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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10회: 죽음을 각오한 오수 vs 살고 싶어 하는 오영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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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이 경구를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에 대입시키면, 드라마 속 오영(송혜교 분)의 마음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녀는 어렸을 적 그녀를 덮친 뇌종양이 재발했음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자신이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왕비서(배종옥 분)의 도움을 받으서면도 마음을 열지 않고,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곁에 두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오영이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그것은 곧 “살기 싫다”는 다짐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녀의 삶은 시한부 인생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가졌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가짜 오빠 오수(조인성 분)라는 존재 때문이다. 함께 있으면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나누면 행복한 사람. 영이에게 수는 어릴 적 추억 속의 오빠인 동시에 이기적이고 차가운 자신을 변화시킨 존재다.

 

 

 

“네가 오고부터 난 매일 네가 그립다. 그럼 뭐해. 난 볼 수도 없는데…. 나도 죽는 게 무섭다. 왜 날 이렇게 자꾸 약하게 만들어 넌. 왜 날 자꾸 살고 싶게 만들어 넌.”

 

죽는 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자신은 이미 죽음을 각오했다는 듯이, 늘 쿨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해 온 영이가 처음으로 죽음이 두렵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그녀는 살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삶을 포기한 그녀가 다시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바로 오수였다.

 

이날 오수는 오영이 기어코 결혼하겠다며 삶을 포기한 듯한 태도를 보이자 “내가 너보다 나은 게 하나 있다. 바로 난 어떤 순간에도 살고 싶어 한다는 거다”라며,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 영이를 질책했다. 수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영이가 살고 싶어 하는 의지를 갖게 만드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진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영이가 아닌 수일지도 모른다. 현재 영이는 뇌종양 수술을 하고 수차례의 항암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완치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아 있는 시간만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일지도 모른다. 반면 수는 78억을 갚지 않으면 조무철(김태우 분)의 칼에 찔려 죽어야 하지만, 언제라도 마음먹고 도망친다면 생명을 부지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가 도망치지 않는 이유는, 아니 도망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영이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그의 어리석음은 끝내 위험한 사랑놀이를 동반했고, 그 결과 그는 이제 진심으로 영이를 사랑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모두 영이를 위해 쓰고자 한다. 오수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다.

 

살고 싶어 하는 남자 오수는 죽음을 각오하고, 죽고 싶어 하는 여자 오영은 다시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운명은 뒤바뀐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과연, 영이는 살 수 있을까? 오수는 정말 죽게 되는 것일까?

 

멜로가 전부인 줄 알았던 드라마가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 줬다.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살기 싫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다”

 

그 어떤 절망 앞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살고자 하는 의지다. 겨울이 지나고 나면 봄바람이 불기 마련. 오영과 오수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부디 두 사람에게 따뜻한 바람을 불러일으켜주길 기대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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