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무한도전 리뷰'에 해당되는 글 12건

  1. <무한도전> 유재석의 눈물에 담긴 진심 3

<무한도전> 유재석의 눈물에 담긴 진심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유재석이 눈물을 쏟았다. 머가 그리 미안한지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따지고 보면, 잘못한 것도 없고 울 일도 아닌데 말이다.

 

19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은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출전기 마지막 이야기가 담겼다. 익히 알려진 대로 멤버들은 모두 결승전에서 차량 이상과 사고 등의 이유로 완주에 실패했으며, 이들의 도전은 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지난 5개월간의 연습과정에서 보였던 이들의 놀라운 실력과 발전, 그리고 흘린 땀방울에 비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시청자가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이들이 어떤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상에 젖어 때로는 잊고 지냈던 도전정신, 그리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에 더 큰 박수를 보냈던 것이다. 비록, 완주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멤버들의 이번 도전을 결코 ‘실패’라고 이름붙일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유재석은 눈물을 흘렸다. 모두 다 자기잘못이라며,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에게 사과를 건넸다. 결과가 좋지 못했을 경우, 늘 시청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건네는 그이기에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상하게도 이날따라 유재석의 사과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눈물 섞인 흐느낌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날 유재석의 눈물은 지난 수년간 1인자라는 칭호 아래에서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무거운 책임감과 외로움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혹자는 말한다. 인기 스타의 경우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좋은 곳에 놀러가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일반인은 경험할 수 없는 값진 체험을 한다고. 그야말로 신이 내린 직업이라고 말이다. 최근 예능 트렌드가 점점 여행과 도전 쪽으로 외연을 넓혀나가면서 이런 경향은 짙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스트레스는 있을 거 같다. 좋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방송분량을 걱정해야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도 재미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재석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의 메인 MC라는 특성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에 이런 강박관념이 무척이나 심한 편이다. 방송 분량 때문에 멤버들을 닦달하는 모습이나, 아이템 회의를 위해 시도 때도 없이 회의를 소집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 레이싱 특집처럼 시청자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도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무한도전>과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 온 그의 언행으로 유추해보건데, 유재석은 완주를 통해, 이왕이면 좋은 기록을 통해, 시청자에게 도전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려고 했을 것이다. 적어도 유재석에게 ‘도전’의 목적은 오롯이 ‘시청자’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의 눈물이 이해되는 건 그래서다. 차량이 반파되어 도중에 멈춰야 한다거나 혹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완주하지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게 사실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흘러 지나갈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을 응원해 준 시청자가 있다는 사실을. 레이싱 후 후원단체를 찾아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도전의 성공여부 보다는 시청자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혹시라도 시청자가 실망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이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의 눈을 붉게 만든 이유였던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도전은 그저 연예인 6명의 도전에 그치지 않는다. <무한도전> 팬들의 도전이고, 시청자의 도전이며, 어쩌면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도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멤버들의 도전이 확실한 ‘마침표’를 찍지 못한 건 분명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넘어지고 상처받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살아가는 것처럼, 멤버들 역시나 또 다른 도전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유재석도 이제는 그만 자신을 그만 탓하고,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기 바란다.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시청자가 “괜찮다”고 말하고 있으니, 이제 눈물은 멈추고 또 다른 웃음을 가지고 시청자를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