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이승기 배낭여행2 출연, 나PD의 예능 페르소나가 될 것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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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우가 한 감독이나 작가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출연하는 경우, 대중은 그 배우를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가령, 송강호를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꼽고, 배종옥을 노희경 작가의 페르소나라 칭하는 것처럼 말이다.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이선균,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꼽히는 조재현 등 이들은 모두 감독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며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라는 뜻을 가진 페르소나는 주로 작가주의 성향이 짙은 감독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메시지를 녹여내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과 호흡이 잘 맞고 또 작품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연기를 펼치는 배우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대중 역시 어떤 감독 영화에 어떤 배우가 출연했는가를 영화 선택 제1의 기준으로 삼곤 한다.

 

재미있는 건, 영화계에 존재하던 페르소나가 이제는 예능계에서도 통용되는 시대가 왔다는 점이다. 과거 유명 MC나 스타를 내세워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이제는 다양한 기획과 콘셉트, 그리고 창작 능력을 중시하면서, 이른바 PD와 제작진이 프로그램 전면에 나서는 작가주의 예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세 예능이라 평가받는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꽃보다 할배> 등에서 볼 수 있듯, 유명 MC는 더 이상 예능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필요조건이 아니다. <진짜 사나이>의 박형식,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 처럼 오히려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더 주목받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녹아 있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멤버 섭외, 그리고 프로그램의 기획과 촬영, 편집 등 제작 전반에 관여하는 프로듀서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주의 예능이 대두된다는 것은 결국 영화와 마찬가지로 감독(PD)의 의중을 잘 파악하여 그 안에서 주체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연기자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꽃보다 할배> 이후 선보이게 될 tvN 나영석 PD의 배낭여행2에 이승기가 합류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승기야 말로 나영석 PD의 예능 페르소나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KBS <1박2일>과 SBS <강심장> 이후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승기가 차기 예능작으로 케이블을 선택한 것은 조금 의외라 할만하다. 하지만 다른 감독의 작품이 아닌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두 사람은 과거 <1박2일> 전성기 시절을 함께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을 만큼 환상 호흡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배낭여행2의 콘셉트는 <꽃보다 할배>의 여성버전이라는 점에서 KBS <마마도>와 비교될 만한데, 어떤 여배우가 출연하는 지 보다 나PD와 이승기의 만남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만 보더라도 두 사람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엄밀히 이야기해서 페르소나란 꼭두각시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감독이 주문하는 것만 소화해내서는 곤란하다. 때로는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어야 하며, 감독이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페르소나의 사전적인 의미가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인 까닭도 그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 안에서 감독의 기획의도를 잘 살리는 것은 연기자가 응당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나PD와 이승기의 만남은 예능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을까? <꽃보다 할배>에 이어 나영석 PD가 이승기와 함께하는 배낭여행2마저 성공시킨다면, 이승기는 분명 나PD의 예능 페르소나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또 다른 PD들은 자신의 예능 페르소나를 찾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는 10월~11월 사이 방영 예정인 배낭여행2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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