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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들’ 걸그룹 섹시코드 책임 공방이 아쉬웠던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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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 기억해주지 않는다” (레인보우 지숙)

“작은 기획사는 한 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스텔라 가영)

 

그러니까, 걸그룹의 섹시코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대중들에게 기억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다.

 

지난 1일 방영된 KBS 2TV <대변일들>은 최근 섹시 콘셉트로 주목을 받은 걸그룹 멤버를 직접 초청하여 그녀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레인보우 지숙, 달샤벳 가영, 스텔라 가영은 1부 코너인 ‘적과의 대화'에 출연하여 본인들이 직접 겪은 걸그룹의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레인보우의 지숙은 “섹시 콘셉트가 아니었던 활동이 기억되지 않는 것은 자극적이지 않아서”라며, “대중은 순수한 콘셉트, 노래로 승부하기를 기대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섹시함’이라고 밝혔다. 노출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주목을 받는 정도가 달라지는 게 현실인 만큼 충분히 공감되는 고백이었다.

 

스텔라 가영의 의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대형 기획사에 있는 분들은 천천히 계속 음반을 낼 수 있지만 우리처럼 작은 기획사는 힘이 세거나 돈이 많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한번 낼 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라며, 섹시 콘셉트를 고집하는 이유에는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고 알렸다.

 

아마도 이날 방송의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걸그룹의 섹시 코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과열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발적인 선택’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일로 정의내리면, 어떤 해결책도 모색할 수 없다. ‘도를 넘었다’는 문제를 제기했으면, 그 책임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분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송은 ‘강요로 인한 것이 아니라 본인 선택이라면 문제가 없다’거나 ‘걸그룹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줘야 한다’와 같은 진부한 결론으로 끝을 맺었다.

 

특히, 걸그룹의 노출 경쟁을 부채질하는 언론의 선정적 보도 행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뮤직비디오 속 자극적인 부분만을 기사로 내보낸다”는 가영의 발언 이외에, ‘대변인’을 자처한 MC들의 경우엔 그 누구도 언론의 책임을 지적하지 못했다.

 

대중이 자극적인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때문에 이날 방송에서 걸그룹 멤버들이 고백한 이야기는 분명 귀담아 들을 부분임에 틀림없다다. 하지만, 걸그룹의 노래와 퍼포먼스, 혹은 그들의 성장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얼마나 짧은 치마를 입었는지에만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펜을 놀리는 언론 역시 걸그룹의 섹시 코드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만약, 언론에서 ‘노출’이 아닌 ‘음악’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를 하고, 섹시 콘셉트가 아닌 차별화된 이미지를 내세운 걸그룹을 집중 조명한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섹시 경쟁이 난무할까? 선정적 보도를 일삼는 언론이 문제냐, 혹은 그런 언론을 통해 걸그룹의 섹시한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중이 문제냐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변인’을 자처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수박 겉핥기가 아닌 보다 밀도 있는 이야기를 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것이다.

 

섹시한 무대에 열광을 보낸 것만이 대중의 모습은 아니다.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매해 ‘벚꽃 엔딩’을 찾아듣고, <불후의 명곡>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는 것도 대중이다. 대중은 생각보다 훨씬 현명하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대중의 ‘눈’이 아닌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음반 제작들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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