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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를 강심장으로 만든 김래원의 경솔했던 한마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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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의 첫 사랑 발언이 화제다. 김래원은 14일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한 살 연상 여배우와의 러브스토리를 밝혔다. ‘종교 같았던 사랑’이라는 그의 표현처럼, 김래원의 첫사랑은 풋풋했고 또 뜨거웠다. 아마도 상대방이 여배우라는 이유만 아니었으면, 아니 그가 상대방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만 노출하지 않았다면, 그의 첫 사랑 고백은 한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로 미화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절제가 부족했다. 한 살 연상의 인물이라는 설명에 그가 18세 때 호흡을 맞췄던 배우라는 구체적인 표현이 더해지자, 그의 발언은 예기치 못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방송 이후 인터넷에서는 그와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의 실명이 오르내리기 시작했으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모든 걸 ‘오픈’한 그의 경솔함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아마도 오랜만에 영화를 찍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김래원 측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힐링캠프>가 갖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생각해 봤을 때, 그간 김래원에게 따라 붙은 각종 의혹이나 루머를 해소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래원의 첫 사랑 발언을 두고 단지 그의 경솔함만을 탓하기에는 문제가 간단치 않다. 이번 그의 발언 속에는 상대 여배우를 추측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겼있었을 뿐, 사실 이미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수많은 연예인들이 풀어내는 에피소드 중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강심장>이다. 지금은 폐지가 확정됐지만, 지난 몇 년간 <강심장>은 누가 더 독하고 얼마나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준비해 오느냐에 따라 활약상이 달라지는 전형적인 ‘폭로 토크쇼’였다. 철 지난 연예인들의 ‘추억팔이’는 기본이고, ‘언제 누가 누구와 사귀었더라’와 같은 ‘~카더라’통신 식 연예폭로도 단골소재였다.

 

 

 


어디 그뿐인가. ‘네티즌 수사대’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누리꾼들은 스타의 말 한마디를 두고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그냥 가볍게 웃고 넘어갈 문제나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할 문제도 누리꾼들은 끝까지 파고들어 신상을 밝히고, 스캔들의 주인공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만약, 이날 김래원이 상대 여배우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조금만 정보를 노출했다고 한들, 누리꾼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단지 시간상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처럼 여배우의 실명이 오르내리고 김래원을 비난하는 여론이 조성되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래원의 경솔함만 탓할 게 아니라, 연예인들의 연애와 사랑을 그저 가벼운 가십거리로 소비하면서 무차별적인 비난만 쏟아 온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덧붙여, 김래원의 첫 사랑 발언을 통해 <힐링캠프>를 <강심장>으로 만들어버린 제작진 역시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언제부터인가 <힐링캠프>는 출연 게스트에 따라 토크의 질이 널뛰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겉으로 드러나는 시청률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원래 취지인 ‘힐링’ 초점을 맞춘다면, 굳이 자극적인 소재나 가십거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이날 <힐링캠프>는 김래원이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산과 여배우와의 첫사랑 등 ‘치유’가 아닌 ‘자극’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다. 심지어 김래원의 토크가 이어지는 아중에 ‘궁금해 죽겠다’는 식으로 이야기에 몰입하는 MC들의 모습은 이들이 정말 지난해 힐링 열풍을 주도하며 <힐링캠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MC가 맞는지 의아함을 자아냈다.

 

 

 

 

<힐링캠프>가 명심해야 할 것은 자극적인 소재에 집착하거나 폭로위주로 전개되는 토크쇼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데 있다. 한번 자극에 노출된 대중은 계속 해서 그 이상의 자극을 원하게 돼있다. 결국 에피소드를 지어내거나 아니면 후폭풍을 감수하고 실명을 거론하는 등 배려 없는 방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리고 그 끝은 폐지가 기다리고 있을게 분명하다.

 

이날 방송만 놓고보면, 대체 <힐링캠프>와 <강심장>이 다른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저 야외에서 한명의 게스트를 불러놓고, 좀 더 독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라고 강요한 것 밖에는 안된다. 김래원의 경솔함이 분명했던 건 맞지만, 그 전에 <힐링캠프>가 얼마나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이야기를 이끌었는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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