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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일베 기자 채용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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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일베 기자 채용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일베’는 배제의 대상일까, 아니면 포용의 대상일까.

 

우리사회에서 ‘일베(일간베스트)’는 배제의 대상일까, 아니면 포용의 대상일까. 일베 회원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KBS 수습기자가 KBS 정사원으로 임용됨에 따라 또 다시 ‘일베’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철저한 배제를 통해 ‘싹’을 잘라야 한다는 ‘경경론’과 비틀어진 그들의 욕망조차 품고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사회의 덕목이 아니냐는 ‘온건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역차별과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일베’의 가치관은 사회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한다거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일베’ 회원들에 대해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에게 일베 회원의 직업을 박탈할 권리가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실제로, 일베 회원 채용과 관련해서 KBS 측은 “문제가 된 수습사원에 대한 평가결과는 사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와 임용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인의 가치관 혹은 특정 커뮤니티 활동 전력이 임용 결격 사유는 아니라는 의미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끌고 오지 않더라도, 사회가 앞장서 개인의 직업을 빼앗는 행위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다만, 그 직업이 가장 상식을 추구해야 할 ‘기자’이며, 또 일베 회원에게 월급을 주는 주체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진다.

 

 

 

 

“일베 회원이 이제 당당히 KBS 기자로서 공영방송의 가치와 도덕, 상식을 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KBS 구성원들은 제정신으로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KBS 새 노조 측의 입장처럼, 일베 회원은 분명 ‘언론인의 자질’이라는 측면에서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베 활동을 하면서 지역차별적인 발언과 여성비하 게시물을 수시로 올렸던 그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줘야 한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공영방송의 가치와 도덕,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기자가 만들어낼 기사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할 뿐이다.

 

결국, KBS의 조치는 문제가 된 수습사원을 보도국이 아닌 다른 부서에 배치하는 것이었다. 사측은 다른 수습기자들을 보도본부 사회2부로 발령 낸 것과 달리, 문제가 된 일베 수습기자를 취재 제작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발령 냈다. 하지만 파견 형태를 띤 발령일뿐, 그가 기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 언제든지 보도국으로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KBS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 KBS 사원 전체가 나서서 우려를 표명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만큼 KBS 측의 일베 기자 채용 문제는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논란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트 폐쇄에 대한 요구가 거셀 만큼, ‘일베’에 대한 우리사회의 분노는 점점 더 커져가는 상황에서, KBS 측의 일베 기자 채용은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일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제 혹은 포용의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질문은 주어졌다. KBS의 일베 회원 기자 채용은 과연 적절했는가. 적절하지 않았다면, ‘일베’는 배제의 대상인 것일까. 결코 쉽지 않은, 그러나 무겁게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대한민국 교육원탁회의 준비위 청소년기획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연 청소년 원탁회의 결과 청소년들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없앨 것' 1순위로 '일베'(19.8%)를 지목했다고 한다. ‘일베’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은 우리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남은 건 어른들의 몫이다. ‘일베’는 우리사회에서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이상 방치해서도, 또 미뤄서도 안 될 문제다.


*사진출처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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