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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X맨 특집, 시청자 환호 받는 진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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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방영된 런닝맨-X맨 특집은 그 자체로 한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와 같았습니다. 게스트로 초청된 문근영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며 프로그램에 활기를 넣어주었고, 기존 멤버들 역시 각 캐릭터에 부여된 임무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표현하며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만드는데 일조했지요.

 

그리고 이날 X맨으로 선정된 유재석은 끝내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임무를 완성하며 최종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가 X맨으로 밝혀지는 순간 나머지 멤버들은 ‘아차’하는 표정이었고, 이로써 런닝맨-X맨 특집은 높은 완결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X맨 특집이었던 만큼 멤버들이 서로 이름표를 떼는 최종미션은 없었지만, 시민들이 참여하는 단체 줄넘기를 시도하는 등 다른 어떤 특집보다 오히려 더 긴장감 넘치는 한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환호를 보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고요.

 

 

 

 

하지만 제가 이날 방영된 X맨 특집을 호평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200년대 중반, 그러니까 X맨이 한창 잘나가던 2006년~2007년 당시의 추억과 향수를 런닝맨이 잘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이어지는 2012년 대중문화의 큰 흐름은 바로 90년대 중후반 문화에 대한 복고입니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2012년 현재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이끌며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30대가 되었는데요. 경제적으로 안정을 갖춘 30대에게 더 늦기 전에 돌아볼 수 있는 추억과 향수를 안겨줬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필연적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건축학개론>과 <응답하라, 1997>로 통하는 바로 그 세대가 군대를 다녀오고 취업준비에 한창이었을 2000년 중반, 냉혹한 현실 앞에서 웃을 일 별로 없던 그 시기, 그나마 이들에게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저는 당시 X맨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주말의 끝을 알리는 것이 <개그콘서트>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일요일 저녁 방영되던 X맨을 보며 주말이 끝나가는 아쉬움을 달래곤 했는데요. 당대 유명한 연예인치고 X맨에 출연하지 않은 스타가 없을 정도로 X맨은 누구나 한번쯤 출연해보고 싶은 워너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유재석, 강호동, 박명수 등 지금은 한 자리에 불러 모으기도 힘든 TOP MC들이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지만, ‘당연하지’나 ‘댄스 신고식’같은 X맨을 대표하는 꼭지코너들은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김종국이 윤은혜의 귀를 감싸며 “당연하지”를 말하던 장면은 X맨 역사상 명장면 중에 명장면으로 손꼽힐 정도입니다.

 

 

 

그런데 런닝맨 제작진은 바로 그 X맨을 아주 완벽하게 재연해냈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런닝맨 제작진 중 대다수가 2006년 X맨을 제작하던 연출진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현재 런닝맨 연출을 맡고 있는 조효진 PD는 당시 X맨 조연출 출신이라고 합니다. 유재석, 김종국, 하하처럼 당시 X맨을 이끌던 주역들이 그대로 런닝맨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 런닝맨-X맨 특집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유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이번 런닝맨-X맨 특집은 시청자가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 런닝맨인지 X맨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는데요. 'X맨'의 대표 코너 '댄스 신고식'을 시작으로 휴대폰으로 누군가로부터 'X맨'임을 통보받는 장면은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습니다. 멤버들역시 과거 'X맨'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레이스를 즐겼는데요. 새록새록 그 때 당시 제가 겪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X맨 당시에는 MC를 보느라 한번도 X맨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던 유재석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X맨'으로 지목되어 미션을 수행해나갔는데요. 멤버들 몰래 손으로 'X'를 만드는가 하면 일부러 게임에서 지는 등 자연스럽고도 매우 교묘하게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결국 X맨 정체를 들키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별도의 미션을 성공시켜 최종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죠.

 

하하와 광수가 김종국을 상대로 윤은혜를 잊지 못한거 아니냐며 시도때도 없이 “당연하지”를 외치고, 멤버들이 서로 X맨 아니냐며 공방을 펼치는 모습 역시 그때 그 X맨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아주 완벽한 호흡이었는데요. 그 장면을 계기로 새삼 잊고 지냈던 20대 중반 시절이 떠올라 오랜만에 추억과 향수에 젖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기 프로그램을 방송 소재로 차용하여 재현하는 것은 방송가에서 흔한 일입니다. 웃음을 전달하는데 1차적인 목적이 있는 예능프로그램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요. 게다가 원작과의 비교에서 오는 재미와 추억이 있기에 실패할 확률도 적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모든 패러디와 재현이 항상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재 고갈이나 베끼기 같은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시청자의 감성에 다가갈 수 있느냐와 즐거운 추억을 선사해줄 것인가의 문제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날 런닝맨-X맨 특집은 쉬지 않고 웃음을 만들어 줬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조금은 힘들었던 20대 중반의 추억을 아프지 않게 꺼내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었던 방송이었습니다. 너무도 바쁜 일상에 치여 지내며 잊고 지냈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선물해준 런닝맨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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