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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 공양탑 재정비, <무도>가 일으킨 작은 기적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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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 공양탑 재정비, <무도>가 일으킨 작은 기적

 

세상을 웃기는 예능은 많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예능은 드물다.

 

‘국민예능’이란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MBC <무한도전>이 10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세상을 웃길 뿐만 아니라, 때로는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연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이 조명했던 일본 다카시마 섬의 조선인 강제 징용 노동자 공양탑이 재정비됐다. 평소 한국 홍보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온 서경덕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비된 다카시마 공양탑 사진을 게재했다.

 

 

 

 

<무한도전>에서 하하와 서교수가 찾아갈 때만 하더라도 길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조차 없었고, 수풀만 우거져 있었으나, 이제는 공양탑에 가는 길이 편하게 재정비됐다. 누구나 쉽게 공양탑을 찾아가 일제 시대 강제 징용을 통해 끌려간 선조들의 넋을 위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경덕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드디어 지난 주말 일본 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 재정비를 완료했습니다! 무한도전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에게 너무나 많은 연락을 받았으며 그 중 대부분이 공양탑을 방문하고 싶다는 내용이라 길 정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습니다”라고 공양탑 재정비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어 서교수는 “방송에서 나왔던 것처럼 공양탑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허리를 90도로 꺽고 지나가야만 하는 좁은 길로만 되어 있어서, 주변 벌초작업을 한다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들어 힘 좋은 청년 5명을 데리고 이틀 동안 50여 미터를 정비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무한도전> 방송 이후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서경덕 교수에게 힘을 실어주었기에 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이 재정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교수에 따르면, 이번 다카시마 공양탑 재정비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누리꾼들이 모금하여 준 후원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국민들이 모은 1800여만의 후원금을 가지고 항공료와 재정비에 들어간 제반 비용 모두를 충당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쓴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많은 비용이 남아있다고 한다. 서교수는 남은 비용을 공양탑 안내판 설치 및 우토로 마을의 역사관 건립비용에 전액 기부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공양탑 주변 안내판까지 함께 설치하려고 했으나 안내판 내용에 '강제동원'의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나가사키시에서 허가를 계속 미루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안내판 설치 여부는 불투명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세상을 바꾼 것이 아닐까?

 

 

 

<무한도전>이 방영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카시마 섬과 우토르 마을, 그리고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우리 선조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저 역사 책에서 한줄 읽고 넘어가는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이제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추진되면서 ‘한 줄의 진실’조차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다카시마 공양탑을 방문할 것이란 계획을 세우고, 돈을 모아 재정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프로그램에 그 팬이다. 지금껏 걸어온 10년보다 앞으로 걸어갈 10년이 더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 세상을 웃기는 예능은 많지만, 세상을 바꾸는 예능은 드물기에. 앞으로도 <무한도전>이 오래오래 국민예능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앞장서서 다카시마 공양탑 재정비에 발벗고 나서준 서경덕 교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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