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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왜 생겼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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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왜 생겼을까?

 

그야말로 ‘아이돌의 반란’이라 할만하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MBC <일밤-복면가왕>의 가장 큰 수혜자는 누가 뭐래도 아이돌 멤버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을 당시 EXID의 솔지가 ‘복면가왕’에 오르며 충격을 안겨줬던 이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 이후에도 B1A4 산들, 섹시가수 지나, 애프터스쿨 가인 등 계속해서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을 발굴해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도 BTOB 육성재가 예상외의 실력으로 놀라움을 안겨주며, 그야말로 ‘노래좀 하는 아이돌’에게 있어서 선망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여기에 에프엑스의 멤버 루나가 정점을 찍었다. 이날 방송에서 1,2대 ‘복면가왕’에 오른 ‘황금락카 두통썼네’의 정체가 루나로 공개됨에 따라 그동안 대중이 아이돌 멤버를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바라봤는지를 반성하게 했다. 이름, 경력, 얼굴 등 모든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경연을 펼치면, 아이돌 멤버도 결국 노래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한명의 가수임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아이돌에 대해 이토록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무엇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그저 퍼포먼스형 가수 혹은 비디오형 그룹으로만 폄하했던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아이돌이 그룹이라는데 있다. 각 그룹마다 노래를 전담하는 멤버가 적어도 한명쯤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룹 안에서 이들이 제 실력을 보여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룹이란 개인의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어쨌든 그룹 전체가 인기를 끌 수 있는 노래와 무대를 선보일 수밖에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멤버라 할지라도, 대중은 그룹 전체의 이미지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복면가왕에 올랐던 솔지와 루나만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결국 EXID와 에프엑스라는 그룹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섹시콘셉트로 주목들 받은 EXID의 솔지가 진지하게 발라드 노래를 부르면 더욱 의외의 모습으로 다가오게 되고, 늘 댄스와 함께 흥겨운 노래를 부르던 루나가 감정을 극대화시켜 노래를 부르니 전혀 다른 사람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그동안 방송에서 아이돌에 대한 제대로 된 조명이 없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복면가왕>처럼, 아이돌의 숨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무대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동안 방송에서 아이돌을 소비하는 방식은 사실상 이들이 갖고 있는 그룹의 이미지를 재소모 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섹시 콘셉트 그룹 멤버에게는 섹시 댄스를 요구하고, 혹은 그중 재미있는 멤버에게 개인기를 요구하는 식이다.




 

물론, 아이돌의 실력을 뽐낼 수 있었던 자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력파 아이돌’이란 수식어에서 드러나듯, 아이돌을 바라보는 기저에는 ‘실력 없음’이란 시선이 내재되어 있었고, 이들의 실력을 보여주는 자리 또한 일종의 ‘장기자랑’ 시간처럼 진행되기 바빴다. 그래서 복면을 쓰고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승부를 벌이는 <복면가왕>이야 말로 어쩌면 아무런 편견 없이 아이돌을 바라보고, 또 그들의 실력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최초의 무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아이돌 중에는 기획사의 뜻에 따라, 혹은 스타가 되는 빠른 길을 택하기 위해 아이돌이란 방식을 택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획일화된 아이돌 음악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대중도 분명 존재한다. 경쟁은 공정해야 하며, 아이돌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선 곤란하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돌이라고 해서 차별을 받거나 편견이란 벽에 부딪혀서도 안 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한 껍질 벗겨낸 <복면가왕>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아이돌도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아니던가. 만약 가면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이들에게 느낀 무언가가 있다면, 앞으로는 단지 아이돌이란 이유만으로 선입견을 갖지 말고, 이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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