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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중문화는 왜 ‘19금’에 빠졌나?

대중문화는 왜 ‘19금’에 빠졌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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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상품 아닌가? 소비자 마음에 들어야 하는 직업이다. 대중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연예인에게 섹시 콘셉트 경쟁은 필연적이다.”

 

지난 23일 방영된 JTBC <썰전-예능심판자>에서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걸그룹의 지나친 섹시 경쟁에 대해 ‘당위론’을 펼쳤다. 시청자와 대중에게 관심을 받고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민망한 노출 역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크다는 것. 비록 과열된 경쟁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긴 하지만, 대중스타와 연예인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따져본다면 그가 주장한 ‘연예인 상품론’ 역시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비난의 화살을 오로지 제작사와 걸그룹에게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그들에겐 그것이 하나의 마케팅이자 생존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섹시경쟁은 비단 걸그룹만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와 가인의 'Fxxk U'에서 볼 수 있듯 ‘19금’ 마케팅은 가요계 전반에서 성행하고 있으며,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면 드라마와 예능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이런 흐름이 감지된다. 바야흐로 TV는 지금 ‘19금 전성시대’다.

 

 

 

 

종편과 케이블의 약진, ‘19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마녀사냥>은 TV 속 ‘19금’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종편과 케이블은 지상파에서 거세된 성(性)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다 더 노골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때로는 tvN <SNL 코리아>처럼 코미디의 옷을 입기도 하고, <마녀사냥>처럼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지상파에서 방영됐다면 난리가 났을 법한 소재가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 된 것이다.

 

 

 

 

솔직함을 무기로 내세운 케이블의 성(性)담론은 케이블 채널 트렌디의 <오늘 밤 어때?>와tvN <김지윤의 달콤한 19>처럼 보다 더 높은 수위를 지양하기도 하고, <로맨스가 필요해 >와 같은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과감한 대사와 농도 높은 스킨십을 선보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케이블과 종편의 ‘차별화 전략’으로 시작된 19금 콘텐츠를 이제는 지상파가 따라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KBS 2TV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가 마련한 ‘19금 고민상담’ 특집은 ‘19금’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안녕하세요>의 ‘19금 특집’이 공감은커녕 민망함만 남기고 말았던 것처럼, 지상파에게 있어 ‘19금’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지상파 각 방송사가 음악 방송을 앞세워 걸그룹의 섹시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바로 케이블과 종편에게 밀린 이 ‘19금 전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답답한 현실 속 ‘센’ 콘텐츠가 주목 받는다?

 

“불황 일수록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통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중문화 콘텐츠는 현실의 답답함과 비례하여 점점 더 초감감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일례로,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많은 낙관론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사회 역시 양극단으로 치달으면서 TV속 콘텐츠 역시 ‘막장’이라 불리는 비상식적이고 엽기적인 소재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야왕>의 주다해(수애 분), <구가의 서> 조관웅(이성재 분),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민준국(정웅인 분)처럼 유독 독하고 악한 캐릭터가 인기를 얻은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현실에 지친 대중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결국 ‘센’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미고, 그 연장선상에서 ‘19금’ 콘텐츠의 수위 또한 점점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2014>는 “현실이 괴로울 때 사람들은 술에 기대곤 한다. 뭔가 독한 것으로 현실이란 필름을 끊어 버린다”며, “‘클라라’로 대표되는 지난해 ‘19금 문화’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석했다. 일리 있는 분석이다.

 

때문에 올해 역시 TV 속 ‘19금’ 전략은 꽤나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케이블과 종편의 역습에 지상파가 대응할 카드는 마땅치 않으며,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관찰 예능 역시 새로운 소재 찾기에 돌입할 때가 왔다. 무엇보다 여전히 현실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중은 보다 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콘텐츠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걸그룹의 치마는 더욱 짧아질 테고, 안무는 보다 선정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드라마 속 대사와 예능 속 이야기들 또한 스스럼없이 성(性)을 논하거나 점점 더 노골적으로 현실의 치부를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즐기는 대중의 자세다. 제아무리 자극적인 ‘19금’ 콘텐츠가 범람하더라도, 현실을 잊기 위한 ‘도피’가 아닌 우리의 민낯을 반추하는 ‘거울’로써 그것을 향유할 줄 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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