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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화신> 종영, 마지막 회가 남긴 우리 시대 슬픈 자화상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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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 그리고 인과응보.

 

21일 종영한 SBS 주말 드라마 <돈의 화신>의 주제 의식은 명확했다. 돈과 권력에 대한 집착 때문에 결국은 파멸에 이르게 된 지세광(박상민 분)을 통해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까발렸고,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가 아닌 죗값을 받게 하려는 이차돈(강지환 분)을 통해서는 우리 사회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드라마는 끝내 복수 대신 용서를 선택했고, 죄를 지든 모든 이가 그에 합당한 죗값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한 걸음 뒤에서 이 드라마의 마지막 회를 살펴보면,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을 입에 담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차돈의 속 시원한 복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긴 했지만, 돈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종국에는 그 돈으로 얻은 자리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사수하기 위해 또 다시 죄를 저질러야만 하는 악순환의 굴레는 여전했기 때문이다. 추천만으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청록문학회는 건재했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결성된 정치인들과 언론 그리고 경제권력의 탄탄한 카르텔이 공고하게 남은 것은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지세광이 죽기 직전까지 믿었던 ‘돈의 힘’은 때로는 법의 장막이 되어서 제2의 지세광을 만들어 낼 테고, 지세광을 서울시장으로 뽑은 65%의 왜곡된 민심은 얼마든지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우리 사회 지도자로 뽑아 낼 것이다. 어디 그뿐일까.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현실 속 권재규(이기영 분)는 여전히 우리사회 공권력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반면, 이들에게 맞서 ‘정의’라는 두 글자를 지켜낼 현실 속 이차돈은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설령, 이차돈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가 가진 힘은 너무도 미약하다. 드라마 속 이차돈의 복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복화술(김수미 분)이 가진 경제력과 정재계를 아우르는 그녀의 파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복화술이 이차돈에게 등을 돌렸다면, 이차돈의 주장은 그저 ‘힘없는 정의’에 불과했을 것이고, 그는 무능한 검사에 그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의와 진실의 힘은 여전히 돈과 권력이 발휘하는 파워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심지어 <돈의 화신> 속에서 마지막 반전 카드가 되어 준 ‘진실을 말한다’와 같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조차 우리는 빼앗긴지 오래다. ‘정치권의 치부를 낱낱이 밝혀 줄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있던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지난 5년간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공영방송의 현실이 못내 씁쓸하게 다가온다.

 

다른 복수드라마에 비해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돈의 화신>은 매회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리면서 ‘웰메이드 복수극’으로 자리 잡았다. 퇴장하는 순간까지 긴장감 넘쳤던 이 드라마의 종영이 못내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아마도 ‘지세광은 있지만 이차돈은 없는’ 현실에서 살아가야 할 어떤 ‘피곤함’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찼던 이차돈의 삶은 행복을 찾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전직 대통령이 ‘황제 테니스’를 즐기는 2013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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