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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 하차를 통해 본 ‘1박2일’의 매너리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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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불거져 나온 <1박2일> 멤버교체설이 결국 김승우의 하차로 마무리됐다. 오늘 보도된 여러 기사에 따르면 김승우는 오는 15일 녹화를 끝으로 최재형 PD와 함께 '1박 2일'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해 3월 <1박2일> 시즌 2에 합류한지 꼬박 1년만의 일이다. (김승우와 함께 하차설이 불거진 성시경의 경우는 아직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

 

사실 김승우는 이미 연기자로서 나름의 입지를 굳힌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1박2일>에 참여, 스스럼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김나댐’이라는 별명에서 확인할 수 있듯 김승우가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 기존 연기자로서 선보였던 ‘카리스마’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비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즌2였지만, 김승우라는 맏형이 있었기에 <1박2일> 시즌2가 1년 동안 유지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는 맏형이라는 이유 만으로 강호동과 비교를 당하기도 하고 심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때로는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물러설 줄 아는 모습으로 그리고 또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200% 수행하는 모습으로 완벽 적응했다. 비록 1년간의 외도로 그쳤지만, 떠나는 그는 충분히 박수 받아도 마땅한 존재감을 남겼다.

 

 

 

그런데 문제는 PD의 교체와 맞물려 멤버진까지 변화가 생겼는데도 <1박2일>이 기존 콘셉트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시즌1에서 만든 ‘복불복’과 ‘야외취침’에 기대, 별다른 도전이나 포맷의 변화 없이 1년간 방송된 것은 사실상 ‘수명연장’에 다름 아니었다. <1박2일>이 매너리즘에 빠진 사이 SBS<런닝맨>은 주말 예능 최강자로 우뚝 올라섰고, MBC 역시 <아빠? 어디가!>와 같은 대박 코너를 만들어냈다.

 

반면, <1박2일>시즌 2는 늘 하던 대로 멤버들끼리 팀을 나눠 게임을 하거나 복불복을 통해 저녁 식사를 마련하고, 또 복불복을 통해 야외취침 멤버를 정하는 등 늘 같은 패턴의 방송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빛났던 것은 차태현, 성시경, 김승우 등 새롭게 투입된 멤버들이 망가지는 모습과 이들 안에 감춰져 있던 예능의 끼였다. 코너가 식상해질 쯤 스태프와 연기자들간의 대결을 펼치거나, 아니면 게스트를 초대하고 시청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꾀했던 시즌1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시즌 2 제작진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진이 기댄 건 멤버들 개개인의 개인기였고, 그 마저도 시즌2 초창기에는 멤버들의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아 산만한 느낌마저 컸던 게 사실이었다.

 

 

 

<1박2일>이 내세웠던 ‘리얼’와 ‘야생’의 콘셉트는 이제 <정글의 법칙>에 비할 바가 못되고, 멤버들이 팀을 나눠 레이스를 펼치는 것도 <런닝맨>의 기발한 상상력 게임에 비하면 싱겁게 느껴진다. 결국, 지금의 <1박2일>에게 필요한 것은 멤버가 아니라는 의미다. 수년 째 반복되는 방송 패턴에 시청자는 싫증을 느끼고 있다. 지금 <1박2일>이 되새겨야 할 부분은 바로 매너리즘이다.

 

수장이 바뀌고 멤버가 바뀌면 분명 “새롭게 해보자”는 의지가 생겨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의지를 가시적 결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다. <1박2일>이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싶지 않은 KBS의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프로그램의 이름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2박3일이 되었든, 3박4일이 되었든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고, 복불복과 야외취침이 아니더라도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상상력이 있다면, 과감히 그것을 실행할 때다.

 

 

<1박2일>과 함께 KBS 일요일 저녁을 책임져 왔던 <남자의 자격>이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며 폐지가 확정된 것만 보더라도, 프로그램에 있어 매너리즘은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대상임에 분명하다. 합창이 한번 터졌다고 매년 합창을 하고, 장기 미션이 힘들다고 차츰 쉬운 미션만 도전하다보니 결국은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1박2일> 역시 ‘복불복’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단순한 멤버교체가 아닌 제작진의 뼈를 까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무한도전>이 왜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초창기에는 한자리수 시청률에 허덕이던 <런닝맨>이 왜 이제는 명실상부 최고의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는지 <1박2일> 제작진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그들만의 프로그램’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쓴 <1박2일>시즌 2는 과연 멤버교체를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글쎄…. 확답하긴 어렵지만, 떠나는 김승우보다 남아있는 멤버가 더 걱정스럽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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