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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공무원 방송 살린 김구라의 독설 본능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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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동안 MC들이 공무원화 됐다. 드라마 커트 넘어가듯이 긴장감 없이 주어진 것만 하는 것 같다”

 

지난 6월 MBC <라디오스타>에 복귀한 김구라는 자신이 하하 이후 ‘라스’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프로그램이 너무 안전성만을 추구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근의 ‘라스’는 다른 방송에서는 던질 수 없는 과감한 질문, 방송 사고에 버금가는 위험천만한 토크 등 초창기 ‘라스’를 상징하던 치열함은 사라지고, 어느새 적당한 인기를 등에 없고 편하게 방송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심어줬다.

 

독설을 버리고 통찰과 진정성으로 무장했다는 김구라 복귀 이후에도 ‘라스’는 크게 달라지지 못했고, 오히려 제작진이 교체되면서 ‘라스’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안선영, 클라라, 이현도 등 최근 ‘라스’ 출연 이후 논란에 휩싸인 스타들만 보더라도 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분명 예전 같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게스트를 주도하지 못한 채 게스트에 끌려가는 방송. 새로운 도전과 화법을 통해 기존 토크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기 보다는 익숙한 패턴만이 반복되는 무난하고 지루한 방송. 공무원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라스’는 ‘공무원 방송’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하지만 영웅은 난세에 태어난다고 했던가. 긴장감 없이 드라마 커트 넘어 가듯이 넘어가던 ‘라스’가 달라졌다. 그 중심에는 역시나 ‘라스’의 정신적 지주, 김구라가 있었다.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정체된다는 느낌을 받자 자기도 모르게 내면 깊숙이 ‘봉인(?)’ 해 둔 독설 본능을 꺼내든 것이다. 그래서인지 21일 방영된 ‘패셔니스타’ 특집은 그간 ‘라스’에서 느낄 수 없었던 팽팽한 긴장감과 대본을 벗어난 의외성이 주는 웃음이 가득했다.

 

 

 

 

독설 본능을 탑재한 김구라의 첫 번째 타깃은 이날 게스트로 초대된 f(x) 설리였다. 김구라의 추천으로 섭외된 김경민이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자, MC들은 함께 출연한 f(x)의 크리스탈과 설리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고생이 많다는 의도에서였다.

 

이때 김구라는 뜬금없이 설리를 향해 “지난 번 ‘런닝맨’ 벌 받는다 생각하라”며, 설리의 중국어 욕설 논란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비록 더 이상의 이야기 진전은 없었지만, 출연 게스트의 작은 실수 하나마저도 꺼내어 들며 웃음거리로 삼던 예전의 라스를 보는 듯 했다.

 

 

 

 

김구라의 두 번째 타깃은 동료 MC인 규현이었다. “아이돌 중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멤버가 누구냐”는 MC들의 질문에 설리가 아이유를 2위로 꼽자, 김구라는 즉흥적으로 “아이유는 SM과 사이가 안좋지 않냐”고 규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거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은혁이 함께 찍은 사진이 유출된 사건을 끄집어 낸 것이다.

 

당황한 규현이 “SM과 안좋은 건 아니다"고 부인하자, 김구라는 재빨리 ”슈퍼주니어랑 안좋구나?“라고 덧붙여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김구라이기에 가능한 애드리브였으며, 시청자가 원하던 ‘라스’속 김구라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왔음을 느끼게 한 장면이었다.

 

 

 

 

진격의 독설 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감을 잡은 김구라는 규현이 여자 아이돌 외모 순위에서 윤아 다음으로 수지를 언급하자, 같은 소속사 윤아는 밑밥이며 수지를 좋아한다고 몰아세웠고, 규현이 “유명한 사람은 안좋아한다”라고 해명하자 곧바로 “그럼 연습생을 좋아하네”라며 규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규현은 SM 소속사 연습생인 슬기를 언급하기에 이르렀고, 대화를 나눈 적도 없는 슬기에게 영상편지를 띄우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김구라는 규현의 영상편지 코치에 나서며 슬기를 향해 “너무 유명해지지는 마”라는 멘트를 넣게 함으로써 이날 ‘라스’의 가장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김구라의 원맨쇼 덕분에 이날 ‘라스’는 확실히 전성기 때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김구라의 독설로 인해 만들어진 긴장감은 이 프로그램에 자리 잡기 시작한 안일함과 매너리즘을 떨쳐버렸으며, 김구라의 입에서 시작된 돌발성 발언 때문에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대본 플레이’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는 프로그램만이 장수하는 건 당연지사. 이날 김구라가 보여준 독설 본능을 계기로 ‘라디오 스타’가 ‘공무원 방송’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길 바라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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