‘일밤’이었다.

 

 

 

 

아빠들은 준수가 선택한 ‘일밤’이라는 단어에 뒤집어 졌고, 제작진 역시 ‘뭘 좀 아는 남자’라는 자막을 통해 준수의 센스를 칭찬했다. ‘아빠’로 시작하여 ‘일밤’으로 마무리된 이날 끝말잇기는 마치 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처럼 되어버리면서 폭소를 안겼다. 준수는 자신이 어떤 단어를 말했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아빠들의 눈치를 살폈고, 그런 준수에게 아빠들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의도치 않게 끝말잇기의 신동으로 거듭난 준수의 활약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추가시간을 더 얻기는 했지만, 바비큐의 주인공인 삼겹살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그 시점, 이번엔 준수가 ‘보물찾기의 달인’으로 변신했다. 다름 아닌 모래밭을 뛰어가다가 푹 파인 곳에 걸려 넘어졌는데, 바로 거기에 삼겹살이 든 종이 박스가 묻혀있었던 것이다. 모래밭에 파묻힌 박스 꺼낼 힘이 없었던 준수는 제자리에 앉아 계속 종이만 뜯어냈고, 나중에 달려온 후가 그 안에서 삼겹살을 꺼내 아빠들에게 가져갔다. 이때 준수는 “준수가 찾은 거야”라며 소리쳤는데, 자신의 활약을 알아주기 바라는 어린아이의 인정욕구와 순수함이 그대로 배어나와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끝으로 준수는 어묵이 담긴 박스와 무가 담긴 박스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장면에서도 무가 든 큰 박스를 집어 던져 소리를 유도, 아빠들이 어묵이 담긴 박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결정적 힌트를 제공했다. 의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연이어 ‘큰 건’을 해내는 준수의 모습에 성동일은 “준수 네가 다했”며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준수를 칭찬했다.

 

이날 제대로 예능감이 폭발한 준수 덕에 <아빠! 어디가?>는 형제 특집의 여운을 털어버리고, 다섯 아빠와 아이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방송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동심이 있기에 당분간 <아빠! 어디가?>의 앞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 본격적으로 한글을 떼기 시작한 ‘10준수’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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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카루스83

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책, TV, 그리고 우리의 인생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웃음이 넘쳤다.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아빠들의 얼굴에서도, 그리고 안방극장 시청자의 얼굴에서도 말이다.

 

2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서는 형제 특집 마지막 편이 방송됐다. 이날은 다섯 아빠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가족운동회’가 마련되었는데, 제작진은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게임을 준비함으로써 형제특집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아마 또래 친구들과 이렇게 흙에서 구르고 또 땀 흘리며 뛸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아이들이었던 만큼 이날 가족 운동회는 정말 소중했던 추억으로 간직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함께 즐겁게 즐기는 과정 그 자체임을 깨우쳐 줌으로써 이제 가족의 품을 벗어나 학교라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게 될 그리고 이미 적응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값진 교훈을 선사해주었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었고,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나 웃음이었다.

 

 

 

 

<아빠 어디가> 가족 운동회, 승패보다 값졌던 웃음!

 

이날 운동회를 위해 잔디밭에 모인 아이들은 시작부터 들뜬 기분이 역력했다. 후는 이유도 없이 잔디밭을 구르기 시작했으며, 이 모습을 지켜본 준이 역시 후와 함께 깔깔 거리며 잔디밭에 몸을 내던졌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다른 아이들 역시 한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잔디밭을 뛰어 다니기 시작했다. 도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여유. 친구와 가족이 함께여서 더 즐거웠던 이날 운동회는 그렇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을 알렸다.

 

준수와 민국이 팀을 나누기 위해 각 팀 조장으로 나선 가운데, 청팀은 민국, 준이, 지아, 민율이로 구성됐고, 백팀은 탁수, 준수, 후, 지욱으로 팀이 꾸려졌다. 팀을 나누는 과정에서 후는 민국이 자신을 뽑아주지 않자 서운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와 한 팀이 되어 경기를 펼치고자 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 해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첫 번째 게임은 단체 줄넘기로, 아빠들이 줄을 돌리면 아이들이 나란히 서서 줄을 넘는 게임이었다. 안전을 위해 각 팀의 막내인 민율이와 지욱이를 제외하고, 청팀과 백팀 각각 3명씩 선수로 출전 했는데, 아이들에게 있어 협동심을 발휘해야 하는 단체 줄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 한명 한 박자 늦게 점프를 뛰어 걸리는가 하면, 한번 뛰어 넘고 난 뒤 웃느라 정신이 없어 2회 째에 걸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준수의 연이은 실수에 “우린 졌어”하고 좌절하는 후의 모습은 폭소를 자아냈고, 결국 3개를 기록한 청팀이 1개에 그친 백팀을 누르고 승리했다. 번외 경기로 아빠들과 스태프 간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는데, 아빠들 역시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 흥분한 모습이었다.

 

아빠들이 어렸을 시절에는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동네 골목 곳곳에서 여러 가지 게임을 즐기고 또 편을 나눠 다양한 놀이를 했을 텐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만큼 모처럼 향수와 추억에 젖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웃음을 대방출하고, 때로는 승부에 집중하는 진지한 모습을 모이자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날 운동회는 단순히 아이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아빠와 아이들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대결종목인 줄다리기의 경우 아이들 4명에 아빠 2명, 총 6명의 선수로 구성돼 게임이 진행된 것도 결국은 아빠와 아이들 모두가 게임을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제작진의 마음이 녹아났다. 줄다리기야 말로 단체 협동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경기.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던 송종국이 속해있는 청팀이 유리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역시나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었다. 힘을 응축시킬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한 백팀이 모두의 예측을 뒤집고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결국 최종 승부는 마지막 게임인 이어달리기에서 가리기 됐다.

 

 

 

 

마지막 이어달리기는 아이들이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예단할 수 없었는데, 결국 아빠들에게 바통이 넘어가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청팀의 송종국이 두 차례나 윤민수를 따돌리며 우승을 인도한 것이다. 아빠들은 아이들과 달리 뒤로뛰는 방식을 택했는데, 송종국은 전 국가대표답게 상당한 거리차가 나던 윤민수를 따라잡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 결국 이날 최종 우승은 단체 줄넘기와 이어 달리기에서 점수를 챙긴 청팀이 차지했다.

 

우승이 청팀에게 돌아가자 백팀의 주장이었던 탁수는 유난히 풀이 죽은 얼굴을 보였는데, 당초 약속했던 튼튼 메달을 우승팀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나눠주자 다시금 아이들은 미소를 되찾았다. 이기팀이든 진팀이든 똑같이 메달과 공책을 나눠주는 모습에서 제작진은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웃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 아이들은 협동심과 경쟁심을 배움과 동시에 이기고 지는 것보다 다 같이 즐겁게 놀 수 있었던 시간이 더 소중했음을 깨우칠 수 있었다.

 

 

 

마음껏 뛰어 놀 마당과 운동장은 점점 더 좁아져만 가고, 땀 흘리는 과정에서 샘솟는 우정과 협동심을 이제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 속에서 찾아야만 현실 속에서 이날 아이들은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그 추억을 아로새기면서 이제 막 유치원과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 맺기에 나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사실. 오늘도 경쟁사회에서 숨 돌릴 틈 없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아이들의 무공해 미소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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