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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유산 전인화-정보석, 이렇게 풋풋한 중년 로맨스 보셨나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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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싸우고, 갇히고…. 맞고, 싸우고, 갇히고…. <백년의 유산> 민채원이 또 다시 지하 창고에 갇히면서 이 드라마의 ‘도돌이표’ 전개에 대한 시청자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극 초반 못된 시어머니 방영자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된 것도 모자라 27일 방영된 8회에서는 지하 창고에 갇히는 억지스런 설정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것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여주인공에 대한 계속된 시련은 극 전체를 암울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아무리 이 드라마의 콘셉트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이런 식의 ‘도돌이표’ 전개는 오히려 시청자의 피로감만 높일 뿐,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전혀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게다가 극의 남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유진과 이정진의 멜로는 아직 시작도 안했을 뿐더러, 지난 몇 회에서는 두 사람이 불륜으로 오해를 사는 등 시작부터 꼬인 사이로 등장했다. 게다가 이정진이 맡은 이세윤 캐릭터가 과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 캐릭터가 아직 남편과 살고 있다는 점은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통속극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멜로가 실종된 드라마는 시종일관 우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드라마는 주연배우라 할 수 있는 유진과 이정진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그런 우울한 분위기가 유독 심해지는 스토리를 안고 있다. 채원은 남편과의 이혼 문제가 남아 있고, 세윤을 짝사랑 하는 주리눈 채원의 시누이로 앞으로 갈등의 씨앗이 될 존재다.

 

그럼에도 <백년의 유산>이 15%내외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는 조연 커플의 깨알 같은 로맨스가 극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혼했지만 집이 안팔려 여전히 부부처럼 생활하는 권오중-김희정 커플을 비롯해, 30년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커플로 발전하게 될 박영규-선우선은 이 우울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빠야~”라는 애교 섞인 목소리의 주인공 양춘희(전인화)와 일명 ‘전봇대 오빠’로 통하는 민효동(정보석)이 엮어내는 풋풋한 중년 로맨스는 <백년의 유산>이 거둔 최고 커플이 아닐까 싶다. 소년 같은 감수성을 간직한 민효동은 양춘희의 “오빠야~”소리에 잠 못 들고, 그녀가 오픈한 카페에 하루가 멀다 하고 ‘발도장’을 찍고 있는 중이다. 얼핏 보면 술집 마담과 홀아비의 뻔한 연애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들은 <백년의 유산> 등장 인물 가운데 누구보다 순수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자연스레 둘 사이의 로맨스 역시 풋풋함과 설렘을 동반한다.

 

 

 

 

재밌는 것은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역을 주로 맡아온 전인화의 연기 변신이 어색하지 않고, 무엇보다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정보석과의 호흡이 ‘찰떡궁합’이라는데 있다. 또한 이들의 로맨스는 드라마 내에서 양념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잘 짜여진 하나의 사랑이야기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가령, 멜로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역이 하나쯤 등장하기 마련인데, <백년의 유산>에서는 민효동의 장모 김끝순(정혜선) 여사가 둘 사이를 방해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녀는 순진한 사위 민효동이 술집 마담에게 정신을 빼앗긴 것을 눈치 채고, 수시로 양춘희 카페에 드나들며 둘 사위를 방해한다. 장모의 눈을 피해 아슬아슬한 만남을 이어가는 민효동-양춘희의 애정(?) 행각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힐링 타임’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남녀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적당한 오해와 갈등도 이 둘 사이에는 존재한다. 바로 민효동이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아직 양춘희가 모른다는 점이 그렇다. 예고편을 보니 민효동과 그의 처제 엄기옥(선우선)을 부부로 오해하는 양춘희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마도 당분간 둘 사이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지 않을까 싶다. 양춘희의 쌀쌀맞은 태도와 그 이유를 모른채 쩔쩔 매는 민효동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준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앞으로 이세윤과 민채원의 본격적인 멜로가 그려질텐데, 혹시 양춘희가 이세윤의 친모로 밝혀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백설주(차화연)와 양춘희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만약 이세윤과 관련된 것이라면, 민효동-양춘희 커플은 출생의 비밀로 인해 이뤄질 수 없는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해주는 중년 커플 민효동-양춘희 커플을 부디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한 설정으로 덮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라며, 둘 사이가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 막장에서 빛난 보석, 민효동-양춘희 커플을 응원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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