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나가수 변화'에 해당되는 글 1건

  1. <나가수>시즌2, 생방송으로 제작해야하는 이유

<나가수>시즌2, 생방송으로 제작해야하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포르노라는게 원래 노출 수위를 계속 높여야 한다"

 

지난 2011년 10월 진중권 교수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비판하며 언급한 말이다. <나꼼수>에 대한 진중권 교수의 비판은 가치판단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위 문장만을 보면 진 교수의 말이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사람은 어떤 자극을 통해 쾌락(즐거움)을 맛보고 나면, 더욱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처음에 느꼈던 자극과 같은 종류의 자극이 그것도 같은 양으로 계속된다면 더 이상 그 자극은 즐거움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법이다. 처음 자극은 '최소 기준'인 셈이다.

 

그러므로 현재 잠정 중단을 선언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둘러싼 논란과 위기는 캐스팅과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 모든 부분에서 '최소 자극'을 넘지 못해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며, 시즌2의 방향성 또한 이 연장선상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감동도 재미도 없는 <나가수>, 왜 변했을까?


 

'신드롬'이라 평가받았던 초창기 <나가수>를 떠올려보자.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 등. 흔하디흔한 가요프로그램에서 쉬이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의 면면은 그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안겼다. 임재범, 인순이 등 섭외 소식만으로도 화제가 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대게 시청자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브라운관을 통해 '진짜 가수'와 조우한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한껏 높아졌다.



 


하지만 높아진 시청자의 눈과 귀와 달리 제작진의 캐스팅과 프로그램 운영 방식은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이었다. 굳이 '급'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가수가 무대에 오르기 전 느낄 수 있었던 기대감이 사라졌다. <나가수> 출연과 관련된 가수들의 섭외 보도 역시 넘쳐났지만 뒤따르는 비난 여론으로 화제가 된 경우가 도리어 더 많았다. 

 

조용필 특집, 산울림 특집 등 자극의 강도가 높아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오히려 출연 가수 중 몇몇은 이들의 노래에 대한 지나친 해석으로 시청자와의 교감에 실패했다. 

 

오로지 노래만으로 가수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표현해냈던 '나는 가수다'가 '나도 가수다'로 바뀐 순간 <나가수>의 재미와 감동은 사라졌고, 동시에 시청자는 등을 돌렸다. 이를 몰랐던 건 어리석은 제작진뿐이었다. 알았다 하더라도, 지속되는 캐스팅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능력에 대한 비판은 피해 갈 길이 없어 보인다. 

 

좋은 음악은 없고, 좋은 순위만 남은 <나가수>


 

그리고 또 하나. 어느 순간 출연 가수들의 고민은 '좋은 음악'이 아닌 '좋은 순위'로 향했다. 명예졸업제도가 만들어진 직후부터 생겨난 변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청중평가단이라는 <나가수>의 탈락시스템이 존재한다.




 

<나가수>가 방영되고 난 후, 특히 탈락자가 정해지는 2차 경연이 끝나고 나면 누리꾼들 사이에서 꼭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청중평가단의 '막귀'.

 

순위논란은 <나가수>의 1년 역사와 궤를 같이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논란의 강도가 심해지고, 심지어 '순위조작'이라는 의혹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나가수>는 초창기 영광을 뒤로한 채, 방송 말미 상처만 안고 쓸쓸히 퇴장한 꼴이 돼버렸다.

 

물론 공연이라는 것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고, 방송을 통해 나타나는 무대와 음악은 음향 시스템의 한계 등과 맞물리면서 어느 정도 왜곡이 발생할 소지는 다분하다.

 

하지만 청중평가단의 손에 온전히 가수들의 생사가 쥐여 있는 시스템은 결국 시청자보다는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무대 연출로 이어졌다. 청중평가단에 어필하기 위해 자극적인 퍼포먼스를 꾸미고, 고음을 내지르는 식의 창법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음악에서 출발한 <나가수>는 어느새 좋은 순위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가수> 시즌2, 생방송으로 승부를 걸어라




그렇다면 <나가수> 시즌2의 해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초심을 찾는 것에 실마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최근 이승철의 <나가수> 시즌2 출연 소식이 화제가 되었다가 다시 고사했다는 뉴스가 큰 관심을 끌었듯 시청자는 노래로서 가슴을 적시고, 때로는 달래줄 그런 가수를 원한다.


 





다만 경연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아마도 김영희 PD가 복귀한다면 형식적인 틀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최고 가수들의 대결이라는 콘셉트는 바로 김영희 PD의 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하나다. 시청자와 청중평가단의 괴리를 줄이면서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이건 바로 가수들의 탈락 여부를 누구에게 주느냐의 문제와도 맞닿아있다.

 

<나가수>를 보는 시청자 모두가 공연의 평가에 참여하고 탈락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 바로 생방송이다.

 

출연 가수들에게는 더없는 부담이 되겠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생방송만큼 <나가수> 시즌2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안은 없을 것이다. 실시간 문자투표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고, 문자투표는 유료로 진행해 수익금을 해당 가수에게 일정 부분 환원한다면 음원 수익에 대한 불공정 배분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탈락자에 대한 스포일러도 막을 수 있고, 생방송이 주는 크고 작은 묘미도 즐길 수 있다.








생방송을 준비하는 제작진의 스트레스와 참여 가수들의 긴장감은 시즌1보다 2배, 3배 이상이겠지만 그 정도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판단을 내릴 때야 비로소 시청자의 떠난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끝으로 사족을 하나 달자면, 최근 민주통합당의 공천 과정에서 <나가수> 제작진이 한 가지 배웠으면 하는 게 하나 있다. 대중의 떠난 마음을 되돌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바로 바뀐다고 해놓고 바뀌지 않았을 때 시청자가 느끼는 실망감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가수>의 혁신을 기대한다.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시면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제 글을 구독하시면 새 글을 편안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