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야왕 종영, 복수를 사랑이라 우기는 억지결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복수드라마에는 복수가 없다”

 

2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야왕>의 최종회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마지막 회에서 만큼은 조금 더 치밀하고 통쾌한 복수가 펼쳐지리라 기대했건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SBS 수목드라마 <야왕>이 주다해(수애 분)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다. 석태일은 대통령에서 물러났고, 하류(권상우 분)는 죽을 고비를 두 차례나 맞이했지만 끝내 목숨을 부지했다. 백학그룹 식구들은 모두 화해했고, 석수정(고준희 분)은 아픔을 딛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다. 엄삼도(성지루 분), 홍안심(이일화 분), 택배(권현상 분) 모두 ‘주다해의 악령’에서 벗어나 일상의 행복을 되찾았다. 벌 받을 사람은 모두 죗값을 치른 자연스런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이 드라마가 생명처럼 사랑했던 여자에게 목숨을 걸고 복수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주다해의 죽음으로 모든 게 끝나버린 결말은 허무하기 그지없다. 만약 누군가 “복수란 원래 허무한 것”이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적어도 그 복수가 완성되기까지의 통쾌함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투정이라도 부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이날 <야왕> 최종회가 보여준 결말은 ‘복수’라기 보다는 차라리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게 옳을 정도로 방향성을 잃어버림으로써 실망감을 안겼다. 복수가 자리해야 할 자리에 느닷없이 사랑을 끼워 맞춤으로써 억지 결말을 완성한 것이다.

 

이날 총에 맞고 깨어난 하류는 주다해를 유인, 그동안 주다해가 저지른 악행에 대해 자백을 받아냈다. 주다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말하게 끔 유도한 뒤, 그 음성 파일을 기자들에게 전송한 것이다. 결국 주다해는 영부인의 자리에서 물러났고, 쓸쓸히 청와대를 나와야만 했다.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천사가 순식간에 타락천사가 되어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하류에게 있어 복수란 단지 주다해를 영부인의 자리에서 끌어 내리는 게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사과하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하류가 원하는 또 다른 의미의 복수였다.

 

 

 

 

문제는 욕망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이미 인간성을 잃어버린 주다해가 과연 어떻게 사람의 감정을 되찾을 것이냐였다. 사실상 <야왕>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마지막 주다해의 감정변화를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으며, 그 역할은 바로 하류의 몫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제작진은 전혀 상상조차 못했던 카드를 들고 나왔다. 바로 주다해에 대한 하류의 일편단심 사랑이 그것이었다. 이미 수차례 자신을 죽이려 하고 또 죽였던(물론 형이 대신 죽었지만) 주다해를 하류는 끝까지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나름 대박 반전이었다.)

 

이날 청와대에서 나온 주다해는 국민들로부터 달걀세례를 받는 굴욕을 맛봤고, 여기서 그녀를 구해준 것은 다름 아닌 의붓오빠 주양헌(이재윤 분)이었다. 주양헌의 목적은 아버지를 살해한 주다해를 죽이는 것이었고, 그는 주다해를 용서해주겠다며 거짓말로 속인 뒤 차로 그녀를 들이받았다. 하지만 이때, 느닷없이 하류가 나타나 주다해를 끌어안고 대신 차에 받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뜬금포도 이런 뜬금포가 없다.)

 

 

 

그토록 죽이고 싶었던, 그리고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싶었던 여자를 대신해서 하류는 목숨을 던졌고,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하류의 진심을 마주한 순간에서야 주다해는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 사죄했다. 하류가 원하던 복수는 마침내 완성됐지만, 주다해에 대한 하류의 사랑이 과연 그 정도나 됐는지는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물음표’로 남아있다.

 

물론, 제작진의 표현을 빌려 “복수심 또한 사랑이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가 아닌,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을 위해 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 영부인과 청와대 압수수색이라는 거창한 판을 만들어낸 것이었다면, 대체 그 사랑은 누구를 위한 사랑이었단 말인가? 끝내 남은 건 하류 혼자뿐인데 말이다.

 

 

 

마지막까지 쓸데없는 장면을 삽입하면서 공을 들인 PPL 만큼이나 조금만 더 결말에 신경을 썼더라면, 주다해에 대한 하류의 사랑이 이정도로 ‘갑툭튀’로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주다해는 그저 하류를 죽일 생각만하고, 하류는 주다해의 잘못을 까발릴 것에만 몰두해 놓고, 이제와 두 사람은 애증의 관계였다고 얼버무리면 대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서다. “한 남자의 인생을 관통하는 처절한 사랑을 통해 이 시대 인스턴트 사랑에 대한 의문을 던져본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공허한 외침으로 들리는 까닭은.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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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7회: 주다해는 국정원 여직원? 심각한데 웃음 나온 장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한편의 첩보 액션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11일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야왕> 속 주다해가 국정원 요원급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날 주다해가 펼친 액션과 심리게임 그리고 두뇌싸움은 <7급 공무원> 속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연기하는 최강희도, <아이리스2>에서 여전사로 거듭난 이다해도 해내지 못한 수준급(?)의 고난이도 첩보작전이었다. 그 때문에 이날 <야왕>은 애증의 관계에 있는 두 남녀의 복수극이 아닌 한편의 첩보드라마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수준은 마치 80년대 영웅물 <우뢰매>를 보는 것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여주인공 주다해는 어떤 위기가 닥쳐도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살아남았고, 그녀의 능력를 뒷받침하는 연출은 엉성함의 극치로 실소를 만들어내기에 바빴다. 심각한데 웃음이 먼저 튀어나온 세 가지 장면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주다해,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 내리다

 

첫 번째 장면은 바로 백창학(이덕화 분) 회장으로부터 납치를 당한 주다해가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내린 장면이었다. 이날 백창학 회장은 주다해를 납치, 도훈(정윤호 분)과 다해의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게 만들었다. 이어 백학재단과 관련된 일을 마무리 짓는 동안 주다해를 감금시키려 했다. 백 회장의 지시를 받은 직원들이 주다해를 데리고 별장으로 이동하는 사이, 주다해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고 급기야 달리는 차 안의 문을 열고 뛰어 내렸다.

 

 

 

 

전문 액션 배우도 소화하기 힘든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 내리기’를 우리의 악녀 주다해는 아무렇지 않게 소화해냈다. 게다가 달리는 차 문을 열고 치마를 입은 채 도로 한복판에서 데굴데굴 굴렀건만 그녀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다. 오히려 좇아오는 직원들을 피해 유유히 달아나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납치, 감금 하려는 사람을 뒷좌석에 홀로 태운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거니와 문을 잠그지 않아 도망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어설픈 설정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달리는 차안에서 탈출한 것은 이날 주다해가 보여준 여러 가지 능력 중에서 가장 기초에 불과했다. 주다해 요원의 활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2. 주다해, 스프레이로 금고 비번을 알아내다

 

백창학 회장으로부터 탈출한 주다해는 그 길로 곧장 백창학 회장의 집으로 향했다. 바로 백창학 회장의 목줄을 죌 수 있는 비밀 서류를 찾기 위해서다. 그 비밀 서류만 있다면 백합그릅과 백창학 회장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그녀의 악녀 본능이 그녀를 생존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나 백 회장의 방 구석구석을 뒤져도 비밀 서류는 보이지 않았다. 이때, 주다해의 눈에 들어온 액자 하나. 설마 했더니 역시나…. 액자를 치우고 나니 벽에 금고가 붙어 있었다. 문제는 금고를 열어야 할 비밀번호를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주다해 요원은 거칠 게 없었다. 그녀는 곧장 어디선가 스프레이를 가져오더니 금고의 비밀번호 숫자판에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주 누르는 번호와 누르지 않는 번호판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국내 최고의 기업 회장 개인 금고가 고작 스프레이 하나에 비밀번호가 뚫린 것이다. 결국 비밀 서류를 찾은 주다해는 백합그룹이 대통령을 만들려 했다는 사실과 그에 관한 증거를 모두 손에 쥘 수 있었다. 비록 백합그룹에서는 쫓겨난 몸이 됐지만 오히려 백학그룹에 있을 때 보다 더 큰 힘을 얻은 것이다. 방송 말미 그녀는 그 비밀서류에 담긴 정보를 바탕으로 석태일 전 시장에 접근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금고의 비밀번호조차 그녀가 뿌린 스프레이 한방이면 뚫리는 현실에서 더 이상 그녀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3. 주다해 요원의 활약에 정점을 찍은 자동차 폭파 장면

 

이날 방송 중 주다해 요원의 활약에 정점을 찍은 것은 자동차 폭파장면이었다. 주다해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고, 스프레이로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등 요원급 활약을 펼쳐 가까스로 위기에 벗어났지만, 그녀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하류의 존재였다.

 

이날 하류는 주다해가 자신의 쌍둥이 형 차재웅 변호사를 죽이게 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했고, 운 좋게 차재웅 변호사가 죽던 날 현장에서 찍힌 주다해의 의붓오빠인 주양헌의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주양헌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자 주양헌은 곧바로 주다해를 만났고, 하류는 택배의 도움을 통해 주다해와 주양헌의 대화를 녹음할 수 있었다. 그 녹음파일에는 주다해가 주양헌에게 하류를 처지해달라고 부탁(?)한 음성이 담겨있었고, 이는 주다해를 살인교사 혐의로 잡아넣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하류의 함정에 빠진 주다해는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 된 음성 파일과 백학그룹의 비밀 서류를 교환하자고 제의했고, 하류를 유인했다. 자동차 안에 폭탄을 설치해두고 하류를 죽일 심산이었던 것이다. 하류와 만난 그녀는 녹음 파일을 앞좌석에 놓고 뒷좌석에 있는 비밀서류를 가져가라고 제안했다. 만약 하류가 앞좌석 문을 열기 위해 자동차 손잡이를 당기는 순간 폭탄은 터져 하류는 목숨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백도훈이 등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주다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하류의 녹음 파일을 건네받고 자신이 주다해 앞으로 갔다. 도망가는 주다해를 뒤로 하고 백도훈은 녹음 파일과 비밀서류를 교환하기 위해 자동차 손잡이를 당겼다. 결국 폭탄에 희생된 것은 백도훈이었다.

 

대체 백창학 회장에게 쫓기던 주다해가 언제 이런 자동차 폭탄까지 마련했을까? 아무리 성공을 위해 못할 게 없는 그녀라지만 한 회 만에 이처럼 다양한 활약을 펼치는 것은 조금 오바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이날 그녀가 보여준 능력은 모두 초인적인 능력으로, 그야말로 최정예 정보요원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든 미션들이었다.

 

 

 

재미있는 건 주다해의 이런 특별한 능력도 말이 안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출은 더욱 형편없었다는 데 있다. 자동차 폭파 장면만 보더라도 자동차 손잡이를 당기던 백도훈이 갑자기 마네킹으로 변해있었고, 폭발의 후폭풍으로 인해 마네킹이 날아가는 모습은 <야왕>을 드라마가 아닌 한편의 시트콤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백도훈이 죽을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야왕>은 이제 주다해가 영부인에 오르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는 데 있다. 주다해를 살인교사 혐의로 잡아 넣으려는 하류의 복수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제 검사가 되어서 영부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될 게 될 것이다.

 

이제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제작진은 부디 세심한 연출을 통해 스토리와 캐릭터에 힘을 불어 넣어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우리의 주다해 요원, 과연 또 어떤 엄청난 능력을 보여줄 것인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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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수애, 악녀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일장춘몽. 주다해가 모든 것을 잃었다. 백학재단 이사장에 오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힘겹게 올라선 백학가문에서 조차 쫓겨났다.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리고, 심지어 딸까지 잃는 아픔을 겼었으나 그녀 손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늘 그녀 편이었던 백도훈 조차 주다해의 정체를 알고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그녀 곁엔 아무도 없었다.

 

5일 방영된 SBS <야왕> 16가 18.6%의 전국시청률을 기록, <마의>를 제치고 월화 드라마 왕좌를 탈환했다. 하류의 통쾌한 복수에 초점이 맞춰진 15회에 비해 이날 16회는 주다해가 백학그룹에서 쫓겨나는 과정이 스토리의 주를 이뤘다. 그동안 온갖 악행을 저질러온 그녀가 모든 걸 잃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줬고, 덩달아 시청률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류의 복수가 통쾌할수록, 주다해가 위기를 겪고 무너질수록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속설이 증명된 셈이다.

 

이날 방송은 스토리 전개상 주다해를 연기한 수애가 홀로 이끌다시피 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자 또 다시 그녀의 악녀 본능이 빛을 발했다는 사실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악녀 주다해의 모습은 결과와 상관없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는데, 이날 그녀가 보여준 ‘악녀의 위기 대처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살기 위해서 배신은 기본

 

도훈마저 주다해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그녀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다해와 한배를 탄 것은 백학그룹에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백지미(차화연)라고 볼 수 있었다. 도훈과 도경의 고모 백지미는 주다해의 과거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했다. 바로 주다해를 이용하여 백학을 무너뜨릴 심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주다해는 자신이 위기에 처하자 백지미에게 누명을 씌우고 홀로 살아남으려는 꼼수(?)를 발휘했다. 바로 자신이 백학재단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협박한 배후가 백지미라고 거짓말을 지어낸 것이다. 더불어 주다해는 백창학 회장의 물에 부동액을 탄 범인 역시 백지미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도훈과 도경이 남매가 아닌 모자 지간이라는 사실을 빌미로 고모가 자신에게 협박을 해왔다며, 그녀는 모든 잘못을 백지미에게 떠넘기고 혼자서 위기를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백지미는 주다해보다 한 수 위였다. 백지미는 주다해보다 한발 앞서 독극물 사건 증인을 매수했고, 그 증인은 백창학 회장 앞에서 주다해에게 불리한 진술을 함으로써 그녀를 또 다시 위기에 몰아넣었다. 살기 위해서 자신과 한배를 탄 백지미 마저 배신한 주다해는 결국 모든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백학가문에서 쫓겨나게 됐다. 백창학 회장에게 뺨을 맞고 백지미에게 물세례를 받을 땐 어떤 연민마저 느껴졌지만, 결국엔 인과응보였다.

 

 

 

2. 자존심은 없다…무릎 꿇고 애원하기

 

재미있는 건 이날 정체가 탄로 나고 백학그룹에서 쫓겨나게 된 주다해가 16회에서만 뺨을 두 차례 맞고 물 세례를 받고 심지어 무릎까지 많이 꿇었단 사실이다. 백지미를 이용하여 위기를 벗어나려 했던 주다해는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나자 곧바로 백창학회장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그녀에게 자존심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백 회장은 더 이상 주다해를 백학가문 사람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녀를 도훈과 이혼시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심지어 주다해는 자신이 배신한 백지미에게 마저 용서를 구하고 도와달라는 염치없는 행동을 벌였다. 주다해를 찾아와 꽃병의 물을 머리 위로 부으며 “너 나 팔아먹었지? 네 위기 모면하려고 감히 날 팔아먹어?”라고 독설하는 백지미에게 주다해는 “고모님, 한번만 살려 달라”며 애원했다. 성공에 대한 그녀의 집착, 위기를 벗어나려는 발버둥이 빚어낸 웃지 못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백창학 회장도, 백지미도, 모두 자신에게 등을 돌리자 결국 그녀는 하류를 찾아갔다. 모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류와 자신이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단 사실을 증명해줄 차재웅 변호사의 증언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녀는 하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악어의 눈물을 흘렸고, 한번만 눈감아 달라 애원했다. 원래부터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이제 무릎 꿇고 애원하기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용서해줄 하류가 아니다. 그녀는 결국 제 무덤을 파고 말았다.

 

3.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하기

 

하류는 용서해 달라는 주다해에게 “그렇게 해 주겠다”고 거짓말하고, 그녀와 함께 은별이가 잠든 납골당을 찾았다. 백도훈이 주다해를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그런 것이다. 납골당을 뒤따라간 도훈은 결국 주다해에 대한 모든 걸 알게 되었고, 분노에 휩싸였다.

 

도훈은 주다해를 찾아가 모든 사실을 말하면 용서해주겠다고 했으나, 주다해는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 애초 도훈을 사랑해서가 아닌 그가 백학의 외아들이기 때문에 접근한 주다해는 도훈의 진심을 알 리 없었다. 만약,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도훈 앞에서 그녀가 진실을 밝혔다면, 그녀의 운명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어쨌든 도훈은 다해를 사랑하니까…. 하지만 하류와의 거짓약속을 떠올린 그녀는 끝까지 진실을 말해달라는 도훈 앞에서 거짓말만 늘어놓았고, 도훈은 배신감을 이기지 못한 채 주다해의 뺨을 때렸다. 믿음이 깨진 순간 사랑은 끝났다.

 

 

이날 백학그룹에서 쫓겨난 주다해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짓말과 배신 그리고 무릎꿇고 애원하기 까지 자신의 모든 ‘기술’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이제 백학을 떠나야만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결국 석시장을 대통령에 앉히고 영부인의 자리에 오른다. 아마도 이 3가지 스킬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대통령 후보에 오른 석시장에게 접근 할 것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악녀의 자세, 앞으로 이어질 주다해의 반격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나저나 통쾌한 복수를 이루고도 어딘지 씁쓸해 하는 하류.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는 다해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나 보다. 증오와 사랑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애증의 관계. 스물스물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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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3회: 흔들리는 두 남자가 불러올 파국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흔들리고 있다. 주다해(수애 분)를 향한 백도훈(정윤호 분)의 일편단심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하류(권상우 분)의 복수에 대한 집념까지도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어쩌면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인지도 모르겠다. 복선이라고 보는 게 더 옳겠다. 주다해를 의심하기 시작한 백도훈의 앞날, 그리고 여전히 주다해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는 하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25일 방영된 13회에 그 실마리가 있었다.

 

백도훈의 앞날은 토사구팽?

 

하류의 올가미가 점점 더 목을 조여오자 주다해도 반격에 나섰다. 하류로 의심되는 차재웅 변호사가 더 이상 백합그룹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그를 백학재단 고문변호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다. 하류 입장에서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백학그룹 안으로 들어가야 주다해의 피를 말리며 복수를 할 수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백도경(김성령 분) 상무 마저 태도가 변했다. 더 이상 연인인 척 할 수 없다며 관계 정리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이날 하류는 안심 아주머니에게 부탁하여 백도훈에게 하나의 통장을 보냈다. 바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주다해에게 하류가 돈을 보내준 기록이 남아 있는 통장이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도훈은 결국 안심 아주머니를 찾아왔고, 안심 아주머니는 하류의 계획대로 주다해에게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도훈은 불같이 화를 냈다. 다해의 과거 따위는 상관없다며, 이미 자신의 여자인 만큼 더 이상 이런 일을 벌이지 말라며 엄포까지 놓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길로 곧장 다해를 찾아온 도훈은 말없이 다해를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건 주다해에 대한 배신감으로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 위한 행동일 뿐이었다. 특히 예고편을 보면, 도훈은 택배와 주다해가 만나는 모습을 목격하고, 택배를 다해의 옛 남자로 오해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모든 일에 있어서 주다해 편이었던 도훈이 흔들리는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만약 다해에 대한 도훈의 사랑과 신뢰가 깨져버린다면, 다해 역시 도훈을 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전 하류를 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스토리 전개상 주다해 앞에는 장차 대권 후보가 될 석태일(정호빈 분) 전 시장이 등장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려는 주다해에게 있어 이미 마음이 식어버린 도훈보다는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 석태일 시장이 더 매력적이다. 그녀가 도훈을 버리고 석태일 시장의 여자가 될 개연성은 충분하다.

 

 

 

물론, 원작처럼 주다해가 도훈을 살해할 것인가는 물음표으로 남지만, 분명한 것은 주다해를 의심한 순간 백도훈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했다. 그리고 한 번 사랑했으면 끝까지 사랑했어야 한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고, 백도훈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백도훈이 연 판도라의 상자에는 재앙만 가득했다. 희망은 끝내 없었다. 그는 결국 ‘토사구팽’의 운명을 벗어나긴 힘들 것이다.

 

하류의 복수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이날 방영된 <야왕>이 흥미로웠던 부분은 차재웅 변호사로 신분세탁을 해서 살아가고 있는 하류가 처음으로 주다해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는 점이다. 혹시나 하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던 주다해였지만, 차재웅 변호사가 하류라는 사실은 그녀를 ‘멘붕’으로 몰아넣었다.

 

 

 

“다해야…” 하류가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듯, 차재웅 변호사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다정스레 흘러나오자 주다해는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다. 혹시나 하류가 모든 것을 폭로할 경우 그녀는 손에 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올라온 자리였다. 겨우 백합의 사람이 되었는데, 죽은 줄만 알았던 하류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하류가 주다해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 것은 일종의 괴롭힘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차재웅 변호사로 알고 살아가도, 주다해 만큼은 자신을 하류로 바라보고 또 그러면서 불편한 심경을 가지고 노심초사하며 살아가라는 의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주다해의 피를 말려야 할 하류의 가슴 한 구석에 여전히 주다해에 대한 미련과 사랑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겠다는 주다해에 맞서 하류는 자신 역시 주다해의 정체를 밝힐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 둘 다 죽을 수 있다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길이라고 하류는 덧붙였다. 하류가 제안한 끝내는 방법은 단 하나. 주다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래 살던 달동네 철거촌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날 주다해에게 “다시 원래자리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면 안되겠냐”고 애원하는 하류의 눈빛은 간절하기 그지없었으며, 다해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모습에서는 ‘복수’가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냉혈한 복수의 화신이 되어도 모자랄 판에 그는 여전히 주다해에 대한 연민과 미련 그리고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억을 1회로 돌려보면, 결국 하류는 특별 검사가 되어 영부인이 된 주다해를 잡으로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을 들어간다. 하지만 그가 주다해를 죽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주다해의 손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기나긴 복수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지 않을까 싶다. 이날 그가 보여준, 주다해를 향한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날 <야왕>은 주다해를 향한 백도훈의 믿음과 사랑이 흔들리듯 하류의 증오와 복수심 역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과연 두 남자의 흔들림은 어떤 파국을 불러 올 것인가? 다른 듯 보이지만 상당히 닮은 도훈과 하류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오늘 방송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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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2회: 시청률 1위로 올라선 3가지 비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의>의 독주가 막을 내리고, <야왕>이 새로운 왕좌로 등극했다. 19일 방영된 SBS <야왕>은 19.4%(닐슨코리아) 기준의 전국시청률을 기록, 18.1%의 <마의>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방송 6주 만에 이뤄낸 ‘역전드라마’였다. 극 초반 성추행, 살인, 호스트바 등 자극적인 설정을 앞세워 ‘막장’논란에 시달렸던 <야왕>은 어떻게 <마의>를 제치고 월화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살펴보자.

 

1. 지루할 틈이 없는 <야왕>표 ‘LTE' 전개

 

<야왕>이라는 드라마의 인기를 설명하는데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 드라마의 ‘속도감‘이다. 첫 회부터 ‘LTE' 전개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낼 만큼 <야왕>의 전개 방식은 빠르고, 또 군더더기가 없다.

 

보통 극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나타나는 ‘몇 년 후’라는 설정을 <야왕>은 극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야기의 주요 포인트가 되는 시점으로 빨리빨리 넘어가다 보니 그만큼 긴장감이 배가 되고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다해가 미국유학길에 올랐을 때는 그녀가 하류를 버리고 백도훈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뒤 바로 귀국 후의 이야기로 넘어갔으며, 하류가 교도소에 들어간 뒤에도 그가 어떻게 복수 계획을 세워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카메라로 담아내고 곧바로 그의 출소 후로 시간을 넘겼다. 그리고 그 시간대가 전환되는 시점마다 굵직한 이야기를 배치함으로써 매회 시청자를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19일 방영된 12회에서도 <야왕> 표 ‘LTE' 전개는 빛을 발했다. 차재웅 변호사의 약혼녀 석수정이 하류의 정체를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하류의 정체를 밝히고 심지어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까지 불과 한회 만에 다 보여준 것이다. 위기 뒤에 갈등이 찾아오고 이를 극복하기까지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드라마문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전개였다. 그 덕에 이날 방송분에서 시청자는 주다해를 향한 하류의 본격적인 복수를 통해 쾌감을 얻고, 하류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쫄깃한 긴장감까지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석수정은 차재웅 변호사를 살해한 범인 배후에 주다해가 있다는 사실까지 믿음으로써 하류의 복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하류에겐 든든한 우군이, 주다해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적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야왕>은 그렇게 서서히 시청자를 불러 모았고, 어느새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2. 하류의 복수가 통쾌할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고 해서 모두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빠르면서 재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야왕>의 재미는 어디서 찾아올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주다해의 욕망과 하류의 복수다.

 

성공을 위해 주다해가 얼마만큼 독해질 수 있는지, 그녀가 저지를 악행의 끝이 어디인지를 살펴보는 게 첫번째 관전 포인트라면,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바로 ‘하류의 복수가 얼마나 독하고 통쾌하게 진행될 것인가’이다. 하류의 복수를 통해 주다해가 곤란을 겪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는 쾌감을 느낀다. 대부분의 ‘복수극’이 그러하듯, 시청자는 복수를 진행하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며 드라마를 시청한다. 지난 몇 회에서 하류의 엉성한 복수가 비판을 받은 건 그 때문이며, 최근 점점 더 짜임새있고 독하게 주다해를 압박하는 하류가 응원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이는 <야왕> 시청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게 하류의 출소 이후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전까지 하류는 늘 주다해에게 당하고 빼앗기는 등 바보스런 모습을 보였고, 자연스레 시청자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다. 10% 중반대에서 머물던 시청률이 이제는 20%를 넘보게 된 이유는 바로 출소 후 주다해 앞에 나타난 하류의 복수가 본격화되면서 부터이다. 때문에 이제부터 중요한 것 역시 결국은 하류다. 앞으로 주다해와 하류는 계속해서 장군 멍군을 주고 받을 것이다. 올라가려는 주다해, 그리고 끌어 내리려는 하류. 반복되는 싸움에서 통쾌함을 자아내는 건 얼마나 하류가 ‘멍군’을 크게 부르느냐이다. 치밀한 올가미를 준비하여 짜릿함을 안겨줄 하류의 복수가 통쾌하면 통쾌할수록 <야왕>의 시청률은 더 오르게 될 것이다.

 

3. 캐릭터와 연출의 엉성함을 상쇄하는 원작 만화

 

물론 <야왕>에도 단점은 있다. 자신을 버린 과거의 연인에게 복수한다는 스토리의 큰 줄기도 사실은 그다지 새롭지 못하며, 무엇보다 아침드라마 수준의 연출력과 엉성함이 가득한 캐릭터들은 이 드라마가 갖는 근본적 한계이다. (아침드라마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 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설정이 곳곳에서 묻어남에도 불구하고 시청층이 이탈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하는 것은 바로 이 드라마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화란 원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드라마가 일정수준 이상의 리얼리티를 담보해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만화적 스토리를 현실에서 재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여기서 <야왕>은 ‘집중과 선택’이라는 전략을 취했다. 비록 연출에서 구멍이 나더라도 튼튼한 스토리에 기반하고 극을 이끌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주요했다고 본다. 왜냐하면 비록 <야왕>이라는 드라마의 연출력이나 주변 캐릭터에 대한 비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제작진이 연출에 신경을 쓰고 캐릭터에 현실성을 불어 넣는다면, <야왕>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도 지금보다 훨씬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24부작으로 예정된 <야왕>은 이제 절반에 다다랐다. 그리고 하류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생방송 촬영’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앞으로도 <야왕>이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자의 마음을 ‘꽉’ 붙들었으면 좋겠다. 시청률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빠르고 재미있는 <야왕>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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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0회: 나쁜여자 vs 착한여자 vs 불쌍한 여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하류를 둘러싼 3명의 여자가 극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12일 방영된 <야왕> 10회에서는 하류가 복수할 여자, 하류가 떼어내야 할 여자, 그리고 하류가 꼬셔야 할 여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복수할 여자는 주다해, 떼어내야 할 여자는 석수정, 그리고 꼬셔야 할 여자는 백도경이었다. 이들은 각각의 캐릭터를 분석해 봤을 때, ‘주다해=나쁜여자, 석수정=착한여자, 백도경=불쌍한 여자’로 달리 표현할 수 있다.

 

이 3명의 여자는 앞으로 하류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며, 무엇보다 하류가 주다해에 대한 복수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누구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어쩌면 하류의 복수는 이 3명의 여자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가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야왕> 속에 등장하는 나쁜여자, 착한여자, 불쌍한 여자를 통해 앞으로 하류에게 펼쳐진 운명을 예측해보도록 하자.

 

 

 

1. 나쁜 여자 주다해, 복수의 대상

 

수애가 연기하는 주다해는 설명이 필요 없는 ‘나쁜여자’다. 성공을 위해 남편을 버렸고, 마지막까지 욕망에 흔들리며 딸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심지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하류의 쌍둥이 형을 죽이는데 일조했다. 주다해는 바로 하류에게 있어 복수의 대상이다.

 

이날 방송에서 그녀는 백도훈과 결혼까지 발표하며 명실상부 백합그룹의 떠오르는 실세로 자리 잡았다. 주다해가 무서운 것은 놀랍도록 치밀하고 자신의 계획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백도경에 의해 자신의 과거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백도경의 애마인 리사를 죽이는 잔인함을 보였고, 차재웅 변호사로 변신한 하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지문을 따내려하는 고단수의 계략까지 짜냈다. 엄삼도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이날 하류는 꼼짝없이 정체를 들키고 말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주다해는 차재웅 변호사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끊임없이 하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때문에 하류의 복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쁜여자’ 주다해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녀의 명석한 두뇌와 치밀한 계략에 맞설 하류, 그리고 하류의 스승 엄삼도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2. 착한 여자 석수정, 정체를 감춰라?

 

하류에게 있어 떼어내야 할 여자는 바로 자신의 쌍둥이 형 차재웅 변호사의 약혼녀 석수정이다. 고준희가 연기하는 석수정 캐릭터는 한없이 착한 여자로 그녀는 그동안 차재웅 변호사를 대신하여 하류를 찾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리고 차재웅 변호사가 죽기 전 둘은 결혼을 약속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문제는 지금의 차재웅 변호사는 바로 하류라는데 있다. 이날 방송에서 수정은 하류에게 일주일 후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을 준비하자고 했다. 하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석수정은 다름아닌 형의 여자친구, 형수가 될 뻔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수정과 가깝게 지내면 자신의 정체가 머지않아 탄로날 게 분명하다. 석수정은 하류에게 있어 떼어놓아야 할 여자인 것이다.

 

 

 

 

특히 석수정은 <야왕>속 여러 캐릭터 가운데 차재웅 변호사와 하류를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녀는 하류에게는 없고 차재웅 변호사에게는 있던 팔의 점을 목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하류가 석수정에게 정체를 들키면 그는 변호사의 삶을 가로채기 위해 형을 죽인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석수정에게 만큼은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감춰야만 한다. 그녀가 사법고시 1차까지 합격했을 만큼 법에 대해 잘 안다는 점은 향후 하류가 변호사로 활약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지만, 여러모로 득보다 실이 많다. 과연 하류는 석수정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모든 걸 고백하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틀림없이 석수정이란 존재는 하류에게도 그리도 <야왕>이라는 드라마에 있어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3. 불쌍한 여자 백도경, 그녀 운명을 예고한 한마디

 

3명의 여자 가운데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바로 백도경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백합그룹 회장의 딸로 회사 내에서 상무를 역임하고 있지만, 아들을 동생으로 키운 남모를 아픔이 있다. 게다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키운 아들 도훈이 주다해에게 빠져 매일 같이 가시 돋힌 말을 내뱉는 등 그녀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라고는 승마였는데, 가장 사랑하는 말 리사마저 주다해 손에 죽임을 당했다. 그녀가 느꼈을 허탈감, 허무함, 그리고 공허함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시기에 하류가 의도적으로 접근해온다. 그녀가 좋아하는 와인과 영화를 이야기 소재로 삼으며 점점 그녀의 환심을 산다. 머지않아 그녀는 차재웅 변호사에게, 아니 하류에게 빠져들게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예전에는 오드리헵번이 좋아서 봤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이용당한 상류층 남자에게 더 마음이 가네요…” 그녀가 영화 <티파티에서 아침을>을 좋아하는 이유는 앞으로 그녀의 운명을 예고하는 것만 같다. 그녀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하류에게 이용당하는 상류층 여자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녀는 더없이 불쌍한 존재가 되어버릴 것만 같다.

 

이날 방송은 주다해와 하류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추적해온 백도경이 하류와 주다해를 모두 불러 모은 자리에서 하류의 사진을 꺼내든 것으로 마무리됐다. 차재웅 변호사와 하류의 얼굴이 똑같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백도경 상무. 그리고 하류와 자신의 과거가 밝혀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주다해. 과연 하류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까?

 

분명한 것은 복수 할 여자, 떼어내야 할 여자, 꼬셔야 할 여자 모두 하류에겐 중요하다는 점이다. 3명의 여자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점점 더 최후의 순간까지 다가 설 하류의 앞날은 충분히 흥미롭다. 20.1%라는 시청률처럼 점점 더 탄력을 받는 <야왕>. 다음주가 몹시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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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9회: 시작된 하류의 복수, 원작이 만화라서 가능한 설정!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하류의 복수가 시작됐다. 방법은 바로 자신의 쌍둥이 형 차재웅 변호사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차재웅 변호사는 하류 대신 수애의 의붓오빠에게 살해 당했고, 이 사실을 알고 난 하류는 주다해에 대한 복수를 위해 형의 삶을 대신 살기로 했다. 전설의 설계사 엄삼도가 그려낸 그림이었다.

 

11일 방영된 <야왕> 9회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이날 하류는 출소를 앞두고 교도소에서 쌍둥이 형을 만났고, 며칠 후 교도소를 나왔다. 출소날 당일 형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가기로 했으나, 주다해의 의붓오빠가 차재웅 변호사를 하류로 착각하여 납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목격한 엄삼도와 하류가 그 뒤를 쫓았으나 이미 차재웅 변호사는 주다해 의붓오빠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였다. 재회에서 죽음까지 불과 몇 십분도 걸리지 않았다.

 

 

 

 

차재웅 변호사의 죽음은 사고사였으나, 하류는 주다해의 사주로 모든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주다해와 그 의붓오빠는 여전히 하류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자수를 하기는커녕 없던 일로 덮으려 했기 때문이다. 딸에 이어 형까지, 주다해 때문에 계속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한 하류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어떻게 하면 주다해를 지옥으로 떨어트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하류는 교도소에서 만난 스승 엄삼도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로 했다. 이제부터 하류는 하류가 아닌 차재웅 변호사로 살면서 복수를 진행시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엄삼도의 설계는 치밀하게, 그리고 빠르게 진행됐다. 차재웅 변호사로서의 삶을 택한 하류는 승마장을 찾아 백도경 상무를 만났고,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해 자신이 변호사로 일하고 있음을 알렸다. 모든 게 엄삼도의 계획이었다.

 

 

 

 

하류가 백도경 상무를 만나고 있는 동안 엄삼도는 꽃뱀을 이용하여 백도훈과 꽃뱀의 키스 사진을 만들어냈다. 엄삼도는 그 사진을 빌미로 백도경을 압박, 백도경이 하류를 찾아오게 만든 것이다. 재벌2세가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린다면 기업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는 만큼 백도경은 백도훈의 키스 사진을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차재웅 변호사를 찾아왔고, 그녀를 맞이한 것은 바로 하류였다. 꽃뱀이야 원래 엄삼도가 섭외한 하류편, 결국 하류는 백도경의 사건의뢰를 멋지게 해결해냈고, 이로써 하류는 백합그룹과 친분을 쌓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만큼 주다해에게 한발 더 다가선 의미이기도 했다.

 

하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마련한 백도훈의 식사자리. 이 식사자리에서 주다해는 하류와 마주했고, 하류는 시치미를 떼고 주다해에게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냈다. 깜짝 놀란 주다해의 표정에서 앞으로 전세가 역전 될 하류와 주다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주다해는 백도훈 보다 더 높은 곳으로 자신을 안내해 줄 또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날 테지만, 이날 하류를 보고 깜짝 놀란 주다해의 모습은 정말로 통쾌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이날 전개된 스토리는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정말로 ‘우연의 연속’이자 ‘억지 설정’ 투성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쌍둥이 형이 죽었다고 해서 동생이 바로 변호사 행세를 한다는 것도 언제 들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일이며, 그 사실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하류가 출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택배와 안심아주머니는 하류를 찾아오지 않았고, 차재웅 변호사가 죽었음에도 그 아버지와 약혼녀가 그 사실을 모른 채 스토리에서 소외되었다는 점은 작가가 놓친 디테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날 방송을 보면서 이런 디테일의 부족함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옥에 티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유는 바로 <야왕>이라는 드라마가 갖는 특수성에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야왕>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박인권 화백의 <야왕전>을 각색하여 만든 드라마이니 만큼 다른 드라마에 비해 리얼리티나 개연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작가와 제작진이 각색을 잘 한다하더라도 등장인물과 사건의 큰 줄기를 바꾸기는 어렵다. 결국 이날 방송처럼 억지 설정이나 우연의 연속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야왕>은 리얼리티와 스토리의 치밀함을 위해 만화적 상상력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현실성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이날 방송은 그 선택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바로 원작이 주는 재미와 스토리를 빠르게 전개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박진감을 위해 과감히 리얼리티와 스토리의 치밀함을 일정부분 포기한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드라마가 만화라는 원작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부족한 현실성이 어느 정도 상쇄된다는 점이다.

 

하류가 형을 대신하여 변호사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이 드라마의 원작이 만화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하지만 그 설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원작과 달리 <야왕>이라는 ‘드라마’가 갖는 재미이자 경쟁력이다. 조금씩 바뀐 캐릭터와 스토리, 각색이 힘이 만화적 설정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하류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지나치게 이용당하고 희생하기만 한 하류가 욕망의 화신 주다해에 맞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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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8회: 권상우 오열연기, 핏빛 복수의 서막을 알리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권상우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야왕> 속 하류의 눈빛이 변했다. 착하고 순했던 눈빛은 사라지고, 증오와 복수를 한가득 담은 처절한 눈빛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주다해의 배신 현장을 목격했을 때도 볼 수 없었던 눈빛이다. 심지어 그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자기 대신 감옥에 다녀오라던 주다해를 마주할 때조차 느껴지지 않았던 눈빛이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속 한구석에는 여전히 주다해가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함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를 내는 하류의 눈에서는 분노라기 보다는 원망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먼저 읽혔다.

 

 

 

 

하지만 5일 방영된 <야왕> 8회에서 하류는 달라졌다. 딸 은별이의 죽음이 결정적이었다. 은별이를 보내는 장례식장에서 하류가 오열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의미 깊다. 장례식장은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장소다. 하류는 그곳에서 은별이를 보냈고, 동시에 과거의 자신을 버렸다. 헌신적인 하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복수의 화신이 탄생했다. 주다해라는 욕망의 화신에 맞서 새로운 괴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야왕>은 이제 욕망과 복수의 첨예한 대립으로 접어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해의 목을 조르며 “널 내손으로 꼭 죽일거야”라고 오열하는 하류의 모습은 피로 얼룩질 복수의 서막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너무 울어 부어 오른 권상우의 눈은 그런 하류의 심정에 리얼리티를 더했으며, 붉게 충혈된 눈동자 역시 앞으로 펼쳐진 핏빛 복수를 떠오르게 했다. 권상우의 열연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딸의 행복을 위해 주다해의 살인 사실을 함구하고 스스로 감옥에 들어왔지만, 주다해는 딸을 지키지 못했다. 설령 그것이 한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사고라 할지라도 결국은 그녀의 욕망이 빚어낸 결과다. 하류가 집어들 복수의 칼날이 그녀의 목을 겨눌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류의 달라진 눈빛은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교도소 안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했고, 2년만에 경영학 학사를 취득하기에 이르렀다. 백합그룹에 들어가서 주다해의 가면을 벗기기 위함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쳐 독방에 들어갔고, 밤을 꼬박 새며 오로지 복수의 일념으로 책을 팠다. 부족한 기본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사탐을 패고 과탐을 패고 암기과목을 파헤쳤다. 그리고 마침내 백합그룹에 들어가기 위한 한걸음을 내걸었다. 너무 높이 올라가버린 주다해에게 다가서기 위한 첫 번째 발자국을 내딛은 것이다.

 

 

 

 

하지만 백합그룹에 들어간다고 해서 복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다해 말대로 하류가 아무리 높이 점프를 뛴다 한들 주다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게 뻔하다. 하늘까지 잡고 올라갈 동아줄이 필요하다. 길을 알려준 것은 바로 교도소에서 만난 엄삼도(성지루)였다. 하류와 마찬가지로 딸을 잃은 아픔이 있는 엄삼도는 하류에게 동아줄은 바로 백도경(김성령)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할 일은 명확하다. 하류는 다시 백도경 해부에 들어갔다. 그녀의 키, 몸무게, 생일, 좋아하는 와인 등 백도경에 관련된 모든 걸 외우고 공부했다. 그녀의 마음을 얻어 복수에 활용하고자 마음먹은 것이다. 이렇듯, 하류의 복수는 주다해의 상상을 넘어 치밀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덧 흐른 2년의 시간. 백합그룹 내에서 실세로 떠오른 주다해는 외부적으로 해외입양 아동을 돕기 위한 자선사업을 펼치는 등 ‘천사’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었다. 하류가 할 일은 뚜렷하다. 그는 천사의 가면을 벗기고 날개를 꺾어 버릴 준비를 마쳤다.

 

 

 

이날 방송말미 일부러 고소장을 제출해서 주다해를 부른 하류는 선전포고를 했다.

“너도 많이 변했지만 나도 많이 달라졌어. 더 열심히 해서 더 높이 올라가라. 높은데서 떨어져야 추락의 고통을 확실히 느끼지. 네가 떨어지는 곳이 지옥이야. 내가 지옥문을 열어줄게”.

 

출소까지는 앞으로 3개월. 과연 그동안 당하기만 한 하류의 복수는 제대로 시작될 수 있을까. 주다해가 하류에 맞서 의붓오빠에게 도움을 청한 사실과 하류의 쌍둥이 형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눈빛마저 독하게 변한 하류의 본격적인 반격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피로 얼룩질 복수의 길. 하류는 그 길 끝에서 무엇을 보게 될까? 시청자 입장에서 기꺼이 그 길을 끝까지 지켜보고자 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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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6회: 반전의 키를 쥔 인물 백도경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모든 게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백창학 회장의 환심을 산 주다해는 백합그룹 과장 자리에 올랐으며, 도훈의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사 내 실세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자신을 견제하는 백도경 상무마저 도훈을 앞세워 이겨냈다. 백도경 상무가 앞세운 승마레저타운과 주다해가 내건 에코타운 중 결국 에코타운으로 공사 결정이 난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사실상 주다해의 승리였다.

 

위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7년 전 살해한 의붓아버지의 사체가 발견 된 것이다. 사체를 들키지 않게 하려고 에코타운을 주장한 그녀였지만 공사 중지 결정이 너무 늦었다. 꼼짝 없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 물론 그녀는 이 위기조차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사체와 함께 발견된 하류의 휴대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류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자신은 살인사건과 무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주다해의 모습은 그리 어색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녀의 욕망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채 도로 한복판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배신도 모자라 살인 누명이라니…. 하류에겐 분통터지는 일이지만 욕망의 화신으로 변해버린 주다해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돌아오기엔 너무 멀리 갔다.

 

 

 

 

하지만 모든 게 주다해의 계획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백합그룹의 며느리가 되어서 승승장구 할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그녀가 모르는 게 있다. 바로 백도훈의 누나로 그려지고 있는 백도경의 비밀이다. 그동안 하류와 주다해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온 <야왕>이 이날 백도경을 연기한 김성령에게 상당부분 분량을 할애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그녀가 이 드라마에 있어 ‘반전의 키’를 쥔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다해를 위협하게 될 백도경의 모성애

 

지금까지 드라마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단서를 조합해 봤을 때, 백도경은 백도훈의 누나가 아닌 친모일 가능성이 높다. 백도훈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집착은 누나의 사랑이기 보다는 엄마의 그것에 더 가깝다. 백도경을 도훈의 엄마로 이해하면, 왜 그녀가 주다해를 그렇게 싫어하는지도 이해가 된다. 그녀는 주다해의 배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아들을 빼앗아간 존재로 느껴져 주다해를 미워하는 것이다. 도훈은 도경에게 있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자 애지중지 키워온 그녀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누나는 내게 엄마 같은 존재였어. 누나를 잃고 싶지 않아…”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 같았던 백도경이 도훈을 위해 주다해의 손을 들어준 것은 바로 모성애 때문이다. 아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백도경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도훈 뿐이고, 도훈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주다해 뿐이므로, 결국 주다해의 승리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 딸을 등진 주다해의 냉정한 모성애와 아들을 위해서라면 회사마저 포기할 수 있는 백도경의 모성애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백도경의 모성애는 역으로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백도경이 성공과 욕망을 위해 도훈을 이용하는 주다해의 모든 것을 알게 됐을 경우, 그 모성애는 주다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주다해에게 있어 백도경이 누구보다 위험한 이유다.

 

 

 

백도경과 하류의 운명적 만남…주다해는 ‘공공의 적’

 

백도경이 <야왕>에 있어 반전의 키를 쥔 인물이라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그녀와 하류가 엮어낼 운명 또한 주다해를 위협하고 이 드라마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이날 방송에서 백도경과 하류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원래 심성이 곧고 착한 하류는 위험에 처한 도경에게 도움을 줬고, 그 보답으로 도경은 하류에게 자신이 자주 들르는 승마장에 일자리를 마련해줬다. 앞으로 이 둘의 인연이 계속 이어지게 될 거란 걸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들을 주다해에게 빼앗긴 도경의 마음은 허하기 그지없다. 한평생 도훈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그녀이기에 그 허함을 달랠 길이 없다. 그런 그녀 앞에 하류가 나타났다. 순정을 간직한 이 착한 남자에게 도경이 빠져들게 될 거란 건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다. 아마도 하류를 통해 도경은 처음으로 자신이 여자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설령, 다해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하류가 도경을 이용한다 치더라도 그녀는 기꺼이 이용당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주다해라는 존재는 이 둘에게 있어 ‘공공의 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야왕>은 권상우와 수애가 연기하는 하류와 주다해에 의존해 극을 진행시켜 왔다. 두 사람이 이 드라마에서 선보이는 연기는 나무랄데없이 훌륭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에게만 치우진 스토리는 간혹 단조로움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정윤호가 연기하는 도훈, 고준희가 맡은 석수정 캐릭터 등 다양한 주변인물이 극 중심에 들어오면서 점점 더 이야기가 풍성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지난 <추적자>에 이어 또 한 번 마력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성령의 존재다. 그녀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내면의 아픔을 표현하는 극과 극 연기를 선보이며 백도경이라는 캐릭터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의 존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주다해에게도, 그리고 하류에게도 그녀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과연 김성령이 연기하는 백도경이 이 드라마에 어떤 반전을 불러일으킬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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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5회: 수애 배신, 가난은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여자의 배신은 무서웠다. 성공을 위해 남편을 버렸고, 돈을 위해 딸을 모른 척 했다. 사랑 앞에 비정했고, 모성 앞에 냉정했다. 그녀는 오로지 욕망 앞에서만 충실했다. 마치 괴물의 탄생을 보는 듯 했다.

 

도훈(정윤호)과 함께 미국에서 돌아온 주다해(수애)는 가족 대신 백합그룹을 선택했다. 그녀는 ‘돌아와 달라’는 하류 앞에서 “한 번도 행복해 본 적 없다”며 “그만 놔 달라”고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그녀에게 남편과 딸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일뿐이었다.

 

물론 그녀에게도 이유는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가난을 이기지 못한 부모가 연탄불을 피우고 자살하는 것을 목격했다. 가난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고, 가난 때문에 의붓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가난은 어머니마저 앗아갔다.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한 그녀의 삶은 늘 제자리였고, 그녀의 몸부림은 늘 절망 앞에 무릎 꿇었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딸은 가난을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독백은 일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야 말로 ‘돈’이 제일시 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40%가 정직보다 돈을 추구하는 사회…다해를 욕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한국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청렴성 조사'에 따르면 '부자가 되는 것과 정직하게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15∼30세의 40.1%가 부자를 택했다. 정직한 삶보다 돈을 택한 것이다. 또한 '거짓말을 하거나 부패를 저지르는 사람'과 '그러지 않는 사람' 중 인생에서 누가 더 성공할 것 같은가 라는 질문에는 15∼30세의 51.9%, 31세 이상의 40.7%가 거짓말하거나 부패한 사람을 꼽았다. '삼촌의 친구를 통해 좋은 회사(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도 15∼30세의 절반이 넘는 54.0%가 '응하겠다'라고 답했다. 31세 이상은 48.9%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투명성기구가 조사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4명 이상(44%)이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학생은 28%, 초등학생도 12%나 양심 보다는 돈을 택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우리 가운데 10명 중 4명은 <야왕>속 주다해와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는 돈을 택하고, 10억을 벌 수 있다면 잘못을 저지르고 감옥에서 1년 정도 들어가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사회에서 과연 누가 주다해에게 돌을 던질 수가 있을까? 너무도 욕망에 충실한 주다해는 어떤 의미로 순수하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그녀는 “가난이 싫어서”라고 자신이 하류를 버린 이유를 솔직하게 말했으니 말이다.

 

 

 

 

가난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주다해의 선택이 틀린 이유

 

하지만 아무리 그녀의 선택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주다해의 선택은 틀렸다. 정직과 양심보다는 ‘돈’을 선택하는 사람이 40%를 넘어 90%가 되어도 그녀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그녀의 선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가 하류의 도움없이 스스로 이 자리까지 왔고, 지독한 가난으로 입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욕망에 충실했다면 적어도 그녀에게 ‘악녀’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당한 방법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을 딛고 성공에 다가서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오히려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녀의 배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입었다. 그녀를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헌신한 남편 하류와 엄마가 자신을 버린 지도 모른 채 추위에 떨며 엄마를 기다린 딸 은별에게 그녀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것이다. 때에 따라 ‘정직보다는 돈’, ‘양심보다는 돈’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가난은 누구나 겪는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가난을 겪는 사람은 늘어난다. 절대적 빈곤은 줄어들었을지언정, 상대적 빈곤은 더 증가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주다해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성공을 위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기고, 정당한 방법보다는 편법을 동원하는 것은 그저 보다 빠른 길을 선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국 자기편하자고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인다. “내 딸은 가난을 모르게 하고 싶다”고. 전형적인 자기 합리화의 오류다.

 

다해 못지않게 하류도 가난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일을 했고, 덕분에 조금이나마 다해를 도울 수 있었다. 돈이 더 필요해지자 호스트바에 나갔지만 그것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닌 다해를 위해서였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가 아닌 도움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류가 존재하는 한 다해의 선택은 틀릴 수밖에 없다. 다해가 하류를 죽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하류가 없어져야만 그녀의 선택이 정당성을 갖는다. 1회에 나온 하류의 대사처럼 다해는 하류를 죽일 것이다. 물론 하류를 대신해 죽는 것은 이날 등장한 하류의 쌍둥이 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하류는 산다. 하류가 살았으므로 그녀의 선택은 틀렸다. 가난이 결코 그녀에게 있어 악행의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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