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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18회: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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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한거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마음의 평온함을 뜻한다”

“행복하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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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마도 수백에서 수천 개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또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행복에 대해 완벽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도 없고, 행복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는 사랑에서, 누구는 물질에서, 그리고 또 누구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다.

 

9일 방영된 <보고싶다> 18회는 바로 이 행복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의 주요 뼈대로 삼았다. 1회 연장방송 결정이 나면서 기존 분량을 늘려야했던 측면도 있겠지만, 아마도 결말로 향하기 전 <보고싶다>에 등장한 다양한 인간상을 통해 왜 이들의 욕망이 서로 상충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또 갈등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였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 드러난 그 이유는 바로 수연과 정우가 추구하는 행복과 강형준, 한태준이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가 달랐기 때문으로 보여졌다.

 

 

 

 

계몽사상가로 유명했던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제시했는데, 재산을 많이 늘리거나 혹은 욕망을 낮추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한태준의 행복관은 바로 벤자민 프랭클린이 제시한 첫 번째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돈’이며, 그 돈을 위해 아들과 절연하기도 하고, 또 강형준의 생모인 강현주를 15년 동안 감금하기도 했다. 그에게 돈은 살아가는 이유이자, 유일한 낙이다.

 

심지어 이날 방송에서 그는 해리가 강형준이라는 사실을 알아챘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돈을 위해 그와 거래하는 악마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형준이 자신의 와이프인 황미란을 살해하려고 했음에도 불구, 그에게 돈을 받고 비밀을 지켜주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강형준의 요구대로 수연을 죽이려는 움직임을 보여 충격을 안겨줬다.

 

 

 

 

이쯤 되면 한태준은 그저 돈의 노예일 뿐, 돈이 결코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강형준 역시 마찬가지다. 그에게 행복은 사랑, 바로 수연이라는 존재였지만, 그것은 비틀어진 집착과 소유욕이었을 뿐,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아니었다.

 

정우의 대사처럼, 형준은 몇 번이나 수연과 다시 프랑스로 떠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 한태준에 대한 복수, 그리고 정우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결국은 수연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분노를 다시 수연에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욕망밖에 볼 수 없는 그는 여전히 11살짜리 꼬마일 뿐, 행복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미성숙한 존재로 그려진다.

 

여기서 우리는 행복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강형준과 한태준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정우, 수연 등)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데, 과연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서 얻는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 부를 수 있느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의 극작가 제롤드의 말은 되새겨봄직 하다. 그는 “행복이란 우리집 화롯가에서 성장한다. 그것은 남의 집 뜰에서 따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가 불행에 처하게 된다면, 그것은 잘못됐다는 의미다. 돈에서 행복을 느끼든, 혹은 사랑에서 행복을 느끼든, 정직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돈과 사랑을 추구해야지, 거짓말과 편법을 통원해서 집착하고 빼앗는 것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교훈이다.

 

그렇다면 한태준, 강형준과는 반대지점에 서 있는 한정우, 이수연의 행복관은 무엇일까. <보고싶다>는 이날 정우와 수연의 대사를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행복을 보여줬고, 나아가 시청자인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의 가치는 무엇일지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수연과 정우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일상을 하나의 장면으로 구체화시켰다. 가령 수연은 ‘아이가 자고 있는 늦은 밤 남편이 치킨을 사들고 집에 오면, 아이는 치킨 냄새를 맡고 잠에서 일어나고, 화가 나 있는 자신은 남편이 건네준 월급봉투에 화가 눈 녹듯 사라진다’는 미래를 꿈꾼다는 식이다. 여기에 정우는 한 가지를 덧붙인다. 월급봉투를 받은 아내가 상처 난 자신의 얼굴에 반창고를 붙여준다는 식으로. 이들이 꿈꾸는 미래와 행복은 너무도 소소하다. 이는 프랭클린이 제시한 행복해지는 방법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욕망을 줄이는 방법이다. 욕망을 줄이면 사소한 것에도 만족감이 커지고, 일상에서 만족감이 커지면 그만큼 많이 웃을 수 있고 또 행복해 진다는 결론이다.

 

 

 

아마도, <보고싶다>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면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전개되지 않을까?

 

정우가 치킨을 사들고 집에 들어가면, 집에서는 아이를 재우고 홀로 화가 난 표정으로 정우를 기다리는 수연의 모습이 비춘다. 아이는 일어나서 치킨을 먹고 정우는 수연에게 월급봉투를 주며, 수연은 반창고를 떼서 정우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해준다. 둘은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알베르트 까뮈의 말을 인용하여 이만 글을 마치겠다.

 

“행복을 잃기는 무척 쉽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언제나 분에 넘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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