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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 시청률 꼴찌가 던지는 의미있는 질문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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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6%→8.9%→9.2→8.1→8.3→8.7→8.6→8.5→8.8→9.2%

 

지금까지 총 11회가 방영되는 동안 <드라마의 제왕>은 최고시청률 기준 10%를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드라마 흥행불패의 신화를 써온 ‘명민좌’ 김명민이 주연으로 나서고, 충무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손꼽히는 장항준 감독이 작가로 나섰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분명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없는데요. 그런데도 재밌는 것은 이 드라마가 ‘드라마 제작 현장’의 이야기를 소재로 스토리를 전개시켜나가면서 때때로 ‘시청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입니다.

 

3사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는 드라마가 시청률을 이야기한다? 아이러니에 가까운 이 역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0일 방영분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날 <드라마의 제왕>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앤서니 김의 ‘경성의 아침’이 드디어 첫 방송을 타는 내용이 전파를 탔습니다. 지난주 방영되었던 표절논란은 이고은 작가가 ‘운명의 연인’ 작가보다 먼저 집필을 시작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일단락되었는데요.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재판 결과 ‘표절이 아니다’는 결론이 나면서 ‘경성의 아침’은 드디어 베일을 벗고 방영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바로 ‘시청률’이 그것입니다. 드라마에 있어 시청률은 얼마만큼의 광고가 들어오냐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사실상 제작사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이냐와는 별개로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가 얼마만큼의 시청률을 찍었냐에 따라 CF 및 행사섭외가 들어오는 만큼 0.1%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드라마의 제왕>은 ‘경성의 아침’ 첫 방송 시청률을 두고 이런 상황을 아주 리얼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날 앤서니는 첫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고은을 불러 “네가 쓴 대본과 실시간 시청률을 비교해 잘 봐둬. 시청자들이 어느 대본의 어느 부분에 열광하는지 봐 둬야 해”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성의 아침'은 7.1%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고, 30분이 지났지만 6.8%에 머무르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경성의 아침’을 통해 화려한 재기를 꿈꾸던 앤서니는 시청률 하나에 절망했고, 급기야 “우린 진 거야. 아주 처참하게…”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난 뒤 걸려온 전화 한 통화에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경성의 아침’은 후반에 치고 올라서기 시작했고, 평균 시청률 15.7%를 기록,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앤서니와 이고은은 물론이고, 촬영 스텝들도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경성의 아침’ 주연 배우라 할 수 있는 강현민과 성민아 조차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하고 시청률 1위에 대만족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브라운관 속에서 환호성을 지르던 이들도 결국 <드라마의 제왕>을 연기하는 한명의 배우인데, 현실에서 <드라마의 제왕>은 ‘경성의 아침’과는 달리 시청률 1위가 아닌 꼴찌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앤서니 김과 이고은, 강현민과 성민아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김명민과 정려원, 최시원과 오지은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꽤나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방송 30분까지 6.8%를 기록하던 ‘경성의 아침’이 방송 말미 15.7%를 기록했다는 부분에서는 이 <드라마의 제왕>이라는 ‘꼴찌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뻔하고 뻔한 통속극이나 흔한 멜로 드라마 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시청률을 기준으로 본다면 잘 만들어진 장르드라마 보다는 통속극이나 멜로 드라마가 훨씬 더 성공 가능성이 높으며, 탑스타라 불리우는 인기 배우들 역시 멜로극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면 그 실험정신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시청률이 안나오면 대중적이지 못하는 이유로 쉽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곤 합니다. 이날 ‘경성의 아침’이 30분까지 시청률 6.8%를 기록했지만 결국 15.7%를 찍었다는 것은 이제 막 중간을 넘어선 <드라마의 제왕> 역시 아직 역전의 기회가 남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시청률만으로 드라마의 실패를 논하기에는 이미 시청방법이 다변화 되었습니다. 다운로드나 VOD 서비스, 스마트폰을 통한 시청 등은 고려되지 않고, 오로지 일부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청률이 과연 수많은 배우와 스텝들이 고생하여 만든 한편의 드라마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잣대가 될 수 있을까요?

 

‘경성의 아침’ 시청률 관련 방송은 비록 코믹적인 상황이 가미된 가벼운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았지만, 어쩌면 <드라마의 제왕>이 진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와 질문은 바로 이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드라마의 제왕>은 비록 시청률은 꼴찌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적어도 이 드라마가 그려내는 ‘현실’만큼은 어떤 드라마 못지않게 ‘드라마틱’ 하니깐요. 종영 시점에는 ‘경성의 아침’처럼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또 어떻습니까. 이미 <드라마의 제왕>은 충분히 재미있는데 말이죠.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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