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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청조-여울, 뒤바뀐 두 여자의 운명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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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불어오는 바람을 또 어찌 막을 수 있겠소.”

 

강치를 향해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치 마음속에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로, 연정의 물, 그리고 연모의 바람이었다.

 

20일 방영된 MBC <구가의 서> 13회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우선, 돌아온 구월령이 예전과 달리 사악한 기운을 뽐내며 ‘다크 월령’으로 등장한 것도 놀라웠고, 강치와 월령의 만남이 짧게 스쳐 지나간 것 또한 앞으로 이 신수 부자에게 닥칠 비극적(?) 운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충분했다. 이날 강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던 월령은 곧장 소정법사를 찾아가 강치의 존재에 대해 물었고, 그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과연 “모든 걸 소멸하러 왔다”는 월령의 계획에 있어 강치가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월령의 재등장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점은 태서가 조관웅의 수하로 들어가게 될 거라는 계획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죽은 박무솔이 국화 문양을 사용하는 사군자 중 한명으로 밝혀졌는데, 조관웅에 맞서는 담평준 일행은 태서가 박무솔의 뜻을 이어받아 자신들의 작전에 합류해줄 것을 권했다. 그 작전은 바로 태서가 조관웅의 수하로 들어가서 스파이 노릇을 하는 것이었다. 지난 회 강치의 진심어린 눈물 덕에 암시에서 벗어난 태서는 담평준의 작전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덤덤히 받아 들였다. 스스로가 운명의 짐을 짊어지고 백년객관을 되찾는데 자신의 목숨을 걸기로 한 것이다.

 

이런 태서의 변화는 곧 강치에게 있어 새로운 운명의 시작을 알렸다. 여전히 청조와 태서를 위해 백년객관을 되찾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 여긴 강치에게 태서는 이제 그만 청조와 자신에게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찾아 떠나라고 당부했다. 청조와 태서 자신에게 운명이 있듯, 강치에게도 강치만의 삶이 있고 운명이 있으니, 이제 그만 자신들에게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청조-여울, 두 여자의 운명...강치에 대한 '믿음'이 갈랐다

 

그렇다면 청조와 태서를 벗어난 강치에게 있어 새로운 운명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강치 옆에서 늘 강치를 믿어주고 걱정하며 그의 편이 되어주는 여울이었다.

 

이날 <구가의 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강치를 둘러싼 두 명의 여인, 청조와 여울의 달라진 운명이었다.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청조와 강치는 이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였고, 반대로 여울의 짝사랑으로 시작된 여울과 강치의 사이는 이제 또 다른 운명의 시작을 알리는 관계로 발전했다. 강치와 여울은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 물과 바람이 되어,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운명으로 맺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건 청조와 여울의 뒤바뀐 운명이 다름 아닌 그녀들의 ‘선택’에 따라 나타난 결과라는 것인데, 그 ‘선택’은 다름 아닌 강치에 대한 믿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반인반수인 강치의 본 모습을 보고도, 강치를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받아줬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녀들의 운명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청조는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강치의 변해버린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고, 급기야 강치에게 “괴물”이라고 소리쳤다. 반면, 여울은 감정을 잃고 폭주한 강치의 손을 꼭 잡은 채 끝까지 그를 믿어줬다. 덕분에 강치는 폭주를 멈추고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강치를 버린 청조는 결국 춘화관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뒤 기생의 삶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날 기생부에 이름을 올리며 정식 기생이 된 청조는 등축제 꽃기생이 돼 백년객관을 다시 찾아왔는데, 그녀는 끝까지 강치를 외면하며 독기어린 모습을 보였다.

 

 

 

 

청조가 기생으로 변했다면, 그동안 남장을 고수해온 여울은 이날 처음으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름 아닌 강치에게 함께 등축제에 놀러가자며 약속을 정하고선 처음으로 꽃치마를 입고 등장한 것이다. 이는 청조가 기생이 되면서 완전히 강치를 떠난 것과 반대되는 설정으로, 앞으로 여울은 강치의 연인이 되어 살아가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복선과도 같았다.

 

여울의 색다른 모습에 강치 또한 넋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는데, 앞으로 <구가의 서> 멜로 라인은 이제 청조-강치가 아닌 여울-강치 쪽으로 무게추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청조가 더 연민을 자아내며 여성스러움을 뽐냈다면, 이제부터는 여울이 더 청순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조와 여울, 두 여인의 외적인 변화 속에는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다크 월령’으로 돌아온 구월령이 자신에게 칼을 휘두른 담평준과 담평준의 딸인 여울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게다가 서화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월령은 강치가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치와 여울의 관계를 그냥 두고 보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강치마저도 제 정신으로 돌아오게 만든 여울의 믿음과 사랑은 분명 두 사람의 운명을 끝까지 지켜내는 힘이 될 것이다.

 

‘다크 월령’이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과연 강치와 여울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두 사람의 사랑은 흐르는 물이 되어,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이 되어 순리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다음회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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