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뿌리깊은 나무> 사익 앞에 분열하는 밀본, 현실정치와 닮은 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우연’이 남발하는 드라마를 우리는 ‘막장드라마’라고 부른다. 반면, 드라마와 현실이 지나친 우연처럼 맞아떨어질 경우 우리는 ‘막장’이 아닌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현실과 지나치게 맞아 떨어져 놀라운 드라마, ‘국민드라마’라는 호칭조차 부족한 <뿌리깊은 나무(이하 뿌나)이야기다.

 


 

시청자들은 한글 반포를 막으려는 밀본세력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지키기 위해 급급한 우리사회 기득권층의 모습을 보고, 역병처럼 번지는 글자를 지금의 SNS와 비교한다. <뿌나>는 이제 한편의 사극을 넘어 지금 우리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대의 자화상’이 되어가고 있다.

   


사익추구집단 밀본의 본격 분열

 

 

14일 방영된 <뿌나> 21회는 한글 반포와 유포를 동시에 추진하는 세종의 이야기와 서로 다른 마음을 먹고 분열되어 가는 밀본의 모습을 그렸다. 이날 방영분 역시 지금의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들로 가득했다.


 





세종은 밀본이 글자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로 분열되었다고 진단한 뒤, 조정 대신들 가운데 밀본에 몸담고 있는 자를 찾기 위한 책략을 마련했다. 살인을 저지른 것은 윤평과 이를 뒤에서 조정한 정기준의 죄이지 밀본은 아니라며, 자신은 언제든 밀본과 대화를 하며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한 것.

 

 


또 세종은 밀본을 하나의 붕당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본인이 밀본원임을 밝히는 조정신료가 있다면 아무런 죄를 묻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정기준이 글자 반포에 ‘올인’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여기고 있는 이신적은 글자 반포를 막는 것 다음을 준비하자며 심종수를 꾀어냈다. 이들은 정기준과 다른 길을 가기로 의기투합한 뒤, 정기준을 본원 자리에서 몰아내고 새로운 밀본을 만들어 나가기로 마음을 합쳤다.

 

 




하지만 이들의 의기투합은 세종의 책략에 말려들어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처지에 놓인 밀본원들은 결국 자신의 안위를 지키고 자기의 이득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 어쩌면 민심을 반영하는 정치집단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사익집단에 가까운 것이 그들의 본모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민주당 전당대회, 한나라당 재창당을 비추는 <뿌나>


 


정기준은 나인들이 글자 유포 작업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한 뒤, 윤평을 통해 나인들 소제 찾기에 나섰다. 윤평 일행은 나인들을 납치하는데 성공하지만 이를 심종수가 나타나 방해하고, 또 다시 이를 이신적의 의뢰를 받은 청위(명나라 정보기관)가 나타나 가로채는 그야말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연속이 계속됐다.

 

 


이날 어제의 동지였던 심종수와 윤평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루는 모습은 밀본 분열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했다. 앞으로 밀본원들의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갈림길에 놓인 이들의 선택 기준은 일신의 안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수백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 속에 등장한 이들의 행동이 그리 낯설지 않았던 까닭은 겉으로는 대의를 부르짖지만 정작 본인의 이익 앞에서는 배신도 마다하지 않는 장면을 여러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폭력사태가 불거진 민주당 전당대회와 탈당과 재창당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현재 상황은 <뿌나>의 밀본 분열 과정과 ‘판박이’인 듯 보인다.

 



안개 속 향방 <뿌나>…글자는 역병처럼 퍼질 것

 


한편, 글자의 해례를 찾고 있는 밀본과 청위(이신적의 의뢰를 받은 명나라 정보기관)는 한글의 해례가 있는 창암골로 향하는데, 방송 말미 강채윤은 한 나인으로부터 해례가 바로 소이임을 듣게 된다. 소이가 곧 해례인 것. 해례를 없애기 위해 눈에 불을 켠 밀본이기에 앞으로 소이의 운명은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소이의 목숨이 바람 앞에 등불이 되고, 명나라 정보기관인 청위가 스토리 속에 본격 합류함에 따라 <뿌나>의 향방은 다시금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 아니면 비극의 주인공이 나타날지. 강채윤와 개파이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은 어떻게 될지...

 






어느 것 하나 확신 할 수 없겠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정기준의 말대로 글자는 이제 백성들 스스로가 전파하고 배우고 또 전파하며 역병처럼 퍼져나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SNS를 심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고 지금의 국민들이 쫄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시면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제 글을 구독하시면 새 글을 편안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