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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꿈꾸기 힘든 세상, 3명의 노처녀를 만나다

대중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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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랑과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삼포세대는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집값 상승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힘들어하는 우리 시대 청년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랑을, 생존을 위해 포기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비극적입니다.

 


15일 밤 문화방송에서 방영한 ‘MBC 스페셜-노쳐녀가(老處女歌)’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문제, 도시 노처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연애 블로그>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골드미스’의 연애 실태 정도 되는 가벼운 이야기라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그들 역시 삶을 위해 사랑과 결혼을 미뤄야만 했던 우리 시대 또 다른 ‘삼포세대’라는 시각으로 보게 되니, 왠지 가슴 한켠이 무거워졌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 여자 중 미혼여성은 2000년 32만 명에서 2010년 65만 명으로 10년 새 2배나 급증했습니다. 그야말로 노처녀 대국이 돼버린 것이죠.

 


하지만, 30대 미혼 여성들 중 절반 이상은 결혼을 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결혼 안 하는(혹은 못하는) 여성들은 왜 늘어나고만 있는 걸까요? ‘노쳐녀가(老處女歌)’에 등장하는 3명의 여성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봤습니다.

 


방송에는 총 3명의 여성이 등장하였습니다.

 

보습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33살의 박정민 씨.

홍보회사 팀장으로 근무하는 36살의 ‘골드미스’ 김지아 씨.

그리고 가야금 레슨을 하며 살아가는 38살의 곽명화 씨.







박정민 씨는 보증금 2천 만원에 월 40만원의 원룸에서 혼자 살아가는데요. 친구들의 결혼식장에서 주로 축가를 불러 친구들 사이에서 ‘웨딩싱’으로 통합니다. 자신있게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낮은 연봉과 비정규직이라는 사실 때문에 전세보증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약간 절망하는 모습마저 보입니다.

 


그녀는 ‘노처녀’라는 사회적 편견에 대해 불쾌감을 보였는데요. 자신은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인데, 결혼을 안했다는 이유만으로 ‘노처녀’라는 딱지를 붙이고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김지아 씨는 고학력 고연봉이라는 뛰어는 ‘스펙’때문인지 몰라도 삶에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회사 동료들과의 대화에서도 여유가 넘쳐났으며, 일에 있어서는 프로패셜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남자를 만나기 위해 한껏 멋을 내고 ‘싱글 파티’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마음을 준 남자로부터 거절을 당한 뒤에는 급격히 ‘우울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충실한면 그 외적인 것은 다 따라 올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성공을 위해 포기한 사생활에 미련이 많아보였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매사 당당한 골드미스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셋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곽명화 씨는 자신이 꿈꾸는 남자를 만나지 못해 결혼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남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40대, 50대가 되어서도 혼자 살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그녀의 현실 인식은 정확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남자의 외모와 키를 보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학벌과 연봉 그리고 경제력 등 조건이 늘어난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조건을 다 갖춘 남자는 결국 어린 여자를 찾아 떠난다는 것 까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이상형을 포기할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맞선 프로그램도 나가보지만,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기는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안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딱 잘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세 명의 여성은 현재 혼자입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오늘도 사랑을 꿈꿉니다. 결혼의 전제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어느새 결혼이라는 것이 우리사회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로 자리잡았다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결혼을 했느냐가 아니라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이죠.

 


3명의 여성은 모두 일과 나이,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사랑에 좌절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당장 사랑을 시작하고 싶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에는 사랑을 가로막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그래서 방송은 반값 등록금 집회에 나와있는 대학생들이 경찰에 쫓겨 도망다니는 모습을 엔딩에 담아냅니다. 그 초점은 바로 여학생들입니다. 등록금과 취업난 그리고 이어지는 전세난, 남성의 65%에 불과한 저임금, 빈약한 복지정책…. 세상은 점점 사랑하기 힘들고, 노처녀 숫자는 늘어갈 수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참고로, 'MBC 스페셜-노처녀가‘는 모큐멘터리 기법으로 제작되었음을 밝힙니다. 모큐멘터리는 mock와 documentary를 합쳐서 만든 단어로, 내밀하고 사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기 힘들 때 타인의 몸을 빌어서 그 실제 상황에 투입함으로써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식 등으로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노쳐녀가로 등장하는 세 사람의 실제 직업은 연극배우이지만, 이들은 모두 실명과 실제 나이를 사용했고, 모두 미혼입니다. 그 안에서 다뤄지는 이야기 역시 실제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전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랑 없는 사회는 지옥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사회가 지금 지옥인지 모르겠습니다. 점점 사랑이 없어지는 사회. 노처녀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사랑이 실종되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네요.

 


노처녀는 결혼을 안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못하는 것일까요? 정확한 답을 내릴 순 없지만, 점점 더 사랑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는 것만은 확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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