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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현실보다 더 적나라했던 재벌 총수 풍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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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

 

18일 방영된 <메이퀸> 28회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이유는 바로 불법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에 대한 증거가 뚜렷한데도 불구하고 천지조선 장도현 회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구속영장만 기각이 아니라 재판으로 이어져도 장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데 있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정의감으로 무장한 윤정우 검사는 평소 장도현 회장의 악행을 낱낱이 밝혀내기 위해 그의 불법행위를 남몰래 추적해왔는데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일문이를 꾀어내 결국 장 회장이 유령회사를 세워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파일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윤정우 검사는 증거가 명백한 만큼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장도현 회장을 구속시키려 단단히 마음먹었는데요. 임의동행을 요청하여 장 회장을 검찰로 데리고 오는 데는 성공했으나, 끝내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바로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 수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이유였는데요. 무엇보다 장도현 회장을 구속할 경우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대목에서는 ‘빵’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하 직원으로부터 장도현 회장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유를 듣던 윤정우 검사가 “늘 하는 소리군”이라고 읊조리던 장면은 마치 우리 사회 현실을 드라마 속으로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재벌 총수나 경제인은 온갖 불법과 비리를 저질러도 법 집행의 사각지대에서 군림하는 ‘치외법권자’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불법증여, 탈세, 비자금 조성, 횡령과 같은 죄를 저질러도 재벌 총수나 경제인들을 구속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게 그 이유인데요. 바로 <메이퀸> 속 장도현 회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유와 꼭 닮았습니다.

 

 

 

 

물론, 그 죄에 대한 증거가 뚜렷하고 여론의 관심이 많아질 경우 재판에서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인데요. 이날 <메이퀸> 속 장도현 회장은 사재출현을 통해 공익재단을 만드는 것으로써 여론을 무마시키고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갔습니다. 알고 보니 평소 장 회장이 관계를 맺어온 정치계 고위급과 일종의 거래가 있었는데요.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조건으로 실형을 무마시켜 주기로 합의를 본 것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우리사회에서는 경제인이나 재벌 총수가 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 의문을 가졌던 시청자라면 아마도 이날 드라마를 보고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런 현실에 일침을 가한 이날 <메이퀸>은 그야말로 ‘용감한 스토리’를 선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도현 회장이 실형을 면하기 위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그가 정말로 회사 경영에서는 손을 떼고 공익재단을 위해 일하리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장 회장과 박창희는 일문을 천지조선 회장 자리에 앉힌 후, 장도현 회장이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손’이 돼 회사 경영에 관여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공익재단 설립 역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드라마가 아닌 현실을 통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날 <메이퀸>을 보면서 이 드라마가 정조준한 풍자의 대상이 단순한 재벌총수나 경제인에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는 세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며 비상식이 상식을 억누르는 부조리한 이 사회에 보대는 따끔한 일침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최근 막장이라는 비판에 시달리는 <메이퀸>이 오랜만에 참으로 괜찮은 에피소드를 선보인 것 같습니다.

 

‘권선징악’이라는 메시지를 위하여 장도현 회장의 몰락은 불가피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앞으로도 현실을 반영하는 통쾌한 전개를 기대하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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