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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상토론 외압설...‘풍자의 자유’가 사라진 사회의 현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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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상토론 외압설...‘풍자의 자유’가 사라진 사회의 현실

 

KBS 2TV <개그콘서트> 속 한 코너 ‘민상토론’이 외압설에 휩싸였다. 지난 주 결방에 이어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의견제시) 처분을 받자, 뒷이야기가 무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결방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정치적 외압설에 선을 그었고, “앞으로도 정치 풍자 개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영 개운하지가 않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민상토론’이 결방하기 전 다뤘던 소재는 바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였기 때문이다. 그간 ‘민상토론’이 보여준 냉소적 시선에 비한다면 다소 강도 높은 비판이었고, 결국 결방과 방통위 행정처분이 이어졌다. 이 모든게 불과 일주일도 안 돼 벌어진 일들이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물론, '민상토론' 정치적 외압에 의해서 결방이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개그코너 하나를 두고 정치적 외압이 들어오겠는가. 제작진 말대로, 결방은 그저 코너의 완성도가 떨어져 한 주 쉰 것뿐이고, 앞으로도 ‘민상토론’의 정치 풍자는 계속될 것이다. 방통위의 “불쾌감을 유발했다”는 지적 역시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주어가 누구냐에 따라서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개그 코너의 한 주 결방을 두고 ‘정치적 외압’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여러 국가 기관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비판이나 목소리에 대해서 제재부터 가해온 행태들이 이런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었을 테고, 결국 정부와 국민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민상토론을 둘러싼 여러 가지 외압설과 방통위의 제재는 ‘풍자의 자유’가 사라진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정치의 ‘정’자만 나와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벌벌 떠는 ‘민상토론’ 코너 속 유민상의 모습이 마치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개그 코너에서 조차 마음대로 풍자를 하지 못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에 눈치를 봐야 한다면, 언론과 일반 개인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외압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미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데 핵심이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 <개그콘서트> 녹화 현장을 찾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김준호는 "몇 년 전에는 정치나 사회적 풍자를 신랄하게 했었는데 (이제는) 좀 어렵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더 세게, 많이, 더 신랄하게 해도 된다"고 격려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풍자는 가능해도 정부와 정권에 대한 풍자는 불가능한 것일까? “더 세게, 많이, 더 신랄하게 해도 된다"던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참고로, ‘민상토론’에 행정 처분을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기관이다. 정말이지, 코미디가 따로 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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