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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극한알바의 위로가 특별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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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극한알바의 위로가 특별했던 이유

 

바야흐로 위로의 시대다. 안방은 지금 직장인을 소재로 한 예능과 드라마가 꽃을 피우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 속 코너 '렛잇비', tvN 드라마 <미생>, tvN 관찰예능 <오늘부터 출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버텨내는 이 시대 직장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면서 애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SBS <일요일이좋다-런닝맨> 역시 지난주 ‘회사원 최강레이스’ 특집을 통해 ‘위로 예능’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2주간 방영된 MBC <무한도전> ‘극한알바’ 특집 역시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멤버들이 고된 알바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되새기고,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장인(혹은노동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는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무한도전> ‘극한알바’는 그동안 예능과 드라마에서 다뤘던 ‘직장인’이라는 개념을 조금 더 넓게 해석함으로써 그 위로의 가치를 더욱 빛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화이트컬러 계층이나 혹은 20~30대 사회 초년생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을 조명함으로써 보다 더 다양한 시청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 것이다.

 

유재석과 차승원이 찾은 정선의 한 탄광 속 광부들은 산업화 시대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우리 아버지 세대를 떠올리게 한다. 보이지 않는 지하 깊숙한 곳, 그래서 시간이 더 더디게 가는 착각마저 일어나는 그곳에서 오늘도 우리 아버지들은 묵묵히 구슬땀을 흘린다. 시종일관 “감사하다. 정말 대단하다”며 존경의 뜻을 내비친 유재석과 차승원의 인사는 비단 광부만을 향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존경과 감사의 인사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기피하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내는 이 시대 모든 노동자를 향한 위로에 다름 없었다.

 

 

 

 

통영까지 내려가 10kg 굴까기에 나선 정형돈 역시 마찬가지다. 정형돈은 새벽까지 홀로 남아 굴을 다 까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굴 까기는 우리 어머니들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곳에서 굴을 까는 어머니들은 산처럼 쌓인 굴을 보면서 “우리 아들 학원비”, “우리 딸 수학여행비”라 생각한다고 한다. 자식이라는 동기부여가 없다면,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의미였다.

 

<미생> 속 계약직 장그래는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라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아마도 우리의 어머, 아버지들은 “나는 우리 아들(딸)의 희망(미래)이다.”라며 끊임없이 되뇌지 않았을까. 그래서 <무한도전>의 극한알바는 자식들을 위해 오늘도 힘든 몸을 이끌고 작업장으로 향하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향한 경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준하가 체험한 콜센터와 하하의 택배 상하차 작업도 일반적인 ‘직장인’의 개념을 넘어 보다 넓은 의미의 위로를 선사해줬다. 하루 수십통 이상의 전화를 통해 고객을 응대하는 콜센터 직원은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다. 게다가 콜센터는 여성 비율이 높은 직업군 중 하나다. 정준하의 체험을 통해 시청자는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만이 힘든 게 아닌, 고객의 폭언을 감내하는 것이야 말로 어쩌면 더욱 위로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잠깐 허리를 펴고 쉬는 것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던 하하는 택배 상하차 작업을 끝낸 뒤, “이제는 2~3일 택배가 늦게 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느끼는 편의 뒤에는 분명 누군가의 땀방울이 녹아 있다는 진리를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직장인은 단지 사무실에 앉아 서류를 만들거나 혹은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 사람들만은 아니다. 힘든 건 그들만이 아니다. 회사원들이 앉아 일하는 사무실의 창문을 닦는 사람도, 그리고 그들에게 택배를 배달해주는 사람도, 또 전화로 응대를 하는 사람도 모두 삶에 고충은 있다. 굴을 까는 어머니들도, 석탄을 캐는 아버지들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하는 일은 달라도, 어쨌든 우리는 모두 힘겹게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미생’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첫발을 언제 내디뎠든, 그리고 어떤 곳에서 어떤 옷을 입고 일하든, 결국 위로가 필요한 건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았다. ‘위로 예능’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진짜 위로가 필요한 게 누구인지 보여준 <무한도전>의 극한알바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정말인지, 이번 극한알바 특집은 더할 나위 없었다. <무한도전>,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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